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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유머] 아우디 멧돼지 원샷 10킬의 진실
보배드림 펌입니다-------------------- 안녕하세요. 보배 형님. 누님. 친구. 동생 보배횐님들 반갑습니다. 저는 이번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아우디 원샷 10킬 당사자가 되버린 사람입니다.ㅋ(관련 기사 몇개 링크합니다.) https://m.news.nate.com/view/20191018n12883https://news.v.daum.net/v/20191018083355420?f=mhttps://news.v.daum.net/v/20191018102756550일단 이번 일을 겪으면서.. 소위 요즘 말하는 가짜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소비되는지 직접 경험하고 보니.. 전국 뉴스에 나오는, 전달되는 모든 정보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구나.. 기레기 기레기.. 하는 말들이 그저 남의 직업을 폄하하는 말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의 기자들은 팩트가 아닌 정말 얼마나 더 자극적인가, 얼마나 더 대중들의 흥미를 끌수 있는가를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구나라는 것을 모든 과정과정에서 치가 떨리게 교훈을 얻었네요. 10월 17일 사고 당일. 저는 회사 본부에서의 간담회를 마치고, 오랜만에 만난 직원들과 까페에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몇몇 리플에서 보여서 말씀드립니다만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죠.(경찰이 현장에서 음주측정도 다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이야기 하다보니 시간이 길어졌고 11시가 다되서야 자리가 파하게 되었습니다. 집이 울산인 저는 기장에서 울산으로 그 문제의 14번 국도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울산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곳은 도로 양면이 산이고,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이 주욱 이어집니다. 그래서 밤에는 정말 칠흙같은 어둠에 휩싸이고 자정엔 차도 아예 안다니는 곳이죠. 과속을 하려야 할수도 없는 곳입니다. 국도를 한참 달리던 도중 완만한 커브길이 나왔고, 그렇게 달리는 도중 정말 정말정말 갑자기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떨어지는 단 몇미터 눈앞에 시커먼 멧돼지 2~3마리 엉덩이가 보였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눈앞의 멧돼지를 치고 말았습니다. 멧돼지를 쭉 치고 나가며 핸들은 꽉 잡고 있었기에 1차선 중앙 분리대를 따라 쭈우욱 밀리면서 섰구요. 충격으로 실내 에어벡이 터져서 말그대로 순간 패닉상태가 오더군요. 멧돼지 한마리가 밑에 깔려 있는것 같았습니다. 꿈틀꿈틀대는 것이 느껴지고 실내는 매케한 화약연기로 가득차서 정말 어떻게 할수가 없더라구요. 너무 무섭고 끔찍해서 한참을 그대로 앉아있었습니다. 수십초 후 차밑의 움직임이 잦아들고, 정신을 차릴떄쯤 제 옆 2차선을 지나던 차들이 연속해서 또 퉁 퉁 하며 남은 멧돼지들을 치더군요. 그때 제 기억에 흰색 포터가 몇마리를 쳐서 갓길에 비상깜빡이를 키면서 섰구요. 또 얼마후엔 어두은 색의 그랜져였나 소나타였나 하는 차가 또 다른 멧돼지를 친 후 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 운전자분꼐서 내려서 한참 차를 살펴 보셨습니다. 아마 무리가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러는 와중에 전 보험사에 전화를 했고 도대체 위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한참 이야기 하는 도중에 그 포터와 세단 차주분은 얼마 후 그냥 그 현장을 떠나버리시더라구요. 전 에어백도 터지고 멧돼지가 바퀴에 깔려 있어 움직일 엄두도 못낸 체 혼자 남게 됬고 주변에 멧돼지들이 너무 많은것 같은 무서움에 차안에 앉아 비상깜빡이를 켜고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잠시후 보험사, 경찰, 구급차 등이 와서 자리를 수습하기 시작했고 1차선, 2차선에 널부러 져 있는 멧돼지 시체들을 갓길로 수습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분이 오셔서 음주측정 및 블랙박스 에서 칩을 빼서 현장에서 바로 가져가셨구요. 한참을 보험사 직원과 의논 후 경찰차를 타고 경찰서로 갔습니다. 가니 이미 다른 경찰직원분이 한참 제 블박을 확인하고 계시더군요. 모든분이 궁금해 하시겠지만 아쉽게도 충돌 순간의 동영상은 녹화떄의 충격으로 녹화가 되어있지 않고 충돌 직전 보통 주행 영상과 사고 직후 제가 신음하는 영상만 녹화가 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칩을 돌려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경찰서에 직접 확인하셔도 좋습니다.) 다음날 전 아침 반차를 내고 사태 수습을 위해 씻고 나오니 친구한테서 메세지가 오더군요 너 메스컴 탔다고..10마리 쳤다고 기사 났다고 ㅋㅋㅋ 황당했습니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보니 지역 뉴스더라구요. 황당했지만 뭐 그럴수도 있지..하고 웃어 넘겼습니다. 그런데 집을 나가려는데 다른 친구가 그러더군요. 다음 네이버 메인에 아우디 1대가 멧돼지 10마리를 쳤다고 ㅋㅋㅋ 머지 싶어서 나 맞나? 하고 기사를 한참 읽어보니 저 맞더군요.. 댓글 읽어보니 가관이었습니다. 뭐.. 상줘야한다 그런 우스갯 글, 차주 걱정하는 글도 있지만, 과속했니 술마셨니, 일부러 밟아 죽인 싸이코패스라니..ㅋㅋ 또라이니.. 다음엔 너도 멧돼지로 태어나라.. 10마리 칠 정도면 면허 반납해라.(37살이지만 그 전까지 무사고입니다.ㅎ) 황당해서 한참을 서서 댓글을 읽다가 짐도 뺄 겸 일단 차를 세워놓은 아우디 서비스 센터로 와이프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가는도중 경찰서에서 전화가 옵니다. 여기 기자님이 인터뷰좀 하고 싶어하는데 가능한지? 거절했습니다. 무슨 멧돼지 친게 인터뷰 할 정도인가.. 또 전화 오더군요. 한번 더 물어봐 달라고 했다고 또 거절했습니다. 그렇게 뭔가 이상하다..라고 생각하면서 센터로 이동했습니다. 그때 또 깜짝 놀랐습니다. mbc에서 어떻게 알고 카메라를 차앞에 들이대고 기자가 차를 가르키면서 촬영하고 있더군요. 또다시 멘붕이 왔습니다. 이거 정말 내가 무슨 큰일을 저질렀나? 내가 사람을 치고 도망갔나? 차에서 내려 왜 찍으시냐고 물어봤습니다. 무슨 큰일난거냐고. 대답은 하지 않고 차주분이시냐고 묻더군요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미 팩트 체크도 하지 않고 기사는 싸질러 놓고 제가 무슨말을 해도 그냥 그대로 기사를 낼 것 같았거든요. 대답을 하지 않으니 엄청 고압적인 태도로 카메라를 들이대더군요.. 위축되었어요. 죄짓고 살아오지 않고 살아왔는데.. 카메라에 기자가 마이크 들이대고 차주냐고 물으니 겁이 났습니다. 그렇게 안되겠다 싶어 자리를 잠시 떴다가 오니 이번엔 sbs... 너무 화가 나서 카메라를 든 분께 말했습니다. 왜 찍으시냐고? 역시나 차주분이세요? 그러면서 기자가 녹음기 들이대고 묻더군요.. 도대체 이런 정보는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습니다. 개인정보를 누가 도대체 알려줘서 왔는지 따졌습니다. 그러니 '멧돼지를 쳤다고 들었다. 그럼 아우디 서비스 센터로 갈거 아니냐 와보니까 부서진 차가 이거 하나다. 그러니 이게 맞을거니까 찍는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ㅋㅋ 확신에 차서 차주도 없는사이 다 찍어놓고 한다는 소리가..ㅋ 흥신소 수준도 그정도면 정말 상급이겠네요. 더 황당한 건.. 제가 너무 화가나서 카메라 찍으시는 분 명함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그냥 차에 가버리더군요. 따라가서 명함 내놓으라고 헀습니다. 그러니 명함 주면서 당신도 내놔..라고 하더군요. 줄 필요가 없을것 같아서 돌아서려는 찰나 갑자기 옷을 거칠게 잡아당기며 내놓으라고!! 하면서 저를 막아서기 시작했습니다. 가려는 저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갑자기 야 경찰불러! 라고 하더군요... 순간 뭐지?? 했습니다. 경찰?? 왜? 지금 뭐하는거지? 내가 지금 도망가는건가? 왜이러시냐고 말하고 놓으라고 하니..그럼 자기 명함 다시 내놓으랍니다. 하아..ㅋ 그렇게 실랑이가 길어지면 안될것 같았습니다. 회사도 복귀해야 하고, 혹시나 경찰서에 같이 가자고 하는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에 명함을 돌려주니 제 몸을 안은 팔을 풀어줬고 경찰도 다시 돌아가고 그렇게 전 돌아왔습니다. 다시 회사로 돌아와 일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와이프한테 전화가 옵니다. 아까 그 방송사에서 제가 카메라 맨이랑 실랑이 하는 도중에 sbs 여 기자분이 제가 타고 온 와이프 차에 전화번호를 사진으로 찍어 와이프한테 전화를 한겁니다..ㅋ 블랙박스 달라고...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고난지 12시간도 안되서 정신없는 사람한테도 모자라 와이프한테까지 전화해서 블박 내놓으라 어떻게 된거냐...ㅋ 기본적인 팩트 체크도 없이.. 기사는 먼저 내놓고..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물불안가리고 달려드는 기자라니... 너무 질려버리더군요. 그런데 일개 개인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더군요. 일은 계속 해야하고.. 암튼 그렇게... 저녁에 전국에 방송이 나가는걸 봤습니다. ㅋㅋ sbs mbc ytn..등등 ㅋㅋ 아..기사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이렇게 만들어야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이슈가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특히 모 s..방송은 말도 안되는 애니메이션 까지 만들어 현장설명 ㅋㅋ,..진짜 황당...ㅋㅋㅋㅋ 그렇게 전 10마리를 원샷 스크라이크 한 살돼마가 되었씁니다. 하루이틀이면 잊혀질 가쉽거리에 불과하지만. 수십년간 몸 담아온 보배에는 진실을 말씀드리고 싶어 긴 글 남깁니다. 3줄 요약.1. 아우디 차주는 2~3마리의 멧돼지를 쳤다.2. 자극적인 기사를 위해서 10마리르 쳤다고 구라 기사가 나갔다.3. 가짜뉴스 아웃. 기자 코스프레 아웃. 저도 뉴스보고 어떻게 승용차로 원샷10킬이 가능하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기사에도 이런게 있다는게 놀라울 따름이네요정말 기레기들 수준은 깜짝 놀랄정도네요
