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식 택배 기사를 접하신 적은 있으신가요?

anonymo 작성일 14.02.12 13: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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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조언을 구할 만큼 구했습니다. 여러 분들이 의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성 파일도 들으실 만큼 많은 분이 들었을 것입니다. 이 글이 제 입장 위주로 쓰였다고 생각하셔서 의구심을 품으시는 분들 중 원하시는 분은 파일을 보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해 봐야 좋을 것 없으니, 이쯤에서 그만하라는 분의 조언을 받아들여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제가 대처가 미흡한 부분이나 욕은 안 했지만 조금 기분 나쁘게 말한 것도 사실이니까요. 

 

다만, 택배 기사가 한 말과 상황 전체를 아신다면 저 택배 기사를 옹호하시기는 힘들 것입니다. 다짜고짜 제대로 배송했다, 찾아봐라 먼저 말하면서 저희를 탓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좋은 소리를 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어머니를 나무라듯이 통화한 사람에게요. 그리고 저는 전체 대화에서 욕을 한 적이 한 마디도 없고 경어를 써 주는데, 성인에게 반말을 하고 욕설을 하고 싸가지가 없느니 하는 것은 올바른 일인지 저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택배 기사 분 전체를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인성의 문제이니까요. 그리고 글은 삭제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언해 주셨는데, 글을 삭제하는 것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묵살하는 것이라 생각하니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택배 기사가 택배를 잘못 배송했습니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소리 한마디 없이 배송 실수는 그럴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할 뿐더러, "아저씨가 잘못한 것 맞지요?" 이 한마디에 싸가지 없는 새끼, 너 나와봐 이러더군요. 어제 어머니와 전화할 때부터 어이가 없어서 저 음성은 녹음이 된 상태입니다. 그리고나서와서 말다툼한 것 까지 다 녹음을 한 상태입니다. 택배사 고객의 소리에다 글을 적어 항의를 접수하긴 했는데, 이것이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네요.

 

처음에 택배 기사한테 전화가 오길래 더군다나 집안에 있는 상황에서, 계단 밑에 두고 간다길래 무슨 소리인가 하다가 그러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제 배송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집에 뻔히 있는데, 초인종도 안 누르고 가니 그럴 수밖에요.그런데 계단 밑을 보니 물건이 없더군요.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안 받더군요. 그래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집에 있었는데 물건이 안 온 것이 이상합니다. 우리 물건이 아닌 것 같지만, 메시지를 남깁니다. 그리고 계단 밑 물건을 찾아보니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배송하는 것 아닙니다. 우체국 택배 기사 분은 이러지 않습니다. 집 앞 마트에 맡기시던지 옆 집에 맡겼어야 하셨다. 아무리 바쁜 택배 일이지만, 서비스업인만큼 선조치 후 일방통보식으로 조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요지의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저녁 늦게 문자를 봤는지, 전화가 오더군요. 어머니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머니 : "물건이 오지 않았습니다. 혹시 다른 분 배송을 하신 게 아닌가? 번지수가 맞나요?"라고 하셨습니다.

택배기사 : "제대로 배송했습니다. 분명히 계단 밑에 두었습니다."  

어머니 : "계단 밑에 물건 없습니다. 집에 있었고, 초인종도 안 울렸으며, 제가 전화를 받을 당시에도 계단 밑에 물건 없었고, 후에 다시 확인해도 없었습니다. 계단 밑에 둔 건 맞는지?"

택배기사 : "계단 밑이 계단 밑이지, 어디고? 그걸 못 찾나. 계단 밑이라니까. 찾아 보소. 답답한 사람이네"

(제가 어머니한테 전화 내 놓으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어머니 : 저희 보고 찾으라구요?

택배기사 : 분명히 계단 밑에 두었습니다.

어머니 : "분명 없습니다. 그리고 계단 밑이 아닙니다. 여기는 1층이라서 지하가 없습니다. 그렇게 배송하는 게 어디 있나요?"

