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차가웠다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일로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묻는 말에도 필요이상으로 쏘아붙이며 나를 계면쩍게 만들었고
그 때마다 나는 꺼질듯이 흔들리는 마음을 감추며 애써 태연스레 연기했다
결국 돌아가는 길 나란히 걷게 된 그녀와나
무너질듯한 마음을 다잡으며 그녀의 옆얼굴을 힐금거리다
그녀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녀는 나에게 묻는다
'뭘봐'
철렁하는 가슴에 핑계를 찾다 가득찬 머리속에서
입밖으로 쏟아진 건
'보고싶었어'
그 동안 마르길 기다려온 그리움이 세차게 밀려와
순식간에 나를 채우고 흔들고 끝끝내 넘쳐 내 얼굴을 흐른다
헤어지던 날처럼 그녀와 걸으며 울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