하루스작성일 2019-10-20추천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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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일기장] 두가지 인생 - 80
Channel 1. 로키 리겔의 도발은 매우 지저분하고 저열했지만...... 그런 만큼 효과는 확실했다. 얼굴에 가래침을 뒤집어쓴 파시스트 놈은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는지 몇 초간은 멍하니 얼을 타다가, 모든 상황판단이 끝난 뒤에는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에게 욕설을 쏟아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이 모든건, 우리가 정말로 원하던 바였다. 도발, 공격, 그리고 피해자 코스프레...... 주설이 계획했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했던 조건들 대부분이 충족되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아니 애초에 조건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변수 하나가 툭 튀어나와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그 얄미운 검은 말이 무엇인고 하면...... “이익!” 저놈의 주먹이 너무 느리다는 것이었다. 아니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합의가 될 정도로 느리다고 한다면 모르는 척 하고 맞아주기라도 하겠는데, 이건 뭐 달팽이도 한 수 접어줘야 할 정도로 형편없기 그지없었다. 이런 주먹에 맞기라도 한다면...... 크로스라는 스펙이 엉엉 울 뿐 만 아니라, 맞는 걸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거 완전히 자해 공갈단 아니야?’라는 뜻하지 않은 오해를 할 가능성까지 생길 것 같았다. “아따, 뭔 주먹이 저렇게 느리요? 그래가지고 어디 라스알하게 넘덜 멱살이라도 잡겄소?” 이 대목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주설의 판단력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었다. 만약 녀석이 우기다시피 해서 내게 리겔을 붙이지 않았더라면, 나는 ‘저 느려터진 주먹을 어떤 식으로 맞아야 하는가.’를 두고 소모적인 고민을 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리겔은 같은 고민을 두고도 녀석다운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아냈다. 녀석은 저 느려터진 파시스트 뿐 만 아니라, 그와 생각을 함께하던 다른 극우집단에게도 훌륭하게 도발을 해댔다. 녀석은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그들의 면전에 대고 가운뎃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대적하는 자가 너무 허접스럽다면, 적을 늘리면 된다.’는 것이 그의 해결책이었던 것이다. 그의 어그로 덕분에, 우리는 대략 스무명 가까운 이들에게 완전히 둘러 쌓였다. 그래 이쯤이면 우리가 몇 대 두들겨 팬다고 하더라도 정당방위였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겨먹을 생각은 말고, 적당히 뚜드러 맞어...... 우억!” 리겔은 내 귀에 대고 속삭이다가, PBRC 회원의 주먹에 얼굴을 얻어맞고는 비명을 질렀다. 이내 녀석에게 뭇매가 날아들었다. 나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맥락의 공격에 녀석이 얻어맞은 것이 황당해서 그를 쳐다보았지만, 녀석은 얻어맞는 와중에 내게 입을 뻐끔거렸다. 입모양을 보니 ‘연기야 연기’라는 것 같았다. 이제 나도 함께 얻어맞을 분위기이기도 하여, 나는 나를 둘러싼 PBRC 회원들을 살펴봤다. 일단 간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그들의 공격을 받아내 보았지만...... 허 참...... 내가 생각하는 ‘공격’이라는 개념의 허들이 너무 높았던 걸까? 얻어맞기에는 녀석들의 공격은 너무나도 설득력이 없었다. 공격하는 패턴들이 하품 나도록 단순했을 뿐 만 아니라, 그 뻔한 패턴마저도 그들의 어께는 ‘나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때릴 거야.’라고 광고하듯이 튀어나와 있었다. 음..... 이거 리겔에게는 좀 미안한 생각이 드는구먼, 나름 연기에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란 놈은 액션 연기 쪽은 영 아닌 모양이었다.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동안, 리겔을 성실하다 싶을 정도로 열심히 두들겨 맞고 있었다. 거기에 아예 컨셉까지 마련한 모양이었는지 연신 그들을 향해 꽥꽥 소리를 질러댔다. “절대로 말 못헌다!”“뭐?”“절대로 안 분다고!”“묻지도 않았어 이 새끼야!” 묻지도 않았는데 연신 말 못한다고 소리를 질러대니, 그들도 황당했던 모양이었다. 개중에 한 명이 조금은 장단을 맞춰주려고 했는지 그에게 의사소통을 시도했다...... 이렇게 말이다. “묻지도 않았는데 뭘 안 분다고 하는 거냐?”“그럼 하나만 물어봐봐.”“그래 뭘 물어볼까?”“절대로 말 못헌다!”“이 새끼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개그만화에서 봤던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모습에 소름을 느끼며 나는 녀석에게 ‘이 무슨 개같은 연기야?’라고 퉁을 놓았다. 그게...... 실수 였던 걸까? 녀석은 얻어맞다말고 벌떡 일어서더니, 자신을 두들겨 패던 PBRC의 발을 움켜잡았다. 그는 자신의 발을 빼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다가...... 리겔의 주먹에 힘이 싣리자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리겔은 뜻밖의 반전에 사람들이 움찔하는 사이에 내게 다가오더니, 내 배를 강하게 후려쳤다. “야이 씨..... 난 왜 때리냐?”“너만 멋지게 보이는게 꼴뵈기 싫어서 그런디?”“그럼 너도 그렇게 하면 되잖아.”“대본 안 읽냐? 니 처럼 해불믄 연극이 되겄냐고.” “그래 그건 인정하고...... 어쨌거나 너 이제 한 대 남은 거 알지?”“아닌디? 두 대 남았는디?”“뭐라는 거야? 아까 니 밟던 놈 발 으스러뜨렸잖아.”“고것은 때린 게 아니라, 씨게 움켜잡은 것이여.”“이러니...... 양아치 소리나 듣고 있지.”“뭐래냐? 사람 목숨으로 갔다가 장사나 허는 것이......”“손들어! 블라우 브룩 경시청이다!” 우리의 티격거림이 더 치졸해지기 전에 수비대가 우리가 있던 현장을 덮쳤고, 그들은 PBRC의 참가자들을 체포했다. 리겔은 그 특유의 인상 탓에 처음에는 그들의 손에 수갑이 채워졌지만, 시기적절하게 주설이 나선 덕분에 체포되는 것은 면했다. 수비대원은 그의 손에 들린 수갑을 풀어주며 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리겔은 괜찮다면서 잠깐 자신을 일으켜줄 수 있냐고 물었다. 리겔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그에게 ‘무엇을 물어주랴?’라고 했던 PBRC 참가자에게 다가가, 녀석의 뺨을 두 번 후려갈겼다. “요거로 쌤쌤 치자잉?” Channel 2. 아이리스 로키군과 리겔의 연기, 그리고 주설씨가 섭외해왔던 라스알하게계 라스알게티 시민의 신고 덕분에 시기적절하게 수비대들이 블라우 브룩으로 들이닥쳤고, PBRC 회원들의 상당수가 그들의 손에 체포되었습니다. “신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블라우 브룩 경시청의 알 샤인 형사라고 합니다. 여기 대표분이......” 그는 리겔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리겔은 턱으로 주설씨를 가리켰고, 주설씨가 그의 손을 맞잡았어요. “반가워유. 지는 The Cloud의 주설이라고 헙니다.” 주설씨는 그의 손을 잡으며 득의연한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알 샤인 형사는...... 주설씨가 ‘빨대’로 활용하기엔 적절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거든요. 수비대라는 직책도 직책이지만...... 이름을 미루어 보아 프로하기온계 일 테지요. 그렇다면 그 역시도 남의집살이를 하는 처지이니 만큼...... ‘필그림’들에게 동정적인 태도를 보일 게 분명했습니다. “The Cloud요? 어떤 일을 하시는지......”“무역회사에유. 대륙 여그저그서 물건 띠어다가 팔고 그러쥬.”“아아 그렇군요. 그나저나 시국이 참 어렵겠습니다. 최근에 라스알게티에서 반란이 일어나서 많이 힘드실 텐데. 힘내십쇼. 반란이 진압되면, 저런 극우 단체야 자연스럽게 사라지겠죠 뭐.”“덕담 감사합니다.”“하하, 객식구들끼리 서로 응원하며 사는 거죠 뭘. 그럼 앞으로도 어려운 일 있으면, 블라우 브룩 경시청에서 저를 찾아주십시오.” 그녀에겐 덕담이 될 수 없는 덕담을 남기곤, 그는 PBRC 회원을 압송하는 다른 수비대원들과 함께 블라우 브룩을 떠났습니다. “스타일 괜찮은데?”“저런 범생이 같은 것이 괜찮다고?” 리겔이 주설씨의 말에 퉁을 놓자, 그녀는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라는 얼굴로 손가락을 저었습니다. “얼굴만 봤구나? 팔뚝에 핏줄 돋은 거 못 봤어? 완전 섹시하던데.” 