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간 알바 하던시절.. 워킹홀리데이의 꿈을 품고..
그리고 영어를 잘하고 싶어 열심히 야간근무때 공부했던 제가
당시 유흥가 앞에서 벌어지는 사람사는 모습들을 보고 느끼며 적었던 글이네요
생각나서 일기장에서 옮겨왔습니다.
이때 나이 22살이었네요
빨주노초파남보 각각의 색이 반짝이는 네온사인과
화려한 조명들 아래 사람들의 인생들이 보인다.
짧은 치마에 어느 남자의 팔을 끼고 좋은 외제차로 향해
걸어가는 젊으면서 젊지만은 않은 나이차의 커플
슈퍼앞 의자에 앉아 담배한개피를 피며 하늘을 향해
연기를 내뿜는 50대 남짓으로 보이는 생각을 알 수 없는 아저씨
노래방 입구에 나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남자는 이내
어깨와 등이 드러난 옷에 진한 메이크업으로 치장한 여자들과
무리지어 들어가고
그 옆의 거리엔 말끔하게 정장을 입은 대리운전 아저씨들이
연신 손님들을 찾아 폰을 붙잡고 대리운전 부르셨냐고 외친다
술취한 사람이 팔을 뻗어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지만
눈치 빠른 택시 기사는 태우지 않은채
깜빡이를 깜빡이며 도로로 향한다
그 모든것을 바라보는 나는 하늘을 향해
눈을 돌려보지만 이미 때묻은 하늘은
어릴적 나에게 상상을 주었던 별들을 가린채
어두운 가면을 쓰고 모든것을 가린다
새벽 5시, 가면을 벗은 하늘이 파랗게 질려 땅을 내다본다
빗자루로 쓸며 아침을 알리는 환경 미화원들의 부지런한 몸놀림
그렇게 나는 낮을 피해 잠들고
밤을 지배하는 사람들 사이에 치여
먼훗날 칠판앞에서 사람들을 가르칠
내 모습을 꿈꾸며 펜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