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진 시인의 <우리 가는 날>

qpfmel1 작성일 13.08.28 2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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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는 날
민영진 여보, 당신은 이 세상에서
주어진 목숨 다 살고 가는 날
내가 보는 앞에서
내 품에 안기어서
이 세상 떠나고 싶어 하지만  내가 먼저 가게 되면
나는 당신이 따라주는
포도주 한 잔 마시고
당신이 차려주는 밥 평소처럼 먹고
곁에 있는 이들과 작별인사 나누고
불러주는 찬송 듣다가
기운 쏘옥 빠진 쇠약해진 몸
주님께 안기고 싶은데  당신이 나보다 먼저 간다면
나는 당신에게 해줄 것이 없네
당신은 포도주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내가 차리는 밥상 근사하지도 못할 거고
당신 돈 좋아하지만
그땐 그것도 소용없잖아
그냥 당신 옆에 있기만 하면 되나
당신을 안고 "여보 사랑해"
이 말만 되풀이하면 되나  &lt;시인 민영진&gt;13776941939514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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