주설씨는 동의를 구하려는 듯이 저를 바라봤고, 저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제 반응에 리겔 뿐 만 아니라 로키군의 얼굴도 데쳐지는 시금치 마냥 팍 구겨졌어요. “여자들이란.”“어쨌거나, 잘해줘서 나쁠 건 없는 사람이여. 잘만 구슬리면...... 우리 쪽에 좋은 빨대가 되 줄 게 분명하잖어?”“어쨌건, 잘해줘서 나쁠 건 없겄제. 잘만 구슬리믄...... 아야! 왜 때리는거여?”“넌 그런 게 재수가 없어.” 리겔이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주설씨의 말을 따라하다가 그녀에게 등짝을 얻어맞고는 눈물이 핑 돌아 그녀에게 소리쳤지만, 주설씨는 냉정하게 그의 말을 딱 잘라버렸습니다. “로키군은 저런거 따라하지 마요.”“왜? 재미있지 않나?”“저게요? 전혀요!” 제 반응이 조금 신경질적이었는지 로키군은 저를 뜨악하게 쳐다보았지만, 그렇다고 사과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늘 잘해줄 수는 없잖아요. 안되는건 안된다고 딱 잘라서 말을 해줘야지...... “근디 주사장......”“아 예. 신고해주셔서 고마워유.”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서 있던 운터브룩의 장로들이 그녀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건넸고, 주설씨는 그들에게 고개숙여 감사의 말로 되돌려주었습니다. “고맙기는 뭘...... 동포덜 간에 그런것도 못 하면 안되제. 그나저나 쪼깐 걱정이구먼, 저것들이 하루는 저렇게 잡혀가도 담날이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활개를 쳐버리더라고.”“걱정 말어유. 현장에서 잡혔으니께 나올라믄 한참 걸리겄쥬.”“쟈덜이 고렇게 만만한 넘덜이 아녀...... 우덜이라고 쟈덜이 패악질 부릴 때 신고 안혀봤겄는가. 어휴...... 본국에서는 무슨 부귀를 누린다구 반기를 들어가지구......” 장로들의 한숨에....... 그녀는 울컥해서 뭐라고 쏘아붙이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그도 그럴 밖에요. 처한 입장이 다르니, 의견이 다른 것은 당연할 거에요. 그녀에게 라스알게티는 극복해야할 대상이겠지만, 운터브룩의 라스알하게 인들에게 있어서 라스알게티는 살아가야할 삶의 터전이 되어버린걸요. 입장은 달라도, 동포는 동포니까라고 주설씨는 스스로에게 되네었을 테죠. “그나저나 전번에 운터브룩을 가보니께 다들 팍팍하게 살던디. 워째유 사는 것이?”“죽지 못혀서 사는 거지 뭐....... 반란 전에야 다덜 어떻게든 취직이라두 혀서 입에 풀칠이라도 혔다마는, 인자는 엔간한 아덜은 죄다 짤렸다지 아마?”“.......”“그래두 이 어려운 시국에 주사장이라두 일어나니께 다행이구먼. 여그가 텃세가 심허긴 혀두, 어느정도 기회는 있는 곳이니께...... 맘만 독하게 묵으면 얼마든지 성공할거유.”“음...... 그러믄 말이어유. 지랑 일 한 번 혀보겄어유?”“일자리 맹글어 주겄다는데 마다할 멍청이가 있겄는가? 우덜두 주사장헌티 힘 싣어줄라구 여그 왔으니께,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허면 말허슈.”“잉 감사혀유. 당간에 사업 아이템 하나 뽑으면 말씀 드릴라니까. 꼭 좀 도와주셔유.” Channel 1. 로키 1624년 7월 25일 나와 리겔의 활약 덕분에 PBRC의 상당수는 체포됐고, 그중에서 리더격을 차지하는 몇몇은 구속까지 되었다고 한다. 일전에 우리와 면식을 텄던 알 샤인이라는 자는 우리에게 이 소식을 전하면서 ‘최장 6개월 동안은 안심하셔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요 며칠사이 나와 답답이는 The Cloud를 지키고, 주설과 리겔이 운터브룩을 바쁘게 오가는 일상이 반복됐다. 나와 답답이는 아무래도 그곳에 다시 발걸음을 하기엔 불편하지...... 사정을 들은 주설은 어차피 PBRC놈들도 없겠다. 일은 자신과 리겔이 알아서 하겠노라고 했다. 그녀는 운터브룩에 사는 라스알하게계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업에 대한 구상을 나누었다. The Cloud가 있는데 무슨 사업 구상이냐고? 저번 장로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는 느끼는 바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역만리 타지에서 부평초처럼 떠도는 자신의 동포들을 가만히 놔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래서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새로운 사업을 하나 더 시작하기로 했다. 그녀는 라스알하게계 주민들이 고통을 받는 데는, 그들이 이 도시에서 철저하게 ‘을’의 입장이라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자신의 사업체를 가지지 못했고, 교육 수준까지 낮아 블루칼라의 일 외에는 딱히 취직자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업무 특성상...... 종사자가 소모품 취급을 받게 마련이지. 그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숙고의 결과, 그녀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정했다. 그건 백화점 사업이었다. 클라허 타히에서 보았던 사업 형태인데, 큰 건물에 여러 개의 작은 점포들을 입점 시켜서 장사를 하는 것이다. 시장과 비슷하긴 하지만...... 인테리어가 화려하고, 이른바 ‘검증된’ 업체들을 입점시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특히, 많은 가게들을 입점하기 위해 건물의 형태는 이전의 것과는 달리 크고 높았다. 클라허 타히에서는 이런 마천루가 그들의 자부심이었다. 그렇다면, 운터브룩에도 자부심이 될 만한 마천루를 만든다면...... 그들도 분명 점점 더 나은 처우를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사업 아이템을 정했지만 문제가 없는건 아니다...... 바로 돈이지. 그녀가 프로하기온에 적재해 놓은 도자기와 비단 등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비단쪼가리와 도자기 몇 개로는 백화점을 짓는 건 꿈도 못꾸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수로 백화점을 지을 거냐고? 그래서 지금 우리는...... “다들 잘 챙겨 입었냐?”“오매! 오매! 오매..... 징허게 찡기는디? 요러게 입는게 맞는 것이냐?” 리겔은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로 내게 자신의 옷을 선보였다. 그 꼬락서니를 보니 허파에 들숨과 날숨이 불규칙하게 돌았다. 옷을 빌릴 때 세탁소 주인이 난감해 하면서 ‘이게 제일 큰 사이즈인데.....’라고 하긴 했지만, 그걸로도 녀석의 거대한 육신을 틀어막기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었다. 리겔은 자신의 사타구니쪽이 불편한지, 엉거주춤하게 그것을 움켜잡고 있었고, 혹여나 찢어질까 숨 쉬는 것 마저도 조심스러워 했다. “맞기는 한데......”“오매 씨벌...... 아주 그냥 죽여라 그냥.”“다 입었어...... 큭! 푸하핫! 저게 뭐야!” 문을 열고 들어온 답답이는 리겔의 모습에 더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리겔은 답답이의 그 작태에 호통을 치려고 했지만, 숨을 마음껏 들이쉬지도 못하는 상황에, 결국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왜 이리 시끄러워유.”“아따 주사장, 요거는 좀 아닌거 같은디, 큰 거 더 없소?”“음....... 확실히 이대로 입고가믄....... 비웃음밖에 안 살 것 같네. 일단 벗어봐봐. 니는 안되겄어.”“뭐여? 그럼 나는 안가도 되는거여?”“그럴 리가 있나...... 옷 맞춰 가야제.” 주설의 말에 리겔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답답이는 주설의 말에 ‘응? 진짜로요?’라는 얼구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 와중에 리겔이 그녀에게 ‘니는 헌 옷 핏이 맞아서 참 좋겄다?’라며 깨알같이 놀려댄 것은 덤이었다. “좋아할 거 없어...... 다음 달 니 월급에서 깔건디 뭐.”“......” Channel 2. 아이리스 1624년 7월 25일 지금 저희는...... 모처럼만에 클라허 타히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클라허 타히가 다 니꺼냐?’ 라고 악의적인 질문이 날아올 수가 있으니,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할게요. 저희는 지금 클라허 타히에 소재하고 있는 로스차일드 타워 앞에 와 있습니다. 라스알게티, 아니 그걸 넘어서 대륙 전체의 부가 모여드는 곳이니 만큼, 이곳은 다시와도 머리가 어질어질해질 정도로 높은 마천루들이 즐비해있었어요.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로스차일드 타워가 있는 테헤란 스트리트에는 지금 축제 분위기이에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오늘은 로스차일드가에서 스폰서를 맡은 파티가 열린다고 합니다. 대륙 최고의 금권가가 스폰서를 맺은 덕분에, 이곳에는 그동안 신문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각종 유력인사들이 대거 모여들었어요. 저기 봐봐요. 라스알게티 시장에, 상원의장들과 같은 정치계 거물들이에요, “엄청난데요?”“.......”“뭐라고 말 좀 해봐요 로키군.”“지금 엄청나게 놀라는 중이다.” 이 목석같은 사람도 놀라움을 느낀다는 것에...... 놀랍다기 보다는 뼈가 저리게 수긍이 되는게 참 아이러니하네요. “왐마, 저 가시내 보이냐? 낯짝이 제법 반반 허구마잉.”“음..... 저건 그냥 여자가 아니라, 크노스페잖아. 프랭크먼 크노스페.”“어..... 음..... 그니까. 그 뭐냐.....”“백야행에서 주인공 역할을 했었지.”“어 그래...... 그러니까 지금 저게 그 양반이라 이거여?” 리겔도 놀라워했지만, 그걸 설명하는 제 입장에서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에요. 세상에 프랭크먼 크노스페를 여기서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정신 바짝 채려유. 여그서 쫄리지 말라구 옷도 까리하게 맞춘거니께.” 