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관련 소식입니다. 어제(25일) 공개해드린 진도 VTS의 세월호 레이더 영상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레이더 영상은 사고 초기에 먼저 공개됐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래야 세월호 참사의 실체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방송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세월호의 급변침 직후 레이더에 나타난 주황색 물체가 컨테이너가 맞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박성훈 기자가 이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주황색 물체가 나타나는 과정부터 다시 한 번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사고 시점의 세월호 레이더 영상을 다시 보겠습니다.
8시 49분, 세월호가 병풍도 오른쪽에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급선회한 세월호 뒤로 주황색 물체가 나타납니다. 세월호가 위로 올라가면서 이 주황색 물체도 조금씩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9시 3분까지 주황색 물체가 레이더 영상에 포착됐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물체가 세월호에서 떨어진 컨테이너일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나타난 시간부터 사라진 시간까지 약 10분 정도 되거든요. 그렇다면 그것이 컨테이너라면 떠 있다가 가라앉을 시간까지 10분이다, 이렇게 봐야 한단 얘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후에는 물에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저기서 급변침을 한 다음에 배는 동력을 잃었을 테니까 조류에 따라 서 올라갔을 것이고요, 추정하자면 말이죠. 조금 아까 나타났던 이른바 컨테이너로 추정되는 그 물체도 급변침을 한 이후에 배는 동력을 잃고 조류 따라서 위로 올라간 것이라면 저 컨테이너도 동력이 있을 수는 없는 거니까 조류에 따라서 올라갔을 것이라고 추정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세월호 옆에 조그마하게 표시되어 있는 것이 배의 속도입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대략 20노트, 즉 38km 가깝게 오다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속도가 줄어드는데요.
이 배가 올라가는 속도도 매우 느려지고 배보다 더 느리게 이 컨테이너가, 이 주황색 물체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조류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전문가들이 왜 이걸 컨테이너라고 봅니까?
[기자]
저희가 이 영상을 다른 VTS 관제사에게 보여줬는데요. 세월호가 지나가고 난 뒤에 주황색 물체가 생긴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선 이 영상을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영상을 앞으로 돌려봐주시면, 세월호가 이렇게 내려오다가 쭉 내려옵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는데요. 이렇게 세월호 진행방향에서 오른쪽으로 틀 때 급선회한 직후 바로 주황색 물체가 생겨납니다.
그래서 이렇게 주황색 물체가 생겨나는 것이 빠른 속도로 급선회한 그리고 배가 지나간 직후에 보였다는 점에서 이것은 배가 기울면서 떨어진 물체일 것이다, 이렇게 추정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컨테이너라고 하기에는 주황색 물체가 너무 크다, 그러니까 앞에 저게 세월호의 영상이라면 그 뒤에 컨테이너가 저렇게 클 수 있느냐는 질문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 진도VTS의 레이더를 유지보수하는 업체의 대표를 취재해 봤는데요. 이 업체는 해당 주황색 물체가 컨테이너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에서 주황색 물체가 큰 것에 대해서는 세월호에서 컨테이너가 한꺼번에 여러 개가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을 했는데요.
이상길 대표의 말을 한 번 직접 들어보시죠.
[이상길/GCSC 대표(VTS 관제시스템 업체) : 지금 VTS에서 활용하고 있는 레이더는 선박에서 쓰는 것보다 훨씬 고급 레이더입니다. 분해능이 30m 정도인데, 분해능이란 다른 물체가 근접 거리에 있을 때 분리해낼 수 있는 능력을 분해능이라고 합니다. 컨테이너 박스가 우르르 한 곳에서 떨어졌다면 각각의 컨테이너로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큰 덩어리로 레이더에서 감지했을 겁니다. 제 생각에는 여러 개의 컨테이너가 동시에 떨어진 것이 아닌가, 그럴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봅니다.]
[앵커]
여러 개가 떨어진 것이 하나로 보인다는 얘기인데, 레이더가 자세하게 다 구분해서 보여줄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그때 떨어진 컨테이너는 몇 개인 건가요?
[기자]
그래서 저희가 이 세월호 당시 컨테이너가 몇 개인지를 확인해 봤는데요.
세월호가 최초 출발했을 때 선수에 싣고 있던 컨테이너의 개수는 45개인 것으로 해경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싣고 있던 컨테이너들은 대부분 8~10피트 정도로 작은 규모인데 기존 규정보다도 작다 보니까 고박이 틀에 정확하게 안 됐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배가 기울면 쉽게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그렇다면 이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다시 말해서 9시 33분 이후의 영상을 해경 123정이 찍은 것이 있는데 한번 보시겠습니다. 저기 해당 영상을 보시면.
[앵커]
저기 컨테이너가 상당수 남아 있긴 합니다마는, 저 선수에.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가 앞에 세월호 선수에 실려 있는 컨테이너 개수를 확인해 봤더니 20개 정도로 확인이 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바닷속으로 떨어진 것은 25개라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그것이 뭉쳐져서 하나의 주황색 영상으로 보였다는 것이 관제사 분들의 얘기인 것 같은데. 이 동영상을 확보해서 제공한 심상정 의원실에서는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자신들도 전문가들을 동원해서 분석해 봤다. 그런데 컨테이너가 몇십 개가 되는데 그것들이 한꺼번에 묶여 있듯이 그렇게 있었겠느냐 하는 건데요. 그렇죠? 떨어져 나갔으면 다 분산이 됐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 그렇다면 저렇게 한 덩어리로 안 보인다는 그런 분석도 나올 수 있다는 얘기고요. 또 나중에 한 10분 지나서 갑자기 그게 다 없어지잖아요, 레이더에서. 그런데 그 25개가 한꺼번에 다 물속으로 내려갔겠느냐. 차이를 두고 떨어져 나갔을 수도 있는데 영상을 보면 한꺼번에 가라앉은 것으로 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에 따라서는 저것이 컨테이너의 집합체가 아니라 하나의 물체로 볼 수 있지 않냐는 주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복수의 관제사들을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일단 배가 급선회할 때 가장 빠른 속도이기 때문에 컨테이너가 떨어진다면 그때가 가장 유력할 것이라는 것이 있고요.
관제사들은 이런 주황색 물체가 생길 가능성을 3가지로 정리했습니다.
하나는 컨테이너고 또 하나는 어떤 또 다른 선박 그리고 또 하나는 레이더 오류 가능성인데요.
이 중에서 예를 들면 낚싯배나 어선 같은 다른 선박이 보였다면 항해사가 그 부분에 대해서 이미 법정에서 진술을 했어야 하는데 아직 나오지 않았고 레이더 오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다른 지역에서는 그런 레이더 오류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