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가 욕먹은 이야기

하모니스 작성일 14.07.04 10: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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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유.. 눈팅은 오래 했지만 인터넷상에 덧글이나 글은 잘 쓰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 보뽀를 처음 받아보니 기분이 좋네요.


날씨도 좋고 쉬어가는 김에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 풀어봅니다.

여자친구랑 점심시간에 잠깐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여자친구라는 말에 비추가 예상되지만 선처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


삼성 건물에 있는 서류함에 잠시 들릴 일이 있어 딜라이트 샵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회전문을 통과하면 딜라이트 샵 전에 짧은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여자친구를 한 계단 먼저 태우고 그 뒤에 제가 서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거부하는 여자친구를 뒤로하고 잘 닿지도 않는 뽀뽀를 볼에 세 번 했습니다.

그 당시 주변 상황은 회전문 앞 안전요원 한 분과 제 바로 뒤에 남성 한분이 서있으셨고

곧 등장할 주인공은 에스컬레이터 왼편으로 걸어올라 오는 중이었습니다.

이제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려는 찰나 뒤에서 욕이 들립니다.

x발 x같은 년놈들이 어쩌고 저쩌고.. 무슨 말인지는 정확히 못 들었습니다.

순간 설마 우리한테 그런 건 아니겠지, 통화하는 중에 그런 거겠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습니다.

그때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면서 얼굴을 돌리더니 분노에 찬 얼굴을 들이밀며

이 x발x키들 다 죽여버릴까 보다 하고는 휙 지나가버리더군요. ㅡ,.ㅡ..

그 남성은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었고 적당한 키에 약간 후줄근한 차림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얼굴은

범죄자 느낌을 주는 외모였고 체격은 조금 왜소했습니다.

벙찌기도 했지만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여자친구도 마찬가지로 당황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한테 그런 거야?라고

물어보더군요. 어디 정신이 좀 불편하신 분인가 하고 그 순간은 그냥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게 곰곰이 생각할수록 죽여 버릴까 라는 말에 점점 화가 나더군요.

여자친구를 화장실에 보내고 아까 그 남자가 우리은행과 출구 사이 쪽으로 가는 걸 봤기에 그 앞에서 잠시 기다렸습니다.

저는 은행에 들어간 줄 알고 기다렸었는데 출구 쪽에서 다시 나오더니 우리가 왔던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더군요.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저를 보더니 다시 고개를 획 돌리고 다시 갈 길 가더군요.

주변 시끄럽게 하기 싫어서 따라가서 다시 조용히 아저씨 하고 불렀습니다. 무시하더군요.

저도 살짝 스팀이 받아있는 상태라 어깨동무하고 걸어가며 조용히 훈훈한(?) 대화 좀 나눴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았던 건 사실이기에 욕은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존대는 나가지 않더라고요.

왜 길 가던 사람한테 욕을 하고 가느냐, 이유가 뭐냐, 등등..

처음에는 부정을 하더니 나중에는 오해라고 하더군요. 말하는 오해가 뭐냐고 물어보니 

횡설수설하는 게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40대라 하더군요. 

딱 봐도 20대 후반 30대 초반 사이 같던데 말이죠. 더 이상 말하기 싫었고 말도 통하지 않기에 마무리하려고 했습니다.

남자답게 사과하면 되지 뭘 그리 말이 많으냐니까 알았다 미안하다고 하는데 또 오해라고 어쩌고저쩌고..

또 같은 사이클을 반복하길래 다음부터 그러지 마시라 하고 각자 갈 길 갔습니다.

어디 갔었냐는 여자친구 말에 딜라이트 샵 구경 좀 했다니까 거짓말 마라네요. 대충 상황 설명하니

우리가 잘못했는데 그냥 넘어가지 뭘 그랬냐고 나옵니다. 물론 요즘 세상에 피하는 게 제일 좋지만

이게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지 않느냐 했더니 우리 잘못이고 그 사람 입장에서는 불쾌했을 수 있다, 그냥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는 식으로 나오길래 욕먹은 상황보다 남자친구인 제 입장은 뒤로하고 

그 알 수 없는 남자 입장에서 저를 이해시키려는 여자친구 말에 너무 화가 나서 바로 지하철 태우고 집으로 보냈습니다.

웬 놈 때문에 둘 분위기만 망친 일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 동네에서 겪은 일이었다면 후에 해코지할 일을 생각해서 그냥 넘어갔겠지만

죽여버릴까라는 말에 너무 화가 나서 결국엔 맞닥뜨린 건데.. 아마 그냥 보내버렸으면 솔직히 잠 못 잤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도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다짜고짜 욕부터 먹은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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