주설씨는 우리에게 단도리를 단단히 하고 앞장서서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습니다. 제가 이곳에 산지 23년이 다 되가는데 이런 곳에 오리라고는 상상조차도 못했어요. 그리고 놀랍고 어리둥절한 한편으론..... 간절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리 사업상이라지만...... 이런 곳은 저랑 정말 안 어울린다구요.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사업을 위한 것이었어요. 백화점 사업을 하기에는 우리 ‘삼민상단’은 자본도, 정치적인 뒷배도 모두 부족하니까요. 프로하기온에서 보았지만, 하나의 사업을 일으키긴 위해선, 자본도 자본이고, 공무원도 구워삶아야 하며, 유력인사와 얼굴을 트는게 중요해요. 프로하기온에서야 주설씨의 입담으로 어찌어찌 해냈지만, 지금 이곳 왕도는...... 개인의 기량만으로 커버가 될 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때마침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모이게 되었어요. 그걸 주설씨가 놓칠 리가 없잖아요? 어떻게 기회를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설씨는 이곳 파티장에 초대를 받게 되었고, 그 덕분에 우리까지 이런 억지춘향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하아..... 걱정이에요. 주설씨는 꿀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지만......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왕도에서 내노라는 사람들이 모인 이곳에서 아무런 배경도 없는 저희가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신분증을 제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입구에서는 수비대원들이 신분증을 검사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행사가 행사이니만큼, 왕도에서도 신경을 써준 모양이에요. 아, 저기 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알 샤인씨에요. 아마 이곳의 행사를 지원해주기 위해서 파견을 온 모양입니다. 범죄자를 잡는 형사가 이곳에서 경비를 선다는 것이 어색하긴 하지만, 그는 그닥 개의치 않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그에게 신분증을 내밀었고, 형식적인 절차가 끝난 뒤에 우리를 들여보내주었습니다. 주설씨는 그에게 고맙다며 말했지만...... 알 샤인씨는 머뭇거리며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어요. 이제..... 진짜 시작입니다. Channel 1. 로키 이곳 파티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이솝 이야기의 ‘까마귀의 깃털’이라는 이야기 한 토막을 떠올렸었다. 평소에 공작의 화려한 깃털을 동경했던 까마귀는 어느 날 숲에 떨어진 공작의 깃털을 발견하고 자신의 몸에 꽂아보았다. 그 모습이 괜찮다고 생각했는지 까마귀는 숲을 뒤져 다른 새들의 깃털까지 자신의 몸에 꽂아 화려하게 자신을 꾸몄다. 그 모습에 도취된 까마귀는 다른 새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자신의 깃털을 자랑했지만, 다른 새들은 ‘이 깃털은 내 것이잖아!’ 라면서 까마귀에 꽂혀있던 깃털들을 모조리 뽑아갔고...... 결국 까마귀는 꼴사나운 모습으로 그 무리에서 도망쳐 나왔다는 내용이다. 지금 우리 ‘필그림’들의 행태가, 까마귀의 그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지독하게 멸시받고 쫓겨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파티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든 걱정이었다. 우리는 까마귀들이었을지언정, 파티장의 사람들은 새들이 아니었다. 나의 이런 걱정들이 뒤통수가 간질간질해지도록, 그들은 우리의 의복에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레이디, 한 곡 추시겠습니까?”“아하하! 감사합니다만...... 제가 좀......” 답답이는 뭇 남자들에게 둘러쌓여 춤을 출 것을 제안 받았고, 답답이는 그것들을 거절하느라 무던히 진땀을 빼야만 했다. 나는 그 모습들을 보면서 탁자의 샴페인 잔을 비웠다. 주설 또한 내 옆에서 샴페인을 마셨다. “어허 이거 참. 한 명 씩들 오시오 한 명 씩들!” 리겔은 여러 여자들에게 둘러쌓인 채 호탕하게 웃어젖히고 있었다. 여리여리한 체구의 왕도 남자들과는 달리, 우락부락한 그의 몸은 여러 여자들에게 여러 가지 의미로 호기심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그녀들은 그의 팔뚝을 만져보며 탄성을 질렀고, 기회가 닿으면 그의 가슴팍에 자신의 얼굴을 묻어보고 싶어 안달이 났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샴페인을 잔을 비웠다. 주설 또한 내 옆에서 샴페인을 마셨다. “저렇게 입혀놓으니 스타일이 꽤 좋은디......? 담부터 교섭을 할 때는 아이리스씨를 저런 식으로 입혀놓고 다니면...... 될 것 같어.”“응 그래.” 우리 둘은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나가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애초에 대화의 주제 자체가 지속적인 성격을 가지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이 침묵을 덮어버리기 위해, 무의미한 소음을 난사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말은 안했지만....... 서로의 생각은 잘 알고 있었다. ‘왜 쟤들이 잘 나갈 동안, 우리는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지?’라는 자괴감 섞인 질문이 우리의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물론 내게 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건 몹시 어색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행들이 주목을 받는 동안, 이렇게 찬밥 취급을 받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하다못해 주설 녀석이 사업에 대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이 정도의 기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근데 이 녀석은...... 정작 멍석이 깔리니까 아무것도 못하고 있느냔 말이다. “잘 즐기고 있는가?” 이런 우리 둘의 생각을 알 리가 없는 리겔놈은 여러 여자들을 대동하고 우리 앞에 걸어왔다. 녀석의 얼굴은...... 주먹을 한 대 꽂아주고 싶을 정도로 자신만만해 보였다. “아무리 즐겨도 너만 하겠냐?”“옴마? 뭔 말을 그라게 껄적지근하게 허냐. 좋은 날인디 겁나게 못 놀고 있는 동료가 걱정 되가꼬 말 한번 걸어줬구만. 아 맞다. 인사들 허씨요. 아까 말 혔제? 우리 보스여.”“어머,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리겔의 팔을 안고 있던 여자들은 주설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그건 겉치레였을 뿐, 그녀들의 눈은 주설을 위 아래로 훑어보기 바빴다. 주설도 그런걸 느꼈던 걸까? 오히려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리겔을 올려다봤다. “팔자 폈네잉?”“팔자가 피기는,...... 나가 원체 스타일이 좋아야 말이제라. 주사장은 여적꺼정 그것도 몰랐소?”“......”“암튼, 나넌 여그 아가씨덜 허구 서로에 대해서.... 좀 더 거시기허는 시간을 가질라니께, 일 있으면 불르씨요. 안 불르면 더 좋고!” 그런 거들먹거리는 말을 남긴채 리겔은 아가씨들을 데리고 가버렸다. 그 모습을 보노라니 드는 생각이...... “저거...... 저번일을 담아둔거 맞지?”“그런거 같은디? ......생각보다 쫌생이였구먼.”“술이나 한 잔 더 하자고.” 이럴 때 우리에게 손을 네미는건 술잔 뿐이구나 라는 착잡한 생각을 하며, 술잔에 손을 뻗으려는데...... 으응? 내가 조금 무리했었나? 술잔이 저절로 움직이더니 내 손으로 슥 하고 날아왔다. 이상한 노릇이군. ‘그들’에 입단하기 전에 여러 가지 적성검사를 했을 때는, 분명 ‘사이코 키네시스’에는 별다른 재능이 없다는 판별을 받았었다. 그런류의 초능력은 ‘트라우마’나, ‘욕구’가 기저에 깔려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뒤늦게나마 이런 능력을 발휘할 정도로 내가 잠재력이 높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술 맛이 제법 괜찮지요?” 고개를 들어보니, 외눈안경을 낀 노신사가 내게 잔을 건네주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사이코 키네시스는 무슨. “네..... 맛이 괜찮네요.” 노신사는 나와 주설에게 잔을 건네준 뒤에, 자신도 잔을 들어 우리와 건배를 했다. 우리는 뜻밖의 인사에 얼떨떨 하며 잔을 받았다. “오늘 귀한 손님들이 오시니까, 특별히 준비를 했습니다. 샤토 무통이라고 들어보셨죠? 거기에서 특별하게 주문했어요.”“아아...... 그렇군요.”“샤토...... 무통이면,..... 무르짐 산맥쪽에 있는 와이너리 아녀유?”“네, 맞습니다. 잘 아시네요? 거기는 대륙 최고의 와인 산지로 잘 알려져 있죠.” 돈 냄새를 맡았는지, 주설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끼어들었다. 노신사는 와인의 진가를 알아보는 그녀의 말에 신이 나서 자랑단지를 엎어버리기 시작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약간의 부끄러운 안도감에 몸을 맡겼다. “라스알게티에서 와인 맛을 아는 분을 만나니 참 반갑군요.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지는 주설이라구 헙니다.”“아..... 아! 신문에서 봤습니다. 블라우 브룩에서 고생이 많으셨죠? PBRC 그 더러운 놈들이.....”“괜잖어유...... 그래도 든든한 경호원이 둘이나 있어서 생각보단 피해가 적었쥬.”