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설을 한번써봅니다.(2스트라잌 3볼)

루키 작성일 06.07.03 07: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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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논픽션과 픽션이 조화..ㅋ 그냥 픽션입니다., 소설은 처음 써보는 것입니다. 약간의 저의 경험담(야구부문 빼고)을 가미해서 써보기로 했습니다. 야구자체에 대한 부문은 사실에 기초할려고 노력할 것이고요. 혹시 미흡하더라도 욕은 하지말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일본에 지명에 대한 부문은 일치하고, 학교부분도 일치(단 소학교를 그냥 초등학교로 표현했습니다. 학교 편재가 같은 소학교6년, 중학교3년, 고등학교3년과정이니 무리없을 것같아서 그냥 초등학교로 표기) 선수부분은 허구입니다.

1장. 히로야마 아즈끼

“미나미미야 아케보노 넌 또 지각이니? 애가 왜 그렇게 근면하지 못하지? 최저야 저기 쓰레기통 옆에 앉아서 수업 받도록 하세요.”
킥킥 거리는 소리가 교실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오늘도 나는 왠지 친근해 보이기도 한 녹색휴지통 옆에서 책보를 내려놓는다. 바로 앞자리에 앉은 히바야시는 오늘도 어김없이 자기 노트에 동그랗게 말린 대변모양을 그려 보여주며 냄새가 난다며 웃으며 나의 반응을 살피곤 한다. 난 항상 그렇듯이 바보처럼 웃어준다.
우리가족이 일본에 온지 10년 내가 3살 때 건너오신 아버지는 이곳에서 부동산중계업소에서 근무하고 계시다. 어머니는 보험설계일을 하고 계시고, 일본에서 10년간 알뜰하게 생활한 우리가족은 시내에 작은 정원이 함께 있는 작은 보금자리를 마련하였다. 나에겐 고향과 같은 이곳이지만 왠지 난 영원한 객이란 느낌으로 어딘지 모를 불편한 마음이 들곤 한다. 스쿨버스를 마음대로 탈 수 없는 제일, 마늘냄새가 난다며 놀림 받는 춍, 항상 주변의 장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작은 인생살이에 이미 숙달되어 어떻게 하면 급우들이 ‘나를 재미없는 장난감으로 여길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아케보노 춍~ 오늘은 버스를 놓치고 뛰어오셨나? 땀 냄새가 심해서 도저히 상대를 못하겠네. 아니면 뛰어오면서 도시락에 있는 김치소스를 흘렸나봐 마늘냄새가 교실에 진동한다. 최저야. 하하하. 역시 춍들은 김치소스를 너무 좋아해서 냄새를 달고 사나봐.” 쉬는 시간이 되자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무라다의 놀림이 집요하게 계속되었다. 언제나 나의 대응은 같은 방식이다. 그저 웃으면서 관심이 떨어지길 바라거나 혹은 다른 놀림대상인 가미히로에게 시선이 옮기길 바랄뿐이다. 사실 나의 이런 대응방법은 처음부터 이런 것은 아니다. 자존심이 강한 성격이었던 나는 학교에 입학하고, 내가 제일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전까지는 친구들도 많았고, 의협심이 강하고 자아가 강해, 다툼도 많았다. 하지만 초등학교3년 때 가미히로를 놀리는 친구와 크게 싸워 코피를 터트린 후 나에겐 13살로서는 감당 못할 시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부모님은 친구의 부모님께 거의 큰절을 하다시피 빌었고, 내가 도와줬던 가미히로는 보복이 두려워서인지 나에게 불리한 증언만 하였고, 난 여지없이 급우를 괴롭힌 학생으로 낙인찍혔다. 제일이라고 숨긴 것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사건과 동시에 난 제일한국인임이 들어났고, 급우들은 집단으로 날 괴롭혔다. 처음에는 반항도 많이 했지만, 싸우면 싸울수록 고립되어 가는 내 자신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은 그저 웃는거 바보처럼 웃으면 이들은 곧 ‘아 재미없어. 바보네’하며 다른 놀림거리들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오늘은 무라다가 작정을 한 모양이다. 무라다를 중심으로 모인 패거리들은 쓰레기통옆인 내 자리 옆으로 와서 종이를 구겨 나에게 던진다. “이런 미안. 쓰레기통에 던진다는 게 쓰레기를 맞힐 줄이야.”“아아 최저야 무라다짱 쓰레기통에 던져야지 똥내 나는 춍에게 맞히면 어떻게 하는거야.”하며 크게 웃는다. 