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막론하고 이 회사, 저 회사 옮겨다닌 세월이 꽤 되는지라 이야기 보따리는 많습니다만, 업계가 좁아서 노출하기는 어렵고 부모님 식당을 간간이 도우며 겪은 진상 얘기를 할까 합니다.
아주머니 네 명이 와서 식사를 했습니다. 계산할 때 주차권을 끊어주면서 1시간 30분 무료라고 알려드렸어요. 그렇게 보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돌아와서는 왜 주차 요금이 발생하냐고 물으시더군요. 1시간 30분 무료이기 때문에 그 시간을 초과하면 초과한 시간에 비례해서 요금이 발생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러자 자기들이 얼마 있지도 않았는데 무슨 1시간 30분이냐고 하더라고요.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옥신각신하다가 주차 시간은 입차한 시간부터 계산이 된다, 처음 들어오신 시간부터 지금까지 계신 시간이 1시간 30분을 넘어서 요금이 나온 거라고 다시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그러면 말을 그렇게 하면 안 되지!!!!!! 그렇게 설명하면 안 되지!!!!!!” 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제가 계산할 때 “주차하셨나요?”, “1시간 30분 무료로 해드렸어요”라고 한 게 큰 오해를 불러일으켰나 봅니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1시간 30분까지만 무료이고 그 시간이 넘으면 요금을 내셔야 합니다”라고 말해야 했겠지요. 그게 제 실수였다고 봅니다. 다만, 주차 요금 정산 체계라는 게 입차부터 출차까지 시간을 재는 거고 영업장에 따라 1~3시간 치 요금을 면제해주고 더 머문 시간만큼 내는 게 당연하기 때문에… 차 끌고 다니면서 주차장 밥 먹듯이 이용하시는 분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제가 주차권을 적용해 준 시점부터 1시간 30분을 재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였고, 전 저희 상가의 주차요금 정산 방식이 입차부터 출차까지라고 거듭 설명드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서로 의사소통에 오해가 있었더라도 다시 설명을 드렸을 때 ‘그런 것이냐’ 하고 요금 내고 가면 되는데 끝까지 눈을 희번뜩이며 절 향해 소리만 지르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시위였죠. 그러니까 ‘난 주차 요금 공짜인 줄 알고 기분이 좋았는데 삼천 원을 더 내라고 하니까 기분이 나빠. 내가 공짜라고 믿게 한 건 너니까 네가 책임져’라는 겁니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라고 계속 소리지르는 이유가 그거 아니면 뭐겠어요? 네가 말을 잘못했고, 난 좋다가 말았고, 그래서 기분이 나쁘니까 난 이 돈 못 내, 이거지요.
결국, 어머니가 그 아주머니 손에 현금 삼천 원 쥐여줘서 보내고 끝냈습니다. 고구마 엔딩이라 좀 그렇네요.
그 외에 자잘한 진상은 일상이고요. 식당 운영하시는 분들이라면 다 아실 만한 그런 진상은 항상 겪습니다. 전에는 어떤 할아버지가 오셔서 당당히 무전취식하고, 돈 받아내려는 어머니한테 온갖 욕을 하기도 했어요. 더 웃긴 건 본인이 경찰에 식당 주인이 자기를 때리고 돈을 뺏으려 한다고 허위 신고를 하는 겁니다. 막상 경찰이 출동하여 상황 파악한 뒤 품에 있는 돈 받아다 어머니한테 주실 땐 찍 소리도 못하고 가만히 있더라고요.
부모님 고생하시는 거 보면서 저 같은 유리 멘탈은 절대 내 가게 못 하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