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밑에 건축과 학생분이 올리신 3D 관련 글을 보다가 문득 그냥 넋두리 몇자 끄적거려 보려합니다.
재미도 없는 뻘글이라 죄송합니다만 그냥 40대 초반 가장의 넋두리다 생각하시고 너그러이 이해부탁드려요 ㅠ ㅠ
지방에서 산업디자인 전공하고 학교 다니면서 관심있어 한 부분이 공교롭게도 직업이 되었네요.
졸업도 하기전 당시 강의 나오시던 강사분의 꾀임(?)에 그분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지요
당시는 3d 개념도 생소할 때이고 사무실엔 제도판에 손으로 투시도 그리던 시절이었습니다.
3d max 란 프로그램 처음 접하고 그걸로 회사 입사해서 일을 하다가 그 사장이란 인간한테
8년동안 실컷 이용만 당하고 퇴직금 한푼 못받고 혼자 프리로 잠깐 일하다가
투자를 해주겠단 꾀임(아무래도 제가 좀 많이 멍청한듯)에 법인으로 사무실 만들어
또 실컷 5년 정도 이용만 당하고는 땡전한푼 없이 프리로 다시 일을 하고 있어요...
원래는 실내 인테리어 관련 3d 투시도를 그렸는데 요즘 경기가 박살나서 (특히 지방)
인테리어 쪽 일은 아예 없고, 건축쪽 CG일을 근근이 받는데...
요즘 "갑질" 논란이 참 뜨거운데 이쪽 일하는 저희같은 사람 혹은 업체는
갑을병...정쯤 될까요?
계약서 없이 구두로 하는게 대부분이고, 선금따윈 없으며 납품후에도
돈달라고 달라고 사정애걸을 해야 겨우 받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최종 납품전
결재를 받아야 넘긴다고 얘기하면 몇몇 양심있는 업체는 이해를 해주는데
굉장히 불쾌해 하는 업체도 있네요.
일이래봐야 한달에 한두개 들어올까 말까인데 요즘엔 컷당 단가마저 박살이 난지라
10년전 가격 불러줘도 기겁을 합니다. 속된말로 이걸 왜 돈주고 하나? 라는 마인드
가지고 잇는 사람이 아직도 있는걸 보면 참 암담하기 그지없네요.
3개의 일을 한다치면 한군덴 연락두절, 한군덴 몇달에 걸쳐 몇번이고 나눠서 푼돈지급
나머지 한군데는 가격 후려치기...이거 받을려면 받고 아님 꺼지라는 식
몇일전엔 누구나 다 아는 프랑스빵집 지사담당자(갑)가 인테리어사무실(을) 을 통해
투시도를 의뢰해놓고 아예 입을 닦아 버리는 일도 있네요.
자기들은 갑이니 투시도 대금을 을에 떠넘기고 을은 자기들이 의뢰한 일도 아닌데
쌩돈 짜내려니 아까워서 못주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지금껏 단 한번도 일에 대해서만큼은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이 없는데
요즘 들어서는 정말이지 당장이라도 여건만 되면 때려치고 싶은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만...
집에서 해맑게 웃고있는 딸래미랑 백치같은 울 마누라 보고 있자니 그냥 혼자 웁니다...ㅠ ㅠ
주변에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지인들을 보면 슬슬 이일을 접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그나마 집에 돈이 좀 있어 가게라도 차릴 여유가 있는 지인들 보면 그저 부럽기도 하고...ㅠ ㅠ
혹시 저와 같은 업에 종사하시는 분이 짱공에 계시려나요?
요즘 좀 어떠십니까? 서울은 그나마 좀 괜찮은지...여긴 지방이라 일감이 거의 바닥이네요
짤은 요근래 작업한 그림입니다. 인테리어CG만 하다보니 익스테리어는 턱없이
실력이 부족합니다....옛날엔 짱공에 3d게시판도 있었던듯 한데...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