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썰..

iiIiiiIiII 작성일 22.11.17 21:42:50 수정일 22.11.17 21: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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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라서 그런지 복어를 먹고 발생한 이상 감각증상으로 참 많이 오심

 

본인이 조리한 경우도 있고

식당에서 먹은 경우고 있고..

 

 

아직 운이 좋아서 심각한 증상까지 간 경우는 못봤는데

 

대부분 흐름이

 

 

복어를 먹고

한 몇시간 뒤에 증상이 생기고

뭐 괜찬아지겠지 하고 4-8시간 버티다가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서 응급실 옴

 

보통 복어는 심한 경우 먹고 나서 3-4시간 이내에 호흡 마비가 오고 대충 8시간까지 걸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저는 넉넉하게 24시간! 경과관찰 하자고 하고 응급실 복잡해질꺼 같으면 그보다 좀 일찍 보내고 그럼

 

몇일전 온 사람은 저녁에 본인이 직접 조리한 복어를 먹고 한시간만에 증상이 나와서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본인이 집에서 3-4시간쯤 버티다가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까지 생기기 시작해서 급하게 응급실에 119 타고 밤 12시쯤 왔는데

 

일단 빡세게 인공호흡기에 중환자실 체류 가능성 경고 하고

침대 옆에 기관 삽관 준비 다 해놓고 

환자분 주무시지 말고 목에 이물질이 낀거 같거나. 침삼킬때 느낌 이상하거나, 숨쉬기 힘들어 지거나 

뭐 어쨌든 뭐든지 이상한거 있으면 도움 요청 하라고 하고

 

1시간-2시간 에 한번씩 가서 체크 하는데

 

사실 새벽 2시쯤이 이미 8시간 지난 뒤라 악화될 가능성은 낮긴 하지만, 

이러다 넘어가면 내 인생도 암울해 져서 뭐 걍 열심히 보는데

 

환자분 주무시고 계심..

 

//////////////

 

처음에는 긴장해서 잘 깨어 있다가

한 응급시 체류 3-4시간 정도 지나면 주무시기 시작하고, 

증상 체크하러 가서 깨우면 하시는 소리가

 

“ 나 이제 많이 나아졌으니깐 이제 좀 집에 보내줘.. ”

 

지금까지 본 모든 복어 환자가, 빠짐없이 위와 같은 흐름으로 가더라구요.. 

 

 

웃픈게..

사실 침대가 편하고 휴식하기 좋은 공간이였으면 뭐 다음날 아침까지 푹 주무시다가 집에 가시면 되는데

 

섬망으로 소리 지르는 사람.

오토바이 사고로 뇌출혈나서 머리아프다고 소리지르며 침대에 팔다리 묶여서 침대 덜컹덜컹 하면서 난리 치는 사람

다른 한사람은 농약먹고 자살 시도해서 인공호흡기 달고 있는데 모니터에서 계속 삑삑 소리나고 있고

걍 성격이 이상해서 간호사한테 욕하고 물 내놓으라고 난리치는 사람 ( 섬망인줄 알았는데 걍 성격이 그런거였음 ) 

외상으로 와서, 상처 평가해야되서 핀셋으로 상처 후벼 파는데 아프다고 소리지르는 사람

옆에는 의식 없는 환자라 혹은 거동 불편한 노인분이라 기저귀에 똥오줌을 받아야 하는데 ( 이런사람이 한둘이 아님 ) 똥 오줌 냄새가 적나라함..

술먹고 와서 우웩우웩 토하고 있는 사람..

한분은 개인 위생이 안좋아서 몸에서 냄새가 엄청 나는 사람

사망한 환자옆에 보호자가 슬퍼서 엄청 우는 사람.. ‘아버지.. 아버지.. ㅠㅠ’ ( 근데 그거 보고 또 안쓰러워서 다른 보호자도 흑흑.. 울고 있음 근데 나도 목소리가 너무 애처러워서 지나가다 눈물날뻔 ㅠㅠ)

 

근데 그 와중에 환자 한명 넘어가서 ‘ cpr 이요’  하더니 우당탕탕 난리남..

 

 

이게 전부 다 한번에 다 일어나는건 아니고 

보통 2-3개 이벤트가 항상 깔려 있고 

환자 좀 많이 오는 날은 저녁시간 부터 새벽 3시까지 저게 순차적으로 다 일어나는 경우도 있음

 

 

‘ 집에 보내줘… ’

 

 

그와중에 응급실 문앞에서

‘ 시부알 주치의 나오라고 그래!!!’  소리지르는 사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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