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더라도 좋은 것이 있다.
소설가 박민규가 낭독하는 푸슈킨의 시가
마음속에 눅눅히 베어있던 청랑했던 내 시절의 추억을 일깨워주며 그리워하게 한다.
눅눅하고 청랑한 나의 추억은,
같은 시간의 것이 아니더라도.. 같은 장소가 아니더라도..
어떤것은 사랑에 대한것이며.. 어떤것은 삶의 열정에 대한것이고..
어떤것은 나의 어리석음과 만용에 대한 것이고..
또한 어떤것은 거의 이루어져가던 희미한 망상에 대한 것이듯
어느하나 같은 것이 없더라도
나의 뼈에 새겨져있던 이유일까..
모든 기억이 동시에 다가오며, 나의 몸과 의식을 울린다.
다시 재생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욱 찾고픈 것들..
나이가 들었더라도 좋은 것이 있다....
그것은 많은 삶의 기억이 축적되는 것.
그것은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
그것은 기억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
그것은 가슴시리도록 그리워할 수 있는다는 것.
그것은 찾고픈 기억들이 우연한 기회에 떠오르는 것.
그것은 떠오른 기억들이 나를 살아가게 한다는 것.
그것은 김광석의 노래가 아프고,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
- kib "소설가 박민규의 시를 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