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호민 아들 사건 선고유예 판결 이후 몇가지 사항으로 인해 주호민에 대한 두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1)특수교사가 돈을 요구했다?
주호민에게 배상을 요구한 부분을 두고 마치 특수교사가 해당 사건을 구실로 뒷돈을 요구한 것처럼 생각하는 분이 계시는데 좀 황당합니다.
이게 대체 왜 문제일까요? 주호민의 워딩에 본인이 교묘하게 착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시길 바랍니다. 해당 교사는 직위해제로 인해 생계에 타격을 받고 금전적 손실을 입었으니, 무고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특수교사 입장에서 충분히 행할 수 있는 법적 조치입니다. 게다가 나중에 이 부분은 요구사항에서 제외됐고, 특히나 해당 교사는 본인을 위한 모금액 1800만원을 수령 거부한 점을 미뤄볼 때 교사의 목적이 결코 돈 요구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기사에서 보듯 해당 금전배상 요구조차 특수교사 측 변호인이 교사와 상의 없이 결정한 일입니다.(변호사와 나눈 카톡 인증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5666855
2) 교사가 쥐새끼라고 발언했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검사와 주호민 측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검사가 이걸 토대로 총 3곳에 음성 감정 의뢰를 맡겼는데 결과가 신통치 않았는지, 검사가 아예 공소장조차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즉, 해당 내용은 이번 판결에서 반영되지도 않은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호민은 방송에서 굳이 이러한 내용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역시나 상당수의 개.돼지 분들은 교사가 해당 발언을 했다고 완전히 믿고 있습니다.
3) 교사가 2시간 내내 아예 수업도 하지 않았다?
라방에서 주호민 왈, 수업시간에 녹음된 2시간 30분 분량 중 2시간 내내 교사가 아이를 방치하고 말도 하지 않고 달가닥거리는 소리만 들렸다고 주장하는데, 이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제가 이 내용을 샅샅이 찾아봤는데요. 기사에 법원에서 2시간 30분에 달하는 녹음을 다 청취했다는 내용만 있지 그 어디에도 교사가 2시간 동안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방치했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법정에서 2시간 30분을 풀재생했는데, 그럼 법정의 그 많은 인원이 2시간 내내 달가닥거리는 소리만 나는 녹음파일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구요? 이게 사실이라면 과연 언론에서 이슈가 안 됐을까요?
똑같이 녹음파일 전체를 청취한 류재연 교수는 “총 4시간 분량이나 1시간 정도는 대화가 없는 내용이고, 2시간 30분 정도는 수업, 나머지 30분 정도는 수업 끝난 후 해당 학생과 할머니의 대화”라고 말합니다.
https://m.nocutnews.co.kr/news/6084937
주호민의 주장과 완전히 다르죠. 초등학교 수업 하나가 40분이고 주호민 아들이 속한 2학년은 보통 4교시이니 40분*4교시=160시간=2시간 40분
즉, 큰 오차가 없는 시간입니다.
게다가 주호민 스스로도 라방에서 판사가 “전체 시간은 수업을 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판결했다는 점을 언급합니다. 대체 주호민은 뭘 말하고 싶은 걸까요?
그리고 역시나 많은 개.돼지들은 사실 확인 파악도 안하고 교사가 2시간 내내 아동을 방치했다고 믿고 있죠.
어쨌든 해당 교사는 “나도 너 싫어”, “머릿속에 뭐가 들었니” “진짜 밉상이네” 등의 발언으로 유죄판결이 났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교사에 대한 검찰의 아동학대 기소율이 2%에 불과한데 오죽하면 검찰이 이번 사건을 기소했겠나라는 논지를 펼칩니다.
그런데 레드카드 들고 있는 호랑이 캐릭터 옆에 문제행동을 한 학생의 이름을 적었다고 검찰이 기소의견을 내는 것이 2024년 현재 대한민국 아동복지법(정서적 학대)의 실태입니다.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461975_36126.html
이번에 특수교사가 1심에서 벌금 200만원 선고 유예 판결 받았죠?
자기 딸 괴롭힌 10세 남아에게 “우리 딸 멱살 왜 잡아!”라고 소리친 부모가 고소되어 1심에서 벌금 50만원 선고 받습니다. 그리고 항소해서 2심에 가서야 이번 특수교사와 같은 수준의 선고 유예를 겨우 얻어냅니다.
https://mobile.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3041117090194420
검사가 이유가 있으니 기소했겠지, 판사가 이유가 있으니 유죄판결했겠지라는 논리로 귀결시키면 참 속 편하긴 하죠.
그럼 검찰공화국이니, 판사들 ai로 교체해야한다느니 평소에 그런 소리는 대체 왜들 하십니까?
이미 세상만사의 모든 진리를 통달하여 절대 틀릴 일이 없으신 분들인데.
본래 아동학대 가해자 85%는 부모이고, 정서적 학대 개념 자체가 부모의 아동학대를 예방적 차원에서 강도 높게 걸러내자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가령 부모가 심한 구박을 매일같이 준다거나,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힌다든가, 밥을 제때 주지 않는다거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이런 법을 일부 학부모들이 교사를 옥죄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거고요.
솔직히 소리 지르는 것도 아동학대 성립 가능하기 때문에 맘먹으면 얼마든지 엮는 거 가능합니다.
특수교사의 발언이 아동과 학부모(주호민 부부)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문제의 소지가 어느 정도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핵심은 과연 그게 (지속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평소 확연한 학대의 정황이 없는데) “학대”로 봐야 하느냐는 거죠. 교사로서 업무적 불찰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형사적 유죄를 덧씌워 법적 처벌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요.
엊그제 판결 이후 나사렛대 특수교육과 류재연 교수의 발언으로 글을 갈음합니다.
“많은 사람(검사, 판사 포함)들이 아동의 감정(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과 학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