오늘 아버지 일 도와드리러 가서 겪은 일인데요
배관이 부식돼서 물이 샌다고 해서 아버지랑 같이 배관 갈러 갔습니다.
근데 마침 집이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발코니에 페인트 바르고 타일 박는 사람, 도배하는 사람 등등. 그냥 그런갑다 하고 아버지 일 도와드리는데
아버지께서 공구하나 필요하다고 트럭에 가서 가져오라 하시더군요, 그래서 나가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는데,
마침 계단으로 어떤 아주머니(50대후반쯤)가 올라오시더니 저를 보고 다짜고짜.
"아니 총각, 사람이 도리가 있어야지, 몇날 몇일을 공사를 하면서 윗집에 양해도 안구하고, 이게 뭐야??? 냄새도 진동하고, 또 소리는 왜그렇게 시끄러워????" 하시더니 그걸로는 성이 안차셨는지 제가 앞에 서있는데 발로 *빅풋 하듯 애꿎은 문을 두번 쾅쾅 하고 차시고 올라가려 하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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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풋 : 헐크호건이 레그드랍 하기 전 발을 90도로 들어 상대 얼굴을 가격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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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완전 저를 집주인으로 보고 저한테 따지는겁니다.
그래서 전 갑자기 펼쳐진 이 상황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또 웃기기도 하고, 아주머니가 한계에 다다르셨구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었죠. 뭐 보라고 피식웃은것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근데 저의 피식에 약간 데미지를 입으셨는지 올라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저에게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뭐라뭐라 하는데
욕만 안했을뿐이지. 이건 뭐 반말에, 삿대질에.
어른에게는 웬만하면 그냥 네네 하고 넘어가는 제 성격임에도 약간 발끈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눈 똑바로 보고 얘기했죠.
"아주머니 죄송한데. 저 이집이랑 아무관계도 없는 사람이고, 오늘 배관만 교체해주러 온건데 드릴도 안썼고, 페인트도 다른 팀에서 쓴거거든요. 그러니까 따지려면 가서 따지세요.ㅎㅎ"
그러자 더 흥분하셔가지곤 엘리베이터 앞에서 쩌렁쩌렁 저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뭐라 하시는겁니다.
그래서 그다음부턴 그냥 말도 안듣고 엘리베이터 탔는데. 마지막에 뭔가 이렇게 내려가긴 싫어서 반혼잣말로
"나이 많으면 막 반말해도 돼? 나한테 왜 저래?ㅋㅋ"
한 마디 하고 내려갔습니다.
엘리베이터 닫히는 문 사이로 아줌마 표정보니 벙 찌시더군요.
그래서 내려가는 내내 내가 좀 너무 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아쉬운게 더 정확하고 또박또박하게 논리적으로 한마디 더 하고 내려왔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예의없이 군것도 있지만 상대가 먼저 나를 밑잡아보는데 제가 굳이 어르신 대하듯 대할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좀 지나친 감이 없지않아 있었네요.
암튼 이번일로 성격 좀 잘 다스려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기 끝.;;;;;;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