택배기사 : (멘붕) "사람 없었다니까. 계단 밑에 두었어요. 됐고 내일 내가 찾아 보고 물건을 드릴 겁니다."

 

그리고나서 밤중에 물건을 또 찾았는데 없었습니다. 그러다 다음날 낮쯤 저희가 다른 동... 그것도 제일 먼 쪽에 있는 동에서 물건을 찾았습니다. 찾았다고 전화를 주려다가 괘씸해서 전화를 안 주었습니다. 전화가 오고 제가 좀 싫은 소리를 하니("아저씨가 잘못 한 것 맞으시죠?" "한 건당 600원씩 힘들게 일하시는 건 아는데..." -> 이 부분은 조금 부적절했지만 어머니께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좋은 말을 하기 힘들었습니다)까 "너 이 새끼 나와봐."하고 욕설을 하더군요. (원래 음성 파일 주소가 있던 곳이라 문맥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 많은 사람이라도 어른 답지 못하게, 잘못을 하고 나서 적반하장식으로 싸가지 없느니 하는 사람이 나이 운운할 수 있는 게 합리적으로 보이시는지 궁금합니다. 더군다나 저희 어머니 나이 55세, 저 아저씨보다 나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말하는 사람이 저에게 싸가지 없느니, 나이 운운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세상 물정 모르느니, 그런 소리를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나이가 동년배인 사람이 저 따위로 일 했으면, 말다툼이 아니라 주먹이 먼저 날라갔을지도 모릅니다. 택배 건 당 600원, 하루 200건 이상의 일을 처리해서 마음에 여유가 없는 건 이해하겠으나, 저런 마인드로 무슨 일을 해먹겠다는 것인지 궁금하군요. 그나마 다행인 건 분실시 배상은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치더군요.

 

저 택배 기사가 정당항 근거와 논리에 수긍하지 않는 감정적인 사람인지라(어머니에게 강압적으로 말을 하는데 좋은 소리가 나오겠냐 말하니 조금 수그러 들더군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인지라 욕으로 대응하지 않고, 음성 파일이라도 남겨둔 것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대응을 전격적으로 하든, 그렇지 않든 제가 상황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다른 건 바라지 않고, 영업소장 등 상관에게 한 소리 듣고 정신이나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고객을 호구로 아는데, 상관 잔소리가 더 듣기 싫겠지요. 참고로 택배 기사는 40대 후반 정도에서 50대 초반 정도로 보였습니다. 나이는 어머니와 같다고 하는데, 그래 보이진 않았습니다.

 

잘못을 했으면 나이 고하에 상관 없이, "죄송합니다. 잘못 배송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내일 물건을 확인해 보고 물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손실시 배상은 해드릴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런 소리를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리고나서 제가 언급을 잘못한 부분을 말하면 수긍하고, 그 부분은 즉시 사과하였을 것입니다. 갈 때까지도 잘못을 안 했다고 하는 사람인데...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애초에 그런 말부터 하셨으면 "아저씨가 잘못한 것 맞으시죠?" 이런 식으로 비꼬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40대에서 50대 초반 분들도 계실 텐데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그 이하의 분들에게도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묻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람이 있는데, 초인종도 안 누르고, 다른 동에 가서 배송을 해 놓고, 그것도 분실될지도 모르는 계단에 두고 간 사람에게 약간 싫은 소리 한 것을 무례하게 생각하시나요? 더군다나 나이 적지 않은 어머니도 나무라니 어이가 없더군요. 저를 옹호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객관적으로 보고 느낀바를 묻고 싶습니다. 다수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글을 내리고 접겠습니다.

2) 여러 분 같으면 대응을 어떻게 하실 것인가요? 고객의 소리 게시판 등에 항의를 하긴 했으나, 소용 없겠지요? 본사나 영업소에 전화로 항의를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소비자 보호원에 글을 남기실 것인가요(소용 없으리라 생각)? 아니면 그냥 머리 아프니 덮어두실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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