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자친구에 대한 열등감과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태 여자와 세 번 교제를 했는데 그중 두 명은 저보다 학력이 낮고, 자존감도 낮은 여자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귀게 된 여자는 자기 생각이 뚜렷하고 새누리당을 지지하며 저보다 좋은 학교를 다녔고 단점이라면 약간

사람을 경계하는 태도 뿐인데, 여러 면에서 저보다 우월하고 자존감이 높습니다. 게다가 연상입니다.

저는 여태 연애를 하면서 항상 여자를 가르치거나 지시하는 버릇 혹은 허세를 많이 부렸었는데 이 여자와 6주를 사귀는 동

안 그걸 못하게 되고 오히려 제가 리드를 당하는 입장에 취해지다 보니 뭔가가 굉장히 기분이 언짢고 이상합니다.

심지어 여자와 정치적 논쟁을 벌이는 경우는 처음인데, 저는 제 생각을 강압적으로 말하는데 여친은 싸우다가도 져주거나

싸움을 회피하고 화제를 돌립니다. 그런데 여기서 여친에 대한 우월감과 그에 따른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저 자신을 발견하

게 됐는데 이 감정이 아마 상대방을 이겼다, 지배했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어리석은 감정 같았습니다.

그리고 여친이 남자를 혐오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대화 도중 그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술집에서도 술에 취한 남자들의 모습을 경계하는 태도, 남자들이 많은 곳에 안 가려는 태도, 항상 데이트 장소도

조용한 곳으로 정하고, 담배 피우는 남자들을 싫어하며 늦은 밤에는 혼자 집에 못가 저를 불렀던 적도 많습니다.

이런 면들을 볼 때 이 여자는 남성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는데, 저도 남자이고 남자라는 종의 집단에 동류의식을 느끼

고 있다보니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지니게 됐습니다. 즉 저는 이 여자의 외모와 몸매, 표정들이나 음색, 말투가 좋고 마음에

들지만, 이 여자의 가치관, 생각, 그리고 여러 면에서 고귀하고 우월한, 즉 남자가 리드를 못하게끔 만드는 그런 아우라를

내뿜는 것에 대한 불만과 더불어 남성에 대한 안 좋은 시선과 그리고 뼈 속까지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있어서 총체적으로 여

자친구에 대한 불쾌함과 열등감이 무의식 기저에 쌓이고 있는데, 상당히 기분이 언짢고 아노미 상태입니다.

아무튼 6주밖에 안 되지만 이 여자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 감정을 모르겠습니다. 여자친구가 나쁜 짓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뭔가 짜증나고 다른 쉬운 여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