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시험보고 왔습니다

지혜의탄생 작성일 16.06.18 16: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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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8살 남자입니다

항상 짱공 눈팅만 하다가... 복잡한 마음에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냥 넋두리한다고 생각만 해주세요

 

일 년 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도서관을 가고 밤이 되고 도서관이 닫히면 집에 오고... 하루의 14시간은 도서관에 박혀 있었네요

 

몸은 몸대로 망가지더라구요 병원도 들락날락하고 몸이 안좋은 날에는 아파서 잠도 잘 못 잤습니다

그래도 앉아 있었습니다 4-5시간 밖에 못 잔 날에도 앉아 있었습니다 합격하고 싶었으니까요

 

다른 친구들은 주말이면 놀러가고 사람들 만나고 부러웠습니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눈 팔고 싶었지만... 그래도 참았습니다

어차피 가진 돈도 없었기 때문에 누굴 만날 돈,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도 한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가장 힘든 것은 '내 편이 없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가끔 만나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들어주기만 하게 되더라구요 공감대가 별로 없으니까요

그리고 아쉬운 건 저이므로 공부하다 힘든 게 있어도 하소연하지 못했습니다 생색 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시험을 봤습니다

채점을 해보니 1년 더 준비해야 할 것 같네요

 

하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거 너무 많았는데 1년 더 유보 해야 되네요

참... 1년을 뒤돌아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앞으로의 1년은 왜이렇게 무서울까요?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하는데... 가족들한테 용돈도 주고 싶었는데...

좀 잘되서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눈물이 나네요ㅠㅠ

내년에는 웃으면서 글을 남길 수 있을까요? 후.....

 

못난 사람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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