“경호원이라면......” 이 대목에선 내가 나서야 할 듯 싶어 재빠르게 고개를 숙여 그에게 인사를 했다. 노신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어께를 두드렸다. 그런데 잠깐...... 이 사람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백발이 반쯤 섞인 눈썹과, 날카로운 콧날과 턱선..... 그러면서도 사람 좋아보이는 눈매와 입가...... 강단어린 인상과, 푸근한 인상이 섞인 이 모순적인 인상의 사내를 나는 분명히 본 적이 있었다. “아아, 그렇군요. 듣자하니 자네 솜씨가 제법 좋다고 들었네. 다수 대 두 명의 상황에서도 주인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지? 그러면서도 크게 다치지도 않고 말이야. 자네들 활약으로 당분간은 PBRC놈들도 잠잠해 졌으니 우리도 덕을 좀 보았구먼 고맙네.”“칭찬 감사합니다.”“그리고 듣자하니, 새로운 사업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만, 어떤 사업을.....?”“아 그건......” 주설이 그의 질문에 설명을 하려던 차에, 노신사의 수행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에게 다가가 귀엣말을 속삭였다. 노신사는 중요한 약속이 있었는데, 깜빡 했다며, 미안한데 잠시만 기다려 줄 수 있냐고 양해를 구했다. 다시는 오지 않겠구나 하는 예감에 나도 주설도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 경험많은 노인은 우리의 생각을 알아차렸는지, 주설에게 명함을 건넸다. 그 명함에는...... “네 있다가 뵙겠습니다. 스테반 로스차일드씨.” Channel 2. 아이리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파티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레이디, 혹시 함께하는 일행분이 있으십니까?”“아, 저 그게......”“혹시, 시간이 나면 같이 한 곡 추시겠습니까?” 제법 많은 수의 남자들이 차례대로 제게 와서 춤을 출 것을 권유해댔습니다. 파티장이 처음이라 이곳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는 잘은 몰라도, 눈치를 보아하니, 남성분들은 이렇게 여성분들에게 춤을 출 것을 권하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곳 클라허 타히의 남성분들은 상당히 예의가 바른 셈이겠지요. 저에게도 와서 꼬박꼬박 예의상 춤을 추자고 권하는걸 보면 말이에요. 제가 춤을 출 수 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좋다고 할 만한 사내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다만...... 제가 그들의 실력을 받쳐줄만한 춤 솜씨가 없다는 게 문제였지요. 저는 미안한 마음을 매순간 가지면서 그분들의 권유에 사양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만 했었습니다. “어! 로키군!” 저는 로키군을 향해 알은체를 하려고 했지만, 로키군은 야속하게도 저의 시선을 피하고 술만 들이켜 댔습니다. 흐음..... 운터 브룩에서도 그렇게 술을 마시지 않던 사람이, 여기 와서는 술을 꿰짝으로 마실 기세에요. 아니 이렇게 파트너가 진땀을 빼고 있으면 와서 구해주지는 못할망정...... 이럴때는 정말 눈치라고는 발톱의 때만도 없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대체 저래서 어떻게...... 에휴, 원망은 원망이고, 제 살길은 제가 알아서 찾아야죠. 언제까지나 그의 도움만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저는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남성분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도망을 가야만 했습니다. “어이고, 아까 보니께 존나게 바빠보이드라?”“어?” 리겔이었습니다. 그는...... 오 아버님 맙소사. 한 팔에 두 명씩, 도합 네 명의 여성분들을 끼고 이곳 파티장을 누비고 있었어요. 한껏 곧추선 그의 어께며, 으스대는 태도며...... 최악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 어디 너만 하겠니.”“아까부터 너거들은 왤케 시비여?”“응?”“아녀, 부창부수라는 말이 떠올라서 그려봤다.”“아, 오빠, 이사람도 아는 사람?”“어? 어. 야는 직장동료여. 직장동료 B정도 되는 애제.” 리겔의 말에 그의 팔뚝에 안겨있던 네 여자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노라니 부아가 치밀어 올랐어요. 마음 같아서는 그의 과거를 낱낱이 드러내 이곳에서 개망신을 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저 또한 무사할 리가 없겠지요. 서로 다 죽고 보자는 식으로 모두가 폭로를 해버린다면, 우리 네 명은 당장 체포되어 콩밥을 먹어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저는 그 생각에 꾹 참고 최대한 돌려서 한마디 쏘아붙일 수 밖에 없었어요. “조심하세요. 워낙에 위험한 남자니까요.”“하하, 이 언니 되게 재미있는 사람이네. 요즘은 이런 위험한 남자가 인기라구요.”“봤제? 봤제? 봐봐. 그 뭐냐 저번에 멸치 대가리 같은 넘보다는, 나같은 쾌남이 대세랑께라?”“......윽.”“글고 이 가시내야. 기왕 이런 소리를 할꺼믄....., 아까 주사장 있는대서 했어야제, 뭣 헌다고 이리 영양가 없는 년 앞에서 칭찬을 허고 그러싸냐!”“아야! 이 오빠 참......”“뭐 이년아 뭐!”“사람들 보잖아......” 리겔이 여자 분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자, 여자 분은 심통 섞인 표정으로 리겔의 귀에 속삭였습니다. 리겔은 그녀의 말에 껄껄 웃으며 몇 번 더 엉덩이를 두드렸습니다. 세상에...... 말세가 얼마 안 남았나 봅니다. 이 모습을 본다면, ‘아드님’이 뒷목잡고 이곳에 재림하시지 않을까요? 지독하게 담배가 땡기는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파티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급사에게 담배를 부탁했습니다. 급사분은 흡연장의 위치를 알려주면서 제게...... 파이프담배를 내밀었어요. 흠...... 궐련파인 저로서는 낯설었지만, 지금 이 정신상태로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는 분명 아니었지요. 흡연장은 테라스였습니다. 그곳에서는 귀부인이며, 신사들이며 삼삼오오 모여서 끽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문앞에서 그런 풍경을 보니 멈칫할 수 밖에 없었지만,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흡연욕은 제 등을 강하게 떠밀었고, 저는 별수없이 흡연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신사분들은 제게 담뱃잎을 채워주고 불을 붙여주었습니다. 저는 그분들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한 모금을 빨아들이는데...... “우읍! 큭! 켁켁!” 으아, 정말 독하디 독했습니다. 궐련을 빨아들이듯이 연기를 빨아들였더니, 매캐한 연기가 제 기관지를 타고, 폣속으로 빨려들어갔어요. 어찌나 연기가 매콤하던지, 제 기관지며 허파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 않고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어휴..... 오른쪽과 왼쪽 가슴 모두가 얼얼한 건 난생 처음이었어요. “아이고 저런, 속 담배를 하셨나보군요. 파이프는 궐련처럼 피우시면 안 되고 겉으로만 피우셔야 합니다.”“큽! 큭! 예...... 그렇겠네요. 아이고 매워라.” 저는 이분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는 것이 너무나도 송구스러워, 고개를 푹 숙이고 파이프 담배를 빨았어요. 하..... 아무래도 궐련에 너무 익숙해서일까요? 입으로만 담배연기를 머금는 건 정말로 적응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이 연기를 그저 입속에만 머금고 있어야 한다니...... 이 얼마나 감질 나는 노릇이란 말입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이 것을 또 들이마시기라도 한다면...... 이젠 정말 눈물 콧물 다 쏟을 것 같아요. 혹시나 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려보았지만, 이곳의 어느 누구도 궐련을 피우고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어요. 별수없이 파이프 담배를 빨아보았지만, 밍숭한 맛에, 점점 약이 올랐습니다. 아 정말 누군가 제게 궐련 한 개비를 건네주기만 한다면, 전 아마 그분을 향해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지 않을까..... “저기, 궐련 한 대 피우시겠어요? 아무래도 파이프 담배는 익숙하지 않으신 것 같은데.”“아, 정말요? 와! 감사합니다!” 저를 딱하게 보던 숙녀분께서 자신의 케이스에서 필터 궐련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저는 너무나도 반가웠던 나머지, 의례껏 해야하는 사양도 생략하고 그대로 그녀에게 궐련을 받아 물어 불을 붙였습니다. 하하.....하..... 적당히 뜨겁지만 매캐하지는 않은 부드러운 연기가 목구멍을 타고 제 허파로 퍼져나갔어요. 저는 눈을 감고 이 치명적인 연기를 맛보았답니다. 정말..... 그래요..... 이 맛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궐련을 즐겨 피우시나봐요?”“하하, 저는 잘 안피우고요.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 궐련을 좋아라해서...... 그 관성으로 아직도 들고 다니고 있네요.” 저는 감았던 눈을 뜨고, 이 고마운 은인 분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 위해 그분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어? 언니?”“어? 너...... 너! 네가 여기에 왜있어?”
