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동아일보 3사 기자들마저 외면하는 MBC
[미디어오늘정철운 기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조선·중앙·동아일보 3사 중 한 곳에서 일하는 기자였다. MBC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갈 거냐고 물었더니, 가지 않을 거라고 했다. "나중에 정권 바뀌면 비제작부서로 발령 나고 밀려날까봐" 안 간다고 했다.동아일보 기자는 요즘 MBC를 이렇게 평했다. "예전엔 MBC를 제일 먼저 봤는데, 지금은 SBS를 먼저 보고 그 다음 KBS를 본다. MBC는 안 봐도 그만이다. (파업 이후) 출입처에서 만나는 MBC기자들 보면 처음 보는 사람도 많고 취재능력도 떨어지더라." 과거 신뢰도 1위의 MBC 입장에서 볼 때 굴욕적인 평가다.
▲ MBC 상암동 사옥. ⓒ언론노조기자가 만난 조선?중앙?동아일보 기자들은 정권이 바뀌면 MBC에 '피바람'이 불거라 입을 모았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교체되고 사장이 바뀐 뒤 진보성향 인사들이 주요 보직을 잡아 이명박?박근혜 정부 주요 보직자들을 '숙청'할 거라고 했다. MBC에 불어 닥칠 '또 다른 비극'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숙청'이 반복되면, MBC에는 사내정치만 남게 된다.
세상을 뒤흔들었던 시사교양PD를 스케이트장 관리로 보내려했던 해프닝이 오늘날 MBC의 현 주소다.파업참가 여부와 상관없이 능력과 경력에 따라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휘둘리는 사장선임 구조도 바꿔야한다. 징계와 배제에 의한 '공포 경영'은 170일을 넘는 장기파업이 되어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른다. MBC에 대한 조중동 기자들의 평가에, MBC가 살 길이 담겨있다.
출처:http://media.daum.net/society/media/newsview?newsid=20150118123006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