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글을 처음쓰는거라 두서가 없더라도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12년째 사출금형설계를 해오고 있습니다.
8년차까지 금형회사에서 근무를 했고 독립한지 4년째 됐네요.
전문대 관련학과를 졸업했지만, 금형이 하나의 과목정도고 본인이 공부에 별 관심이 없는 상태여서
금형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는 상태로 취업을 하게되었습니다.(전문대.. 특히 이공계쪽이라 그런지 교수추천으로 어렵지 않게 취업하였음)
첫출근 당시 본인의 수준을 파악한 팀에서는 일을 시키지 않고
3일정도 회사에서 자주쓰는 부품과 원리,공정 프로세스에 대해서 공부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사수가 설계중일때 옆에서 설계하는걸 보면서 공부하게끔 시켰습니다.
입사 일주일쯤 지난 시점에 처음으로 설계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굉장히 쉬운 금형이었습니다.
첫 설계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하는도중에 일정을 못맞출것 같다면서 다른선배가 중간에 진행하게 되었죠..
그리고 한달여쯤 시간이 지나고 부터 업무가 손에 익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있던 회사가 삼성전자 1차 하청이었고, 삼성전자 측은 성수기 비수기가 있습니다.
연말 라스베가스에서 전자제품 쇼가 있는데 그 시기에 맞춰서(7~12월 개발기간) 거의 매일 22~24시까지 일하고
24시부터 02시까지 남아서 개별공부(이건 당시 팀장님 강제로… 팀장님과 할께함)
3개월정도 됐을때 너무 지치기도 했고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도저히 못해먹겠다고
퇴사하겠다고 친한 선배에게 얘기했더니.. 그 선배가 이런얘길 해줍디다.
“5년만 빡세게 배워서 이기술 가지고 독립하면 너 사장되는겨~! 너 이번에 설계한거 일주일 정도걸렸지? 그거 얼마정도일것 같아? 못해도 200은 받을걸? 그리고 일 겁나 빡세지? 그니깐 사람들 다나가지? 몇년만 있어봐 설계자 귀해서 부르는게 값이야~"
그말에 혹해서 3년 버텼습니다.. 그때쯤 또 현타가 오더군요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 그만두겠다고 말하는데.. 이게 또 무슨일?
사수가 먼저 관둔다고 얘기하네요; 주위에서 그럽니다. "야 걔 나가면 이제 그 일 할수있는건 너뿐이야! 너 내년에 진급하지?
그럼 초고속으로 팀장까지 다는겨" 그말에 또 혹해서 남게되었습니다.
물론 그 얘기처럼 진급하고 팀장도 되긴했지만..
팀장된다고 해서 일이 줄거나 하지 않죠. 일은 더 많아졌습니다.
금형설계, 신작검토, 후배양성, 수개조 진행, 표준화작업, 정부과제, 등등 일이없을땐 일을 만들어서 해야하는 그런 분위기였죠
사장님이 옛날 스타일인건지 조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업무능력?이나 성과보다는 늦게까지 회사 남아있는 사람을 좋아하셨던 같습니다. 어차피 기숙사 생활이었던지라 늦게늦게 까지 하는게 일상이었죠
5년차쯤 되니깐 영업사원이랑 둘이 국외로도 미팅을 자주 보내더군요
덕분에 해외 구경도 쏠쏠히 했네요
여기까지가 회사에서 성장과정이었구요
이제부터 이일의 장단점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모든일들이 비슷하죠? 수주를 딸려면 단납기와 가장 낮은 납품가 그러면서도 고품질을 요구하는..
여기서 단납기부터 얘기해볼께요
오늘 신작이 들어오면 이틀후 까지 검토서를 작성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회의를 하기 위해서 설계는 4일 뒤까지 완성해놓으라고 합니다.
회의후 설계를 뒤집는경우도 허다합니다.
설계DATA에서 많은 부분을 수정하는게 일인냥 막 뒤집어요
설계자들은 최대한 안 바꾸게 방어하고
언제 신작이 들어올지도 모르고 고객이 원하는 일정때문에
제 개인적이 약속은 잡을수가 없죠
심지어 추석설날 기차표 예매도 못합니다. 언제 신작이 들어올 줄 모르기 때문에 몇일부터 휴무들어간다 이런공지가
전혀 나오질 않아요. 그래서 항상 내려가는 당일날 어플 죽어라 새로고침 눌려서 누가 취소하는표 주워서 내려가곤 했습니다.
또 이런일도 비일비재합니다. 회사 전체 휴가중인데 고객사에서 전화가 옵니다. 어디냐고.. 휴가중이라고 하면 자기들 일하고있을때는 휴가가면 안된다.왜 휴가갔냐? 복귀해서 빨리 자기들꺼 처리해달라.
