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 윤창중

구강대항문법 작성일 15.11.13 21: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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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굴개굴.' 벌써부터 개구리가 시끄럽게 울어댑니다.


'저를 알아달라' 목청껏 소리 냅니다.


겨울잠 자는 벌레나 동물이 깨어나 꿈틀거리는, '경칩(驚蟄)'도 아닌데 말입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암중모색(暗中摸索, 어둠 속에서 물건을 찾는다)했던 정치권 인사들이 스멀스멀 기지개를 켜며 내는 소리입니다.


또 다른 한쪽에선 조심스레 은둔 생활을 끝낸 이가 있습니다.


지난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외교일정을 수행하던 중 '여성 인턴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후 긴 시간 잠적했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최근 조금씩 외부활동을 시작했고, 지난 14일 <더팩트> 카메라에 그의 근황이 잡혔습니다.


2년 5개월의 '칩거'에 윤 전 대변인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짧은 머리에 정갈한 슈트 차림이던 대변인 시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편안한 캐쥬얼 차림과 단발머리에 살이 부쩍 올랐습니다.


지인들조차 '대박'이라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윤 전 대변인은 달라진 겉모습 못지않게 아내와 함께 장을 보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의혹 제기 당시 김포 자택의 창문을 신문지로 꽁꽁 가렸고, 외부 노출을 극도로 피했던 때와 달리 취재진의 "머리가 많이 길었다"는 질문에 "그래요? 허허허"라고 웃어 보이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침묵을 깬 윤 전 대변인의 '변신'엔 나름 '이유'가 있는 듯했습니다.


2013년 7월 미국 사법당국은 그의 사건을 최장 6개월 선고까지 가능한 경범죄로 보고 영장을 발부키로 했지만, 2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명확한 이유 없이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이른바 '윤창중 사건'의 공소시효는 7개월(2016년 5월 7일) 후 자동 종료됩니다.


윤 전 대변인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석한 변호사도 올초 'KBS'와 인터뷰에서 추가적 형사 절차 없이 종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의 발목을 잡았던 '족쇄'가 곧 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세월이 약이다"란 말이 보증수표(?)와도 같습니다.


말 그대로 아무리 괴롭거나 슬픈 일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자연스레 잊혀진다는 얘깁니다.


그래서인지 정치인의 위기 대응 최선책 가운데 하나가 '칩거(잠적)'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게 말이요, 의혹이기 때문에 차라리 입을 다물고 (과오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히길 바라며 '때'를 기다리기 위해서입니다.


아이러니하게 몇몇 정치인들의 대응 전략은 통(通)합니다.


아무일 없던 듯 다시 여의도로 돌아옵니다.


비위를 저질러도, 무책임하게 직을 내려놓거나 정계은퇴를 선언해도, 누군가는 '재기'에 성공합니다.


때문에 악(惡)은 권력에 끊임없이 기생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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