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신 31주차 아내를 두고있는 예비아빠입니다.
요즘 아내의 조기출산 위험으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많이 힘드네요..
임신 초기에는 유산기로 일주일 입원하고 얼마 후 경부가 부드럽고 짧아져 조산기로 또 입원..
그리고 한달정도 있다가 경부길이가 5mm도 안되고 자궁문도 Y자로 조금 열려있다고해서 다시 입원해서 오늘로 10일째네요.
산부인과에 외래왔다가 갑자기 안좋아진 상태때문에 응급으로 입원해서 지금까지 2번의 진진통이 있었고 오늘 아침 초음파 검사결과 자궁문은 꽤 많이 열린 상태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입원할때 36주까지는 버틸 수 있으니 안심하라고 말씀하셨던 의사선생님이 오늘 검사결과를 보시더니 우리 최대한 버텨보죠.. 라고 말끝을 흐리시더군요.
와이프는 자궁이완제 부작용으로 심박수가 120~130을 왔다갔다하고 손까지 덜덜 떨면서 자기는 괜찮으니 약이라도 더 써보자고 하는데 부작용이 심한 라보파는 이미 최대치라서 더 쓰지못하고 한사이클에 80만원정도하는 부작용이 적은 트랙토실이란 약도 용량을 더 늘리는건 위험할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제가 출근하고나서 와이프 혈액검사결과가 나왔는데 원인불명으로 혈소판수치가 점차 감소하고 있어서 이대로 가면 출산시 혈액응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나마 잡고있던 맨탈이 붕괴되어 버렸네요.
3일전에 태아의 폐성숙을 촉진시키려고 스테로이드를 맞은 상태라 최소 일주일은 버텨야 그나마 숨이라도 정상적으로 쉴 확률이 커진다고 했었는데 이대로 버티다가는 와이프도 아기도 둘다 잃게되는건 아닌지 너무 걱정됩니다.
태명을 잘못 지었나.. 초반 유산기가 있었을때 휴직하게 했었어야 했는데 내가 못나서 이런일이 생긴건가.. 애가 없어도 둘이 재밌게 살 수 있다고 말한거때문에 벌받나 하는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하루종일 멍 하네요.
병원비는 신경쓰지말고 최대한 버텨보는것을 목표로 하고있기는 한데 대충 계산해보니 1400~1600만원정도 나올거 같더라고요.
돈을 구하는것이야 어렵지 않은데 자기때문에 아기도힘들고 돈도 너무 나가서 미안하다고하는 아내를 보고있기가 너무 힘드네요.
아기만 건강하게 태어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평생 처음느껴보는 심각한 무력감으로 언제까지 아내옆에서 웃으며 안심시켜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고요.
제 자신이 생각하기에 멘탈하나는 강했고, 주변에서 제가 긍정적인 생각만하고 강해져야 와이프도 견딜 수 있다고들 하는데 어느순간 파도를만난 모래성처럼 한순간에 사그라져 버려서 모든걸 망쳐버릴까 걱정이 됩니다.
혹시나 저같은 경험을 하셨던분들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어떠한 말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