갑과을작성일 2019-02-02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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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김어준이 침묵한 단어 혜경궁김씨
1. 김어준과 이재명 김어준의 뉴스공장 1회가 당시 이재명 성남지사 인터뷰인건 우연이라 치자 김어준은 이어,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남경필 vs 이재명으로 토론을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진행되기도 전, 해조차 아직 바뀌지 않은 2017년 12월 19일에 경기도의 복지, 교통 등을 주제하는 토론을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2018년 4월 20일지방선거 2018년 6월 13일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4201022001 더민주 경선에서 승리는 곧, 지선 승리라는건 누구나 알 수 있었던 사실 ------------------------------------------------------------------ 2. 혜경궁 김씨, 김어준이 영원히 침묵한 단어 KBS에선 모자이크 처리 할 정도로 끔찍한 해경궁김씨의 트윗 내용... 김어준은, 혜경궁김씨가 누군지 좀 물어봐 주세요" 라는 질문에, "그거는 본인(혜경궁김씨)이 답할 얘기죠." 라고 답변한다.그리고, 그가 "혜경궁김씨가 누구냐?"라는 질문을 하는 시민들에게 한 말, "작전세력"
월간귀영작성일 2018-11-09추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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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뉴스공장, 10-8 김경수 도지사 인터뷰 전문
원문 링크https://tbs.seoul.kr/cont/FM/NewsFactory/interview/interview.do?programId=PG2061299A ◎ 3부김경수 : 고맙습니다. 드루킹 특검 넘어 취임 100일째! 직면 과제와 목표는?- 김경수 도지사 (경상남도) 김어준 : 지난 6.13 지방선거로 당선된 지자체장들이 오늘로 딱 취임 100일이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앞으로 당분간 지자체장 연쇄 인터뷰를 할 텐데 오늘은 그 첫 순서입니다. 김경수 경남지사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경수 : 예,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 김어준 : 오랜만입니다, 하려고 했더니 최근에 뵈었군요. 최근에 따로, 김경수 : 방송에서는 오랜만입니다. 김어준 : 방송에서는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우선 먼저 오늘이 딱 100일입니다. 이럴 때 소해를 묻지 않습니까? 그건 준비하셨죠? 김경수 : 따로 준비한 건 아니고요. 그런데 사실 100일 되면 지역이나 방송 같은 데서 인터뷰 요청이 많은데 지역 방송에 나가면 도정에 관한 질문, 이런 것도 많이 하는데 어떻게 나오게 된 게 도정 질문은 별로 안 할 것은 방송에 나와서 공교롭게 됐습니다. 김어준 : 나오셔야죠. 지난주에 만나서 꼭 나와 달라고 했거든요. 김경수 : 100일이라고 하니까 100일인가 보다 하는 건데 지난 석달 정도 되는 기간에 약간 숨 가쁘게,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아요. 김어준 :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숨 가쁘게 달리지 않았습니까? 김경수 : 도정도 그렇고, 여러 가지 일도 그렇고요. 김어준 : 여러 가지 일이 뭐가 있습니까? 한 가지죠. 드루킹. 그런데 이게 유튜브나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꽃이 배달이 왔어요. 꽃이 배달이 왔는데 뭐라고 써 있냐면 '김경수와 미소천사' 팬클럽 이름입니까? 김경수 : 제 팬카페 이름인데요. 원래 팬카페 이름이 '미소천사 김경수' 로 지어 놔서 제가 민망하기도 하고 해서 이름 좀 바꿔 달라고 요청을 했더니 자기들끼리 토론을 해서 바꿨는데 '김경수와 미소천사'로 바꿨더라고요. 김어준 : 원래 미소천사 김경수에서. 김경수 : 네, 제가 봉하에 있는 동안 그렇게 만들어 놔서.... 김어준 : 남사스럽네요. 김경수 : 대단히 고마운 분들입니다. 김어준 : 미소지사로 바꿔 달라고 해 주세요. 김경수 : 그게 민망해서 바꿔 달라고 했더니. 김경수와 미소천사는 회원들이 미소천사라는 얘기죠. 김어준 : 김경수와 미소천사는 회원들이 미소천사라는 얘기. 그러네요. 미소천사 김경수 했더니 너무 남사스러워서 바꾸라고 했더니 앞뒤로 바꿔 놨다고요? 훌륭한 분들이네요. 이거 지사 사무실에서 보낸 건 아니죠? 두 개나 왔어요. 자, 원래 지사 출마 생각이 없었던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김경수 : 그렇죠. 국회의원을 중도 사퇴해야 된다는 부담도 컸고, 그다음에 경남은 그때 판단으로는 박원순 시장님 같은 분이 오셔서, 경남 도정이 워낙 후진적이기도 하고 풀어야 될 숙제들이 많으니까 광역지방정부 경험이 있는 분들이 오시면 좋겠다 해서 반 년 이상 공을 좀 들였었죠. 김어준 : 박원순 시장한테 직접 가서 제안도 하셨다면서요? 김경수 : 작년 추석 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직접 찾아뵙고 세 가지 이유를 들면서.... 김어준 : 백 가지 이유를 들어도 박원순 시장은 안 했을걸요? 김경수 : 그때 보니까 박 시장님은 서울시장으로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서, 그전에는 대통령과 잘 안 맞았잖아요. 그래서 호흡을 맞춰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쉽지는 않겠다, 했는데 그래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연말까지는 좀 고민하시고 답을 주시면 좋겠다. 그런데 연말쯤 돼서 연락이 오셨더라고요. 김어준 : 결정은 그때 서울시장 사무실에 찾아가서 독대하셨다면서요. 그때 이미 결론이 났을 겁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경수 : 고민은 하셨다고 뒤에 미안해하시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김어준 : 예의상 말씀하셨을 거예요. 어쨌든 그렇게 지사 출마 생각도 없었다가 지사가 되셨는데, 그 사이에 포토라인 두 번이나 섰습니다. 취임 100일 전에 포토라인 두 번 선 지사는 역대 최초일 것 같은데요. 그렇죠? 김경수 : 그런가요? 김어준 : 그럴 겁니다, 아마. 보통은 지사가 안 되죠, 이런 일이 있으면. 그런데 이미 법적으로 간 이상 다 얘기할 수는 없는데 직접 나오셨으니까 본인이 직접 한 가지 정도만 확인해 주십시오. 뭐냐하면 전체 특검 과정을 보면 결국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대질심문이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특검도 축적해 왔던 혐의점들을 그때 털어놨고, 드루킹 본인도 그때 나왔었고, 또 대질심문 전과 이후로 특검의 톤도 좀 바뀝니다. 언론 보도의 톤도 바뀌고. 뉴스공장도 그때 바빴고요. 대질심문 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김경수 : 우선 그전에 특검 자체에 대해서 국회에서 입법으로 결정된 거니까 특검은 존중한다, 이런 기본 입장이 있었고요. 그래서 특검에서 요구하는 건 뭐든지 그 이상 들어준다고 해서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준 거죠. 대질심문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두 번 조사 받는 과정에 두 번째, 마지막 조사가 대질심문이었는데 대질심문을 하는 동안에 입회한 변호인들이 뒤에, 저는 답변을 충실하게 하는 데 좀 집중을 하니까 잘 몰랐는데 입회한 변호인들이 나중에 드루킹이 진술이 오락가락하니까 조사는 특검에서 두 분이 들어오는데 특검들이 꽤 당황해하더라 하는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중에 하나가 사실은 이번 사건 전 과정에서 제가 제일 크게 문제가 됐다고 생각했던 게 불법을 공모한 대가로 제가 백만 원을 줬다. 김어준 : 매달, 그것도. 김경수 : 처음에 백만 원을 줬다고 하고 그 뒤에는 매달 줬다, 이런 식의 보도가 돼서 특필이 된 적이 있는데. 김어준 : 그렇죠. 그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죠. 김경수 : 특검 두 번 조사 과정 내내 그 얘기를 한마디도 묻지를 않는 거예요. 김어준 : 대질심문 과정에서? 김경수 : 그뿐만 아니라 그 앞에 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그래서 대질심문 마지막에 거의 마칠 때쯤 됐는데도 묻지를 않길래 제가 특검에게 물었죠. 이런 보도도 나오고 이 보도가 대단히 여러 가지로 꽤 영향을 미쳤는데 왜 이거 안 묻냐. 물어봐 달라. 김어준 : 거꾸로 특검이 안 물어서 지사님이 거꾸로 물었다는 거잖아요. 김경수 : 왜냐하면 대질심문이라고 하는 게 두 사람이 직접 하는 게 아니라 3자 대질 방식이거든요. 특검한테 이야기를 하고, 특검이 물어봐 주고 이런 식이라. 김어준 : 공간도 약간 다르죠. 김경수 : 같은 자리에서 합니다. 그런데 중간에 변호인이 끼어 있긴 하지만. 김어준 : 칸막이 같은 것도 없어요, 아예? 김경수 : 그런 것 없이 그냥 합니다. 대질을 안 해 보셨어요? 김어준 : 저는 대질을 할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대질을 못 해 봤습니다. 김경수 : 중간에 변호인만 입회해서 가운데 앉아 있고. 그런데 그 질문을 했는데 특검이 머뭇머뭇하더라고요. 이미 그건 다 정리된 얘기인데, 이런 식으로. 그래도 제가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안 물어볼 수가 없어서.... 김어준 : 정리된 적이 없는데 왜 정리가 됐다고. 김경수 : 그러니까요. 