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분들이 남겨주신 리플은 잘 읽어봤습니다.
그중에는 뭐 따로 대답할 가치도 없는 댓글도 많았지만 역시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가지만 말씀을 드리자면 그 친구를 제가 원래 맘에 안들어했고 아니꼬운 생각을 가지고 바라봤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건 아닙니다. 고딩땐 나름대로 친했던 친구였고 단지 성격적인 코드가 잘 안맞아서
졸업 이후에는 굳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한 관계는 아니었을뿐입니다.
원래 맘에 안들어했으면 제가 뭐하러 그 결혼식을 갔을까요. 그냥 쌩까면 끝인데.
아침부터 일어나서 미용실가서 이발하고 정장차려입고 삼십여분 거리를 차끌고 예식장까지 가는 수고를
원래 맘에 안드는 친구에게 그렇게 하는사람이 누가있을까요.?
제 아들 돌잔치에 받은 돈도 결혼식 참석하는 친구편으로 그냥 보냈어도 됐을겁니다.
하지만 그건 도리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도 제 행사에 참석해준 보답으로 결혼식에 참석했던겁니다.
그리고 오지랖 떤다는 리플. 그정도로 욕할 문제는 아닌듯 하다는 리플.
맞습니다. 제가 오지랖 떤거 맞구요. 그정도로 욕할문제는 사실 아닌것도 맞습니다.
그리고 제 차도 아니고 친구차로 친구가 웨딩카해주는데 당신이 왜그렇게 난리치냐는 리플.
그말도 맞습니다. 단지 그 말씀은 제 상황이 아닌 제3자 입장에서 글만 읽으셨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신거라고 봅니다. 웨딩카 해준 친구와 결혼한 그 친구도 서로 연락처를 모르고있었습니다.
그부분은 제가 그저께 쓴글에 적어놨구요. 다른친구 돌잔치 후 뒷풀이자리가 그 친구 결혼식 청첩장 돌리는 자리가 됐고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웨딩카좀 해달라는 부탁을 하게된겁니다. 서로 연락처도 모르고 십몇년만에 결혼한다고
나타난 친구가 웨딩카를 해달라면 선뜻 승낙해줄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
제 친구(아우디)가 그걸 받아줄정도로 착한녀석입니다. 그리고 원래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처음 부탁은 인천공항까지가 아닌 집까지(예식장에서 십여분거리)만 태워다 달라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일정이 바뀌어 당일 출발을 하게되어 공항까지 가야되면 미리 연락은 해야되는게 맞다고 봅니다.
그걸 당일날 웨딩카 다 꾸미고 예식장 올라가서 들었으니 얼마나 황당할까요.
웨딩카 꾸미는 돈도 그 친구(아우디)가 자기돈 써가며 구입해서 달아줬습니다.
그정도의 정성을 보인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 혹은 미안하다는 얘기도 없이 당연한듯 받아들이는게 맞는걸까요.?
예식이 끝난 후 태도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전 글에 다 써놓긴 했지만 다시 정리하자면 폐백끝나고 내려와서도
빨리 식사좀 할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혹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얘기도 없이 사라졌길래 찾아보니
구석에서 다른 친구와 소주한잔 하며 유유히 식사를 하는 모습도 정상적인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친구들 6명이 웨딩카 해주는 친구 한명때문에 다같이 기다려주고있었습니다. 그때쯤 되서는 웨딩카해주는 친구도
그 착한녀석이 얼굴이 굳어있더군요. 집까지만 태워다주고 가게 문열어야되는데 인천공항까지 가게됐으니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요. 그런데도 결혼한 친구가 미안해할까봐 그런 얘기도 안할정도로 착한녀석입니다.
그런 상황들을 겪고 공항까지 좋은차로 편하게 갔으면 하다못해 톨비, 기름값은 줘야되는게 당연한겁니다.
리플중 웨딩카는 당연히 친구가 공짜로 해주는거 아니냐는 식의 글이 있었는데 제 글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라면
그런 병.신같은 소리는 하지 않았을거라 생각됩니다. 제대로 읽고도 그런 생각이 들었으면 당신은 정말
병/신 인증한게 되겠네요.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톨비(2만원)+기름값(이만원)+사례금(성의껏)으로 최소한
십만원은 줘야되는게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평소 가지고 있는 생각은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예의와 내가 받은게 있으면 또한 주는것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도 십대, 이십대에는 친구끼리는 아무 댓가없이 그냥 주고받아야한다는 생각을 하던 시절이 있었으니
이부분에 대해서는 다른분들이 뭐라고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이것 역시도 그냥 지나쳤습니다. 하다못해 정말 고맙다, 내가 다녀와서 꼭 좋은선물 사올게,
다녀와서 친구들이랑 자리한번 만들게, 이은혜 잊지않을게. 등등의 최소한의 표현과 예의라도 지켰으면
제가 그정도로 난리를 치지는 않았을겁니다.
