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판정 받으신 어머니

bungle 작성일 16.09.26 15: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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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몸이 매우 약하십니다. 약했다기보다 약해졌다 라는게 맞는데, 젊으셨던 30~40대 시절 맞벌이로 매일같이 공장 나가셔서 일을하셨습니다. 강도높은 일은 아니었지만 서서 반복작업하는 일을 수십년 하시다보니, 지금은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발바닥 통증으로 특수신발 없이는 채 열걸음도 못걸으십니다.

또 팔꿈치도 일하면서 자주 쓰다보니, 지금은 무거운걸 일절 못드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몸에 제약이 하나 둘 생기다보니, 할수있는 운동이 매우 제한적이게 됐고, 좋아하던 등산도 못하시게 되면서 대신에 수영과 자전거로 운동을 선회하셨습니다. 몇년 동안은 별문제 없이 잘 다니시다가 작년부터 골반과 어깨가 아프기 시작하셨습니다. 수영을 무리하게 해서 어깨가(수술을 요하는 상태지만, 낫지 않을까봐 미루고 있는 중), 자전거를 열심히타셔서 골반이 아프신 겁니다.

 

지금 상황이 이렇습니다.

더 결정적인건 어머니께서 몇년전에 위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내시경이 식도로 들어와있는 상태에서 간지럽기에 기침을 상당히 많이 하셨습니다. 근데 그때 이후로 식도가 상처투성이가 되면서 굉장히 심한 수준의 식도염(고추가루 들어간 음식 일절 못드시며, 일반 사람이 먹을수 있는 다양한 음식 종류의 30%정도만 드실 수 있음)도 앓고 계십니다. 문제는 식이요법과 약을 엄청 꾸준하게 드시는데도 살성 자체가 상처가생기면 엄청 오래가는 스타일이라서 + 다운되어있는 전반적인 심리상태 등 때문에 상태가 호전되간다는 병원의 진단에도 통증과 불편함은 예전과 다를바 없는 상태입니다.

 

사실 이런 모든 안좋은 일들을 안고서도 여태까지 우울증 안걸린게 신기할 정도로 괴로운 상태, 행복하지 못한 상태로 몇년을 지내셨습니다. 거기다 중간에 인적드문 교외로 이사를 하게되면서 그나마 만나시던 친구분들과의 왕래도 현저히 줄어들었고, 발이 아파 시내로 나가는것도 힘드셨고요.

그러다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오늘 정신과 찾아가서 우울증 진단을 받은거고요.

 

제가 뭐했나 싶습니다. 1남2녀 막내아들로써 누나 두명은 다 시집갔고, 집에는 저랑 부모님 두분만 계십니다. 저야 일끝나고 집에오면 8시반. 밥먹고 그냥 방에 들어가 컴터만 하다 잡니다. 항상 그런 생활을 하면서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어머님의 위태위태한 상황을 보고도 너무 무서워서 본체만체 넘겼던것 같습니다. 그게 오늘에서야 터져버렸네요.

 

온몸이 아프셔서 그 어떤 운동도 못하신다고 생각했는데 얼마전에 승마기구를 홈쇼핑에서 판매하는걸 보고 저한테 이것좀 사달라고 하셨는데 제가 뭘 돈아깝게 이런걸 사냐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던 적이 있거든요.. 너무 늦은감이 있지만 이런거라도 사드리고, 여자친구만나고 일한답시고 집에 통 관심을 안가졌었는데, 이제라도 애써 외면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부모님이랑 밥도 같이 나가서 먹고, 여행도 가끔가고, 영화도 가끔 보고 그래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냥 너무 답답해서 하소연할 곳이 이곳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울증에 도움이되는 팁이라던지 있으면 도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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