그렇게 해서 드루킹한테 물어보니까 그 자리에서 언론에 나온 이야기에 대해서는 나는 대답하지 않겠다, 묵비권을 행사를 하는데 그것도 그쪽 변호사하고 상의해서 얘기하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특검 쪽의 이야기가 "경찰 단계에서 얘기가 있었는데 이미 특검에 넘어오기 전에 정리된 문제였기 때문에 자기들은 조사하지 않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변호사들 이야기로는 경찰에서 조사를 했으면 정리됐다고 하더라도 특검에서 그건 확인하고 조사를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대질심문 과정이 이번 특검과정에서 좀 변곡점 같은, 특검의 입장에서도 좀 그렇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김어준 : 이게 저는 굉장히 큰 문제라고 보는 게 특검은 소위 허위의 정보가 언론을 통해서 석달 이상 돌아다니도록 그냥 방치한 것이고,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대질심문을 통해서 밝혀지길 원치 않았던 거 아닙니까? 김경수 :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게 새벽 한 시쯤이었거든요. 그런 진술이 이루어진 게. 그래서 변호인들하고 우리는 마치고 나서 이 얘기는 내일, 당시에 언론 담당 변호인이 있었으니까. 오영준 변호사가 내일 언론에 꼭 얘기를 해야 되겠다, 그러고 있는데 새벽 세 시쯤 됐는데 특정 언론에 그 내용이 이미 떴어요. 김어준 : 특정 언론이 아니고 동아일보죠. 김경수 : 떴는데 그 자체의 기사가 아니고 다른 기사의 끝 말미에 살짝 끼워 넣은 거예요. 김어준 : 아, 그때 확인됐다고? 김경수 : 네, 그러니까 이게 일종의 물타기 같은 거죠. 김어준 : 새벽 한 시에 진술을 했는데 새벽 세 시에 기사가 와요? 김경수 : 스마트폰으로 기사가 뜬 걸 보고 변호인들하고 조금 황당해했던.... 김어준 : 특검 쪽에 얘기 안 했습니까? 어떻게 새벽 한 시에, 아직 진술 동의도 안 했는데 나간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김경수 :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자기들이 잘 모르겠다고. 김어준 : 뭘 몰라요. 특검 쪽에서 이야기해 줬겠죠. 누가 얘기해 줍니까? 김경수 : 최근에 특검보 세 명 중에 두 분도 자진 사임을 하셨다고 하고. 그런 상황입니다. 김어준 : 나머지는 법정에서 하시고요. 이제 포인트는 그거죠. 대질심문 과정에서 분명히 말이 많이 바뀌었고 뉴스공장에서도 지적했지만 더 핵심은 특검은 이미 백만 원이 허위진술인 걸 알고도 내버려 둔 거죠, 계속해서. 김경수 : 그런 셈이죠. 김어준 : 그리고 김지사님이 그걸 지적하지 않았으면 끝까지 내버려 뒀겠죠. 끝까지 백만 원 건이 계속 언론에 나오도록. 그러니까 이건 공정하지 않겠다, 대단히 애초부터. 그런데 그 특검뿐만 아니라 지금 방금 말씀하신 새벽 한 시에 진술 동의도 되지 않은 내용이 새벽 세 시에 기사로 나갔다는 건 실시간으로 알려졌다는 거거든요. 기사를 쓰려면 시간이 걸리니까요. 거의 실시간으로 알려졌다는 건데, 이 드루킹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서 대단히 일방적이고 불리하다, 이런 거 많이 느끼셨죠? 김경수 : 아무래도 제가 조사를 받는 입장이 었으니까 언론에 나오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 세세하게 제가 직접 대응하기가 어려웠고 그래서 변호인들 통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드루킹 관련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검찰 출입 또는 특검 출입 기자들이고, 제가 주로 접촉하고 잘 아는 기자들은 정치부 기자들인데 정치부 기자들은 만나 보면 이 건에 대해서 비슷한 판단을 하는데 초기에 제가 기자회견을 하고 기자 간담회를 했을 때는 당시에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했으니까 충분히 그 기자들은 이해를 한 것 같은데 검찰 출입기자들은 검찰의 소스에 아무래도 조금 경도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그쪽의 얘기 중심으로 쓰는데 문제는 확인되지 않은 여러 가지 허위의 사실들이 일방적으로 보도되는 게 많았다는 게 문제였죠. 김어준 : 드루킹 측 주장이 허점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사실은. 김경수 : 재판도 앞두고 있는데 이 정도 하시죠. 세세하게 얘기하는 건, 진실은 법원에서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김어준 : 더 하고 싶은데. 왜냐하면 드루킹 쪽의 허점에 대해서는 아무리 따져 봐도.... 김경수 : 다만 그 당시에, 특검 조사 당시에 언론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보도를 할 때 그나마 유일하게 뉴스공장에서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해 주셔서 저로서는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이 자리에서 드립니다. 김어준 : 그 말이 나올 때까지 계속하려고 했어요. 이건 어떻습니까? 100일이면 짧지 않은 시간인데, 광역단체장은 처음 하시니까 다른 광역단체장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당연히 지켜볼 수밖에 없고 또 그중에서 저런 정책은 괜찮다, 영감을 얻거나 또는 베끼기의 유혹을 느끼거나, 그런 모니터링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눈에 띄는 지자체장이 있습니까? 김경수 : 다른 시,도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예의주시하죠. 김어준 : 그렇죠, 서로 예의주시할 것 같아요. 김경수 : 그전에 우선 단체장이라는 표현이 사실은 지방자치단체라는 표현을 쓰는 나라가 지방자치를 실시하는 나라 중에 전 세계 두 곳밖에 없습니다. 김어준 : 한 곳은 일본인가요? 김경수 : 네, 일본과 우리나라. 김어준 : 일본식 표현이군요. 김경수 : 다들 지방정부라고 하죠. 김어준 : 아,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김경수 : 그런데 지방정부를 단체로 격하해서 얘기하는 것인데, 이게 사실은 지방자치의 취지에 안 맞는 거죠. 김어준 : 그럼 지방정부 수반이라고 해야 되는군요. 김경수 : 지방정부의 장이라고 하거나 시도지사라고 하면 되는데. 그래서 개헌이 이루어졌으면 이런 부분까지 정리가 됐을 텐데 그게 안 돼서 좀 아쉽긴 합니다. 김어준 : 가짜 뉴스상으로는 개헌은 고려연방제 때문에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김경수 : 대통령님도 지방분권이 그래서 제일 중요하다고 하셨던 건데. 어쨌든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는 각 시,도에 진행되고 있는 걸 보면 다들 지난 100일 동안 열심히들 하신 것 같아요. 정신없이 다들 바쁘게 지내셨던 것 같고. 저로서는 우선 고마운 분은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님. 김어준 : 왜 그렇습니까? 김경수 : 왜냐하면 선거 기간에도 경남에 내려오셔서 서울하고 경남하고 협약을.... 김어준 : 약간 미안하셨군요, 그때? 김경수 : 그것 때문에 내려오셨다고 하셨어요. 박 시장님이 원래 고향이 경남 창녕이시거든요. 그래서 창녕 고향에 오셨을 때 그때 같이 캠프에 들러서 협약식도 하고 했었는데, 그때 협약했던 것 중에 하나가 자영업하시는 분들이 많이 어려운데 카드 수수료 문제가 제일 심각한 이유 중에 하나 아닙니까? 그래서 수수료를 제로로 만드는 서울페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제로페이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김어준 : 영업하러 가신 거구나? 김경수 : 그래서 서울페이, 경남페이 공동으로 하자 하고 협약을 맺었다가 지금은 중기부까지 나서서 아예 각 희망하는 시,도가 다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제로페이로. 연말 지나고 내년부터는 아마 실시가 가능한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어서 저로서는 박 시장님께 감사하고요. 그다음에 스몰딜이라고 하잖아요. 작은 정책들을 피부에 와 닿는 정책들을 잘하는 분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어준 : 아, 그래요? 어떤? 김경수 : 지역화폐도 그렇고 최근에 나온 거 보니까 아파트에 있는 환경미화원들하고 청소원들의 휴게 시설을.... 그게 보통 보면 지하에 있고 아예 휴게 시설이 없는 곳도 많거든요. 그런데 그런 휴게 시설을 확충하고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발표를 하셨더라고요. 사실 이건 국회의원 때 주공하고 협의를 했던 건데 법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이 부분은 언젠가는 해야지 했는데 우리 이재명 시장님이 먼저.... 김어준 : 스몰딜을 잘한다? 김경수 : 그런 정책들을, 체감형 정책들을 아주 잘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여러 가지로 경남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이재명 지사 말씀하시니까 이재명 지사도 상당히 논란이 많은 여러 가지 예사롭지 않은 송사도 겪고 있는데. 김경수 : 동병상련 같은 거죠. 그런데 제 사건도 마찬가지지만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거라고 봅니다. 그다음에 그걸 위해서 이런저런 노력을 하시는 분들은 그 자체로 존중해 줄 필요는 있는데 다만 저는 이제는 우리가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그렇고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그렇고 제가 끊임없이 말씀을 드렸던 건 촛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하지 않으면 그러면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는 것 아니냐.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도 없고. 그래서 모든 판단의 기준, 선택의 기준은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제가 마지막에 경남도지사 출마를 결정했던 이유도 그런 이유고요. 