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토요일
친구랑 동네 치킨집에서 치맥을 먹으며 야구 결승전을 보고 있었습니다..
초반부터 점수 잘내고 술자리도 재밌고 해서 기분이 무척 좋은 상태였어요...
술 먹다가 갑자기 쓰던 화장품 다 떨어진게 생각나서 인근 지하철역에 있는 화장품가게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가던 중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분이 말을 거는겁니다.
방금 전에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그런데 잠깐 핸드폰으로 검색 좀 해줄 수 있냐구요.
뭐 기분도 좋고, 바쁜일도 없고 ,저도 최근에 핸드폰을 한 번 잃어버려서 고충을 아는지라... 흔쾌히 도와드렸어요.
자기가 부산사람인데 서울에서 부산은행 찾기가 쉽지않다고,, 인근에 부산은행ATM이나 영업점이 있나 찾아달라구요.
그래서 검색을 해봤는데 근처엔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웹 검색이 안나와서 영업점 찾으려고 부산은행 ARS까지 전화해봤더니 영업시간 종료라 ARS서비스도 안되더라구요.
왼손엔 서류봉투같은걸 들고있고 표정도 다급해보이시긴 하는데,,, 저도 뭐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데까진 도와드린 것
같아서 그냥 가려고 했습니다. ,,,,근데 그분이 죄송하지만 차비좀 빌려줄 수 있냐고 묻는겁니다.
멍청하게도 흔쾌히 "네"라고 대답을 했었네요.. 바로 옆 ATM에서 돈 인출해서
서울역 갈 택시비랑 ktx값해서 6만원 정도 드렸어요.
그분이 너무 고맙다고 ,, 서류 봉투에 제 전화번호 적어가셨습니다(번호는 제 눈으로 정확히 쓰는 것 봤구요).
도착하면 바로 전화드리겠다구요. 순식간에 받고 급하게 가시길래
바로 든 생각이 "아,,,이름이랑 전화번호 아무것도 모르는데,,,사긴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로부터 5일이 지났는데 연락이 없네요..... 이 분 전문 사기꾼일까요... 아니면 화장실 나왔으니까 태도돌변인 걸까요?
압니다 ㅜㅜ 제가 멍청했던건........
진짜 돈이 아까운 건 둘째치고 너무 괘씸하네요. 난처한 상황인 것 같아서 도와드린건데 통수 맞았네요...ㅜㅜ
당시 지하철역 cctv는 확보 됐을테고,,, ATM카메라에도 잡혔을 것 같은데,,, 이분 신고하면 잡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