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잎이 우는 소리에 성긋 눈물이 나는 가을입니다. 우수수 지는
단풍잎만큼 그대를 제 마음에서 덜어 내는 상실의 계절, 가을입
니다. 스산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멍하
니 올려다 보는 날이 잦아 질수록, 잎 무성한 그리움은 갈색 에
이는 가시덤불이 되는 가을입니다. 호젓한 은행나무 길을 걷노
라면, 쓸쓸한 눈빛의 당신과 마주 칠것 같은, 슬픈 제 환영이 난
무하는 우울한 가을입니다. 가슴에 먹구름을 담고, 잿빛 한숨을
내쉬어도 그대와 조각구름만한 추억이 소중한 가을이라, 낙엽
한 장만한 미소를 머금고, 당신을 기다릴, 그 가을입니다.
- 은사시나무
오래전 헤어진 연인에게 부치지 못하고 혼자 써온 글들이 있어
여기에 풀어 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