나도 같이 웃는다. 아니 미소진다. ‘무라다 언젠가는 너의 그 냄새나는 주둥이에 여기 있는 교과서를 하나씩 하나씩 찢어서 쑤셔 넣어주마’나의 이러한 속마음과 다르게 그저 웃으며 지긋지긋한 쉬는 시간이 끝나기만 기다린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비교적 제일동포들이 모여 살고 있지 않는 야마가타현의 사카타시에 살고 있다. 야마가타현은 일본 도호쿠 지방에 위치한 현인데 도호쿠 지방은 북쪽의 시골 지역이기는 하지만 관광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유명하다. 나의 한국이름은 남궁서 일본어로 미나미미야 아케보노 우리 반 아이들은 나를 보케보노라고 부른다. 멍청이 같다고 불러준 애칭이다. 혹은 그냥 보케라고 부르기도 한다. 말 그대로 멍충이다. 친구도 없고, 나에게는 낯설어 보이는 이곳. 나의 유일한 낙은 학교가 끝나면 신간센이 통과하는 사카타시역에 앉아 이곳으로 오는 도회지의 사람들의 얼굴을 구경하는 낙으로 산다. 도회지 여성들의 모습과 인텔리들의 모습 이러한 모습을 보며 어서 커서 도회지로 나갔으면 하는 기대를 해보곤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학교가 끝나고 사카타시역에 앉아서 개찰구를 넘나드는 새로운 얼굴들을 구경한다. 역앞은 관광도시라 그런지 굉장히 넓고 잔디가 깔려있다.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가족단위 나들이도 하고, 또래 아이들이 공놀이도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고, 사람들이 모습이 한명한명 보이기 시작한다. 내 또래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12살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주변에 어른이 안보이는 걸로 봐서 혼자 이곳에 온 것으로 보인다. ‘내 또래로 보이는데 혼자 이곳으로 온건가? 와 대단하다. 혼자서 기차를 타고 이곳까지 오다니. 친척을 만나러 온 것인가?’ 작은 관심이 가서 뻔히 쳐다보니 그 아이도 나를 쳐다본다. 간단한 눈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그 아이가 나를 불러 세운다. “저기 실례합니다. 혹시 사카타미나미공립학교에 다니십니까?” 나도 존댓말을 써야 할까 잠시 망설이다“응 그 학교에 다니는데 그런데 그걸 왜 물어보지” “저는 히로야마 아즈키라고합니다. 동경에서 오늘 이곳으로 오게 되었죠. 2일후부터 제가 그 학교에 다닐 예정인데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물어봤습니다.”너무나 공손한 태도에 낯설음이 느껴졌다.“저기 난 13살인데....”말끝을 흐렸다. 내말을 알아들었는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민다.“난 미나미미야 아케보노라고 해 그런데 넌 어떻게 내가 미나미에 다니는걸 알았지?”“아케보노상의 교복 뱃지.”단숨에 의문은 풀리고, 이 학생을 데리고 학교로 인도해야하나? 아니면 그냥 여기서 헤어져야 하는 생각에 잠시 고민하였다. “아케보노상 혹시 학교까지 동행해 줄 수 있겠어”조심스럽게 물어보는 모습에 고개를 끄떡였다. 학교와 역과의 거리는 걸어서 약5분정도 거리로 비교적 가까웠고 학교의 시계탑이 역에서도 보일정도의 거리였다. 손으로 위치를 알려줄 수 있었지만, 학교의 급우들에게 보이지 않는 친절하고 상냥한 태도에 함께 동행해주기로 마음먹었다. 학교에 도착한 아즈키는 운동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혼자서 흙을 만져보기도 하고, 손가락을 네모나게 만들어서 무언가를 재어보고 있는 모습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아즈키 무얼 하는거야? 흙은 만져서 모하게 혹시 흙이 없는 도시에서 온거야?” 그때 나는 동경에는 흙이 없고 모두 시멘트로 만들어진 곳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졌다. 나의 물음에 대꾸없이“이 학교 야구부가 있는 것인가? 어느정도 실력이지? 전국대회에는 나간적이 있는것이야? 소년부 실력은 어느정도야?” 한꺼번에 질문에 난 눈만꿈뻑거린다. “소년부 야구부가 있지. 축구부도, 농구부도 다 있어. 지금 시간에는 야구부의 활동은 끝날시간이야. 보통 방과후에 2시간정도 운동하고 가지”“아케보노상은 야구부에 혹시 들지 않았어? 어떤 운동을 좋아하지?”