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면 마흔살이다.
어른들이 자주 쓰시던, 시간이 야속하단 표현을
조금은 알 것 같은 나이다.
문득, 아니 요즘 심적으로 지쳐 있어 ‘내가 가장 편안하고 안락했던 그래서 행복했던 때 ’가 언제였는지 찾기 위해 지난 날들을 복기해 보았다.
20살 군입대 후 지금까지, 눈 앞에 펼쳐진 목표, 의무 따위를 쫒느냐 확실히 편안하고 안락했던 것 같진 않다. 자극적이고 재밌었을지는 몰라도.
아마도 가장 편안하고 안락했던 순간은, 초등학생(국민학생) 무렵 경기도 변두리 아파트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주말 저녁을 보냈 때 였던 것 같다.
농촌지역에 있었던 아파트 단지인 까닭에 풀벌레, 개구리 우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 왔고,
건조했지만 따뜻했던 아파트 거실이 너무나 좋았다.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없어 다함께 보던 주말 드라마.. 드라마가 끝나면 어김 없이 시작하던 가요무대
이러한 때는 보통, 젊은 아버지는 묵묵히 티비를 보시고, 어머니는 다름질을 하셨다.
나 쇼파에 누워 편안하고 안락하게 드라마를 보다 이내 나근해져 여동생과 같이 잠자리에 들곤 했다.
사실 요즘 결혼 생활이 힘들고 지친다.. 이혼이란 단어가 목젖까지 올라오지만, 다시 한 번 참는다.
참을 수 있는 여러 이유 중 내 두 딸에게 편안하고 안락한 유년시절을 보내게 해주고 싶어서인 것 같다..
내가 추억하는 그 편안하고 안락한 유년시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