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락의 1g도 모르면서 뮤즈, 슬립낫을 듣고 한국 락을 무시했던 나.
한국 힙합의 1g도 모르면서 라임과 플로우, 펀치라인이 뭔지도 몰랐으면서 단지 남들이 욕하니까 같이 욕했던 나.
쇼미더머니를 통해 보이비, 비와이를 알게 됐고 힙합에 관심이 생겨 리미와 윤미래, 스윙스, 도끼, 개코, 이센스, mc메타,
피타입, mc스나이퍼를 접하게 되면서 내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고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다.
그저 하나의 평범한 가요로만 들렸던 키네틱플로우의 몽환의 숲. 랩을 알게 된 이후로 비트와 라임에 취하게 되다.
그루브가 무엇인지 알게 됐고 왜 본토 힙합이 탑인지도 알게 되다.
나름 영어 단어 꽤나 많이 안다고 자부했고 LC도 높게 나왔는데 랩갓을 듣고 나의 미천한 영어 수준을 깨닫게 되다.
그들 나름대로 노력하며 자신의 장점을 살리며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토로하는 래퍼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나도 평소에 사회에 불만을 갖고 있던 생각의 덩어리들을 노트 위에 적셔봤지만
가사만 화려할 뿐 내 입에서 내뱉어지는 랩은 동네 유치원 햇님반 철수의 장기자랑 수준.
나는 힙합이 좋다 이유는 나의 마음속 생각들을 비트에 맞춰 이야기할 수 있으니.
나는 또한 힙합이 싫다 이런 가식 없는 힙합 문화에서조차 정치가 존재하고 서로가 서로를 리스펙하는 척하면서 혐오하는 가식과 이중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