잠시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운동은 체육시간에 체육선생이 수준급이라고 말했던 뜀박질 정도였다. 서클활동은 학교에서도 조직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나같은 따돌림 받는 학생은 놀림거리만 되고 청소 및 잡일을 도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서클활동엔 큰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저 서클활동은 안하고, 뛰는거라곤 자신있지.”나의 대답에 미소로 답하는 아즈키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졌다. 그리곤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야구 글러브였다. “아케보노상 케치볼 상대좀 되어주지 않겠어? 부탁할게.”꾸벅 인사를 한다. 이렇듯 예의바른 소년이 있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고개를 끄떡였다. 하지만 난 야구를 잘 하지 못한다. 그저 어렸을적 고무공을 던지고 치고 하는 야구 비슷한 놀이는 즐겨봤지만, 진짜 야구공으로 케치볼을 한다는 것은 나에겐 무리가 있어 보였다. 글러브를 끼고 몇발작 뒤로 걸어갔다. 아즈키는 능숙하게 공을 다를 줄 알았다. 공을 손에 끼어보고, 스핀을 주며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는 모습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자 내볼을 받아보겠어. 길게 던질거니 더 뒤로 물러나 주겠어” 나는 좀더 뒤로 걸어가 볼을 받을 준비를 하였다. 높이 던진공이 나의 머리 위로 날아왔다. 난 팔을 들었지만 공은 이미 머리를 지나고 있었다. 공을 주어 아즈키에게 던졌다. 요령이 없어 아즈키에게 아무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 보였다. 왠지 미안했다. “그만할래. 너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것 같아. 아즈키상은 야구부에 있었나 보네. 아주 능숙한것 같아”방긋 웃는 아즈키의 모습에 몬가 신비함이 느껴졌다. 공을 들고 나에게 다가오는 모습에 아까와는 다르게 무언가 빛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아케보노상 혹시 갑자원이라고 알아?” 갑자원에 대해 물론 알고있었다. 야구 만화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해마다 여름이면 텔레비전방송에 많이 나오는 정도. 오사카만 연안의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고시엔구장정도. 이러한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감돌았다. “난 갑자원에 마운드에 올라갈꺼야. 꼭 일본최고가 될꺼야 그리고 교진의 에이스가 되고 싶어. 그게 나의 꿈이고 미래야” 무언가 결의에 찬 소년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물론 나에게 야구는 관심이 없는 얘기였지만, 이 소년에 결의와 자신감은 큰관심이 되었다. “이 운동장은 나에게 갑자원을 열어줄 터전이야. 이제 이 운동장을 나의 땀으로 매꾸어 나갈꺼야. 어때 함께 하지 않겠어? 아케보노” 웃음이 나왔다. 피식 웃는 나에게 재차 물어보는 아즈키에게“나에게는 무리야. 전혀 무리야. 그리고 주전자만 나르고 싶진 않다고 난 갑자원에 대해 전혀 관심없고, 야구도 물론 관심밖이야” “아케보노 야구란 정말 멋진운동이지. 야구의 매력은 야구장안에 선수들이 자신들이 끝내지 않는 한 계속되는 유일한 종목이야. 그 시간안에 여러편의 드라마와 인생이 거듭되지. 이 운동장안에서 말이지. 야구는 혼이 들어가 있는 스포츠야 약한자도 강한자도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강한 정신과 집중력으로 승리할 수 있는 종목이야”거창한 말처럼 느껴졌다. 가끔식 아버지가 프로야구 자이언츠구단을 응원했던 것이 기억났다. 제일동포 김일융선수의 투구에 환호하고, 탄식하는 아버지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딱딱한 공을 만지며 아즈키에게 물어봤다. “이공 왠지 맞으면 아프지 않을까?” 아즈키의 웃음소리가 아주 상쾌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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