몇일전에 이회사 아직다니고 있는 선배에게 물어보니 요즘도 이러고 있더군요
결혼하고 1달정도 일찍퇴근했습니다. 그러다 후배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맨날 일찍퇴근하는 사람만 일찍 퇴근한다고.. 솔직히 마음의 상처를 조금 입긴했습니다. 와이프도 저의 주말출근과 예상할수 없는 휴무일에 지쳐있던지라 퇴사를 지지해 주던군요.
퇴사후 타회사로 이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른 회사도 비슷할거라고 예상했었거든요.
타회사로 이직한 동네형을 만나 고민을 나누니 형이 “독립해서 외주설계 해보지 않을래?? 나도 지금 다니는 회사 그만둘까 생각중이야” 라고 하길래 옳다쿠나 하고 바로 추진했습니다.
부사장님께 독립하겠다고 하니 “우리회사 일 받아서 해봐”라고 하시더군요
그말과 함께 일감 걱정도 없어졌겠다 바로 퇴사하고 사무실을 차렸지요
이일에 필요한건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되죠. 컴퓨터 사양이 고사양이라고는 하지만 잘 맞추면 150~160선으로 맞출수있습니다.
다만 3D프로그램과 2D프로그램 비용이 상당히 비싸죠. 물론 정품사용시에요
(3D 프로그램 2500만원 구매, 매년 200만원의 유지비용 보수비,2D 프로그램 100만원 정도)
외주설계를 시작하니 시간을 제 임의대로 쓸수있어 굉장히 좋습니다.
낮에 병원을 간다던지 다른 업무를 보고 밤에 일해도 되구요
다른곳 여행을 가더라도 노트북을 휴대해서 가면 중간중간 업무 대응도 되구요
코로나 터지고 사무실은 접고, 현재는 집에서 하고있습니다.
200일 지난 딸내미보면서 일하니깐 힘이 무럭무럭납니다.
수입도 나쁘지 않습니다. 사람들 마다 인건비 책정하는게 다르지만 보통 일당 20~30만원 사이로 책정하고 있더군요
한달 400~600정도 됩니다.
2017~2019년까지 잘 벌어먹었는데 2020년 코로나 터지고 매출이 반토막 났습니다.
저뿐아니라 많은 업계가 분명 타격을 입었겠지요.
자영업이다 보니.. 원청에서 일이 안나오면 대처할 방법이 없습니다.
올해 들어서 점점 회복세에 들고있긴한데 .. 좀더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주설계가 하청에 하청이다 보니.. 수정이 굉장히 많은 편입니다. 제품을 주는 원청부터 금형회사까지 수정이 있다보니
그부분이 조금 힘든부분이네요
혼자 하다보니 막힐때는.. 온라인으로 다른 사장님들께 아이디어 도움을 청할때도 있지만
확실히 회사다니면서 동료들과 회의하면서 해쳐나갈때 만큼은 아닌지라 이것도 단점이라 할 수있겠네요
회사다닐때 불량이나면 현장분들과 샤뱌샤바해서 잘 넘길수 있지만
외주설계는 불량이나면.. 돈물어 내라고 할까봐 조마조마합니다..
수정내용 올때마다 일일이 비용을 요구하지 않듯
불량에 대해서 일일이 비용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가끔 큰 불량이거나 어이없는 불량같은경우는
비용을 물기도 합니다..
다른 사장님중에 100만원짜리 설계했는데 800만원을 물어내는 경우도 본적이 있으니깐요
작성자인 본인도 징계용으로 설계비의 반 뱉은적있구요(불량처리 비용은 훨씬 나옴)
수주는 지인의 고객사 소개나 회사재직시 알고지내던 분들이
이직하여 연락오는 경우 현장에 종사하시던 분들이 창업하여 연락오는경우로
본인이 직접 영업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요
학교나 국비지원해주는 학원에서 많이들 배워서 오지만
현업에바로 투입되긴 힘들더군요. 입사하면 1~2달은 업무 배우는데만 시간을 쏟습니다.
회사마다 사양이나 프로세스 자체도 많이 다르구요..경력자들이 이직을해도 적응하는데도 꽤 시간이 걸리는 편인것 같아요
제가 있던 회사는 이직률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8년정도 있으면서 경력직으로 이직해오신분이 4년이상 다닌건 딱 2명봤습니다.
그나마 같은 삼성전자 하청끼리 이직하면 쉽게 녹아드는데 자동차 전문이나 의료,핸드폰쪽에서 근무하신 분들은
잘 적응하시지 못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