왜 당신일도 아닌 친구가 해준 호의에 당신이 나서서 깝치냐는 식의 리플도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이십년지기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옛친구에게
호의를 베풀고 제대로된 보답도, 사례도, 하다못해 따뜻한 감사인사도 못듣고 이용만 당했다고 생각하면
어느 누가 기분이 좋을까요. 그리고 그 친구가 착해빠져가지고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그러려니 넘기려고 하니
제가 더 열이 뻗쳐서 나서서 지랄하게 된겁니다.
그렇게 그저께 신혼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친구에게 웨딩카 해준 친구 선물 사왔냐고 물어봤고
(물론 그 전에 웨딩카해준 친구에게 전화해서 물어봤습니다. 고맙다는 전화, 혹은 선물사왔다는 말이라고 있었는지
물어봤습니다. 역시나 대답은 공항출발부터 신혼여행 끝나고 올때까지 개인적인 카톡, 연락 일절 없었답니다)
안사왔다는 대답을 들게되고 내가 욕을하며 결국은 그 친구를 단톡방에서 내쫒게 된겁니다.
"그러게 좋은걸로 못사왔네 ㅋㅋㅋ" 이런 대답을 해서 어느분은 선물을 사오긴 했는데 좋은걸로 못사왔다고
생각하시는거같은데 안사온게 맞습니다. 지가 뻘쭘하니까 저런식으로 대답을 한거구요.
사실 저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 그것도 갓 결혼식을 끝내고 신행에서 돌아온 친구에게 그런 쌍욕을 하고
단톡방에서 쫒아낸후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기분이 좋고 통쾌하면 사실 미/친놈이지요.
다른친구들은 사이다/잘했다/내가하고싶은 말이었다/역시 넌 멋진놈/졸라 시원하다 이런식의 반응을
보였고 저한테 너무심했다는 친구는 한명도 없긴했습니다.
하지만 저 스스로는 그래도 한때나마 친했던 친구였고 이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친구에게 단꿈에 젖어
막 신행을 마치고 돌아온 친구에게 심한욕과 열네명이 있는 단톡방에서 집중적으로 어찌보면 모욕적인
멘트를 날렸다는 사실에 마음이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어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왔습니다. 그 친구였습니다.
그친구가 처음 꺼낸말은 "고맙다" 였습니다.
저에게 심한말을 듣고 그 상황에서 아차싶었다고 하더군요. 그런것도 생각못했던 자기가 부끄러웠다고
기본적으로 해야될 것을 안해서 자기가 잘못했다는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제가 꺼낸말은 너무 심하게 말해서 미안하다 였습니다. 아무리 친구여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것이 있는데
니가 그런걸 너무 모르는것 같아서 극약처방을 한다는게 열받기도 해서 말이 너무 심하게 나왔다고
저도 사과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먼저 전화를 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그 친구는 미안할거 없다며 니가 그렇게 말해줘서 그동안 모르고(신경안쓰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하며 구정지난후 자리를 한번 만들겠다고 하더군요.
저도 알았다고 하고 서로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옹졸한 생각으로 다시는 안볼생각으로
그렇게 말을 한거였는데 그 친구한테 먼저 전화가 와서 되려 사과를 받으니 미안한 마음이 생기더군요.
그래도 뒤늦게나마 그 친구가 본인의 태도와 후처리에 대한 반성을 했다고 그리고 그게 좀 심하긴 했지만
저로인해 생각을 고치게 됐다니 이제 좀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이번일로 인해 저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어느정도는 욕먹을걸 생각하고 짱공유에 글을 올렸고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나이먹고 찌질하게 논다는 리플이 있었는데
그새끼는 그냥 찌질이로 생각하면 되는거겠죠? ㅎㅎㅎ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도 다시한번 주위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살아온 인생이 다르고 받아온 가정교육 및 환경이 다르고 만나온 사람과 친구들이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는것에 많은 차이가 있을것입니다. 이는 생각의 깊고 얕음을 떠나서
귀차니즘과 당연한듯 여기는 그 마음가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있죠.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것을 다른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는겁니다.
다른사람 입장에서는 수차례 고민하여 내린 결론을 나에게 전달하지만 받아들이는 내 입장에서는 아무렇지않게
생각할수도 있는것입니다. 물론 그 반대가 될수도 있지요.
그냥 지나칠수 있는 글이지만 그래도 인생을 삼십오년 살아온 인생선배의(형님들께는 죄송합니다 ^^;;)
조언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무쪼록 당신의 앞길이 좋은사람들과 좋은인간관계를 맺으며 후회없는 인생을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