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부모님 생신이라 회랑 이것저것 배달시켰습니다. 제철 맞은 대방어회를 주문했는데 광어회 몇 번 먹었을 때 괜찮았던 가게입니다. 배달의민족에 수천개의 리뷰가 있고 4.9/5.0 평점인 지역에서 인기있는 배달횟집입니다. 회가 도착해서 먹기 시작했는데 와이프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살아서 꿈틀대는 커다란 기생충 이었습니다. 순간 화가 치밀어서 바로 전화해서 따지려 했으나 부모님께서 좋은 날인데 일 크게 벌리지 말라 하셔서 일단 진정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가족들 모두 식욕을 잃었고 특히 회에는 더 이상 아무도 손 안대는 것을 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서 우선 대방어 기생충에 대해 검색했습니다. 검색 내용을 추려보면

1. 대방어에서 기생충이 나올 수 있다

2. 기생충을 먹어도 인체에는 무해하다

3. 그러나 개인이 생선을 사다가 회 뜬 것이 아니고 횟집에서 뜬 대방어회라면 기생충이 나오면 안된다

4. 횟집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면 회 뜬 사람의 부주의나 실력 부족이다

바로 횟집에 전화했습니다.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고 상황을 얘기했습니다. 근데 돌아온 대답이 기생충이 나올 가능성이 있으나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니 벌레 나온 부분을 빼고 먹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교환/환불 언급이 전혀 없어서 황당함에 사장이냐고 물어봤더니 사장이랍니다. 샤우팅과 욕을 장전하는데 가족들이 다시 말립니다. 할 수 없이 환불되냐고만 물어봤고 환불받았습니다.

상식적으로 기생충이면 커다란 대방어에 한 마리만 있을 것 같지가 않은데 벌레 나온 부분 빼고 먹으라는게 지금 생각해도 코미디 같네요. 게다가 크기도 크고 징그러운 기생충 보고 가족들 모두 식욕을 잃었는데 그걸 먹으라니ㅎㅎ 사장한테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줬는데도 저 따구 소리를 하니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환불은 받아서 배달의민족에 리뷰는 안 올릴 생각인데 주위 지인들한테는 저기서 사먹지 말라고 해야겠습니다.

주저리주저리 길었는데 하여튼 대방어회 사다 드실 때 잘 살피고 드셔서 기생충 섭취하는 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30년 넘게 즐겨온 회를 이제 더 이상 먹고 싶지가 않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