그래서 경선이라고 하는 게 전당대회 경선을 치르다 보면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이런저런 틈이 벌어지기도 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건 치열하게 경선이 이루어지는 건 민주주의에서 불가피한데, 경선이 끝나고 나면 그다음에는 그런 상처를 보듬고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게 민주정당이고 민주주의의 본령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늘 강조하셨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처들이나 이런 부분들은 이제는 그걸 보듬고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당이 돼야 된다. 그래서 우리 민주당의 당원들께도 부탁을 드리고, 며칠 전에 우리 김경수와 미소천사 회원들 정모가 있어서 거기 가서도 특별하게 제가 꼭 당부드리고 싶다고 하면서 이 말씀을 드렸습니다.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님께 어떻게 하면 힘을 모아 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나머지는 작은 차이는 얼마든지 극복 가능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리고 나중에 사실이 밝혀지고 나면 판단은 그때 국민들의 몫이다. 우리가 지금 우리끼리 싸울 일이 아니지 않느냐. 그런 얘기를 드렸습니다. 김어준 : 전당대회 이야기 하시니까 갑자기 또.... 뭐 다 지나간 얘기니까 한 가지만 여쭤보자면, 당시 세 명 후보 중에 누굴 지지했느냐는 묻지 않겠습니다. 아는 사람은 이미 알고 모르는 사람은 앞으로도 잘 모를 텐데, 그건 지나간 일이니까. 그런데 이해찬 대표가 당선이 됐습니다. 이해찬 대표의 당선 이후에도 지금 말씀하신 관점에서 여전히 이해찬 대표의 자격이나 능력이나 기타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긴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경수 : 경선을 치르면서 골이 한번 생기면 그걸 치유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찬 대표께서 기대했던 대로, 저는 이해찬 대표하고는 많이 가까운 편인데. 그다음에 또 문재인 대통령님도 정치를 하시는 과정에서 늘 어려운 상황이나 이런저런 일들이 있을 때 이해찬 대표의 조언이나 자문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분이고 그렇게 두 분이 아주 가까운 분이기 때문에, 신뢰하는 사이기 때문에. 이해찬 대표께서 지금 당선 이후에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을 당직으로 다 끌어안으시고 당을 하나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애초에 이번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성공한다는 얘기는 결국은 대통령이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점에서 이해찬 대표께서 지금 하고 계시는 행보들은 대통령님 입장에서도 저는 이해찬 대표께서 당을 하나로 만드는 노력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이해찬 대표가 실력이 있죠, 한마디로 말하면. 김경수 : 그건 여러 번 검증됐는데 가끔.... 꼭 100% 맞는 건 아니지만. 김어준 : 100% 맞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김경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고비나 국면에서 큰 결단을 내릴 때는 대단히 그런 부분에서 강점이 있는 분입니다. 김어준 : 결단도 빨라요. 그래서 맞느냐 틀리느냐도 금방 드러납니다. 자, 평양 정상회담을 지켜보신 감상이 예사롭지 않을 것 같아요. 노무현 전 대통령 10.4 선선에 이어서 문재인의 평양선언, 능라도 경기장 연설, 이런 게 본인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겼었던 일들이 다시 지나가고. 그렇지 않으셨나요? 김경수 : 감회가 새롭죠. 그런데 오버랩되는 건 작년 이맘때쯤 문재인 대통령님에 대해서 진보진영에서 왜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풀지 않느냐, 왜 이렇게 소극적으로 하냐, 왜 미국 눈치만 보냐, 이런 비판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때 참여정부에서 우리가 얻었던 교훈이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서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노력을 함께하지 않으면 남북관계 개선도 한 발짝도 나가기 쉽지 않다. 이런 게 우리 참여정부 때 10.4 선언을 결국 막바지에 할 수밖에 없으면서 그 이후, 정권 교체 이후에 종이 조각이 되는 상황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거든요. 대통령님도 그래서 취임하시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그렇게 공을 들이셨던 것이고. 인내심은 누가 봐도.... 김어준 : 인내심은 사람의 수준을 넘어가고 있죠. 김경수 : 그 많은 비판에도 거기에 대해서 한마디 해명이나 변명 없이 꾸준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셨던 것 같고요. 그 결과가 지금까지 와 있는 건데. 그래서 저는 능라도 연설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님의 그런 진정성이라고 하는 게 좀 단적으로 드러난 연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어준 : 청와대에서 연설기획비서관 하셨잖아요. 그래서 제가 능라도 경기장 연설도 얘기했는데 마침 또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이 나와서 "김경수 지사는 연설기획비서관인데 거의 하는 일이 없었다." 이렇게 디스를 하고 가셨어요. 사실입니까? 김경수 : 강 비서관님은 아주 가까운 선배님이신데, 그런 얘기는 우리끼리 사석에서 하던 농담인데 그걸 방송에 와서 하셨어요? 김어준 : 진지하게 하셨어요. 하는 일 없었다고, 기획비서관은. 김경수 : 실제로 연설비서관과 연설기획비서관이 있는데 연설기획비서관실은 사람이 별로 없어요. 연설비서관실에 행정관이 많이 있고, 실제 연설문은 연설비서관실에서 모두 작성합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기획비서관은 하는 일이 없다고 한 거 아닙니까. 김경수 : 그리고 실제 거의 밤샘을 하다시피해요. 대단히 고생을 많이 하는데, 연설기획비서관은 제 전임 비서관 윤태영 비서관이었고 저나 윤태영 비서관 다 중요한 연설이 있을 때 미리미리 대통령님께 이번 연설에는 어떤 걸 주요 포인트로 했으면 좋을지 상의를 드리고.... 김어준 : 구구절절 합니까? 김경수 : 그런 역할을 하는 거라 아무래도 연설비서실 입장에서 보면 연설기획비서관이 중요하긴 한데 자기들 밤샘할 때 같이 밤샘하지 않거든요. 김어준 :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답할 내용이 아니라 재미있으라고 질문을 드린 건데 답을 진지하게 하시고. 노무현재단도 10.4 선언 11주년에 다녀왔지 않습니까? 거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님 아들 노건호 씨도 다녀왔습니다. 조명균 장관도 갔고. 그런데 그때 11년 전에 심은 소나무에 이번에 봉하에서 가져간 흙이랑 물 뿌리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그런 뉴스 보셨어요? 김경수 : 네, 기사는 봤습니다. 김어준 : 그것도 남다른 뉴스 아닙니까? 김경수 : 사실 당시에 10.4 선언 때 같이 방북했던 분들이 많이 올라가셨는데 저도 사실 가고 싶었는데 못 갔죠. 김어준 : 왜 못 가셨어요? 김경수 : 태풍도 있고.... 김어준 : 경남은 태풍이 한참인데 거기 갔냐고 소리 들을까 봐. 김경수 : 그렇기도 하고, 그다음에 경남은 경남통일농업협회라고 경통협이라고 줄여서 부르는데 북측 민화협이랑 그동안 소통을 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남 쪽은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경남의 경제인들하고 따로 방북단을 꾸려서 경제인 방북단과 북측에 함께 갈 생각인데요. 그래서 가게 되면 그때 가서 좀 진지하게 실제로 북측의 경제특구나 경제개발구에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지, 어려운 경남의 기업들이 실제 대북 투자를 통해서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뭔지 이런 걸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 볼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때 가려고요. 우르르 가지 말고. 김어준 : 경제 얘기 하시니까, 최근에 경남투자유치 설명회를 하셔서 3조대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대통령과 가까운 실세라서 된 것이다, 이렇게 평가 절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통령하고 가까워서 이렇게 된 거 아니냐, 이 정도 규모의 투자 협의가 된 게. 김경수 : 대통령님과 가까운 건 사실이고요. 다만 권력을 휘두르는 오른팔이 아니라, 그때 아마 공장장이 지어 준 별명 같은데. 맨날 일만 하고 다니는 오른발이라고. 김어준 : 오른팔이 아니라 오른발이라고, 제가. 김경수 : 이게 힘이 있어서 한다 이런 건 아닌 것 같고 그거하고 3조 원의 투자 유치, 또 예를 드는 게 서부경남KTX, 제 1호 공약입니다. 서부경남지역에 진주, 고성, 통영, 거제까지 가는 서부경남KTX가 50년 숙원 사업인데 이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그동안 안 되어 왔거든요. 그래서 이걸 설득을 해서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국가가 해야 되는 거 아니냐. 그래서 그 서부경남KTX가 정부 재정 사업으로 하는 건 거의 확정이 됐고 지금은 최대한 빨리.... 김어준 : 그러니까 이게 대통령과 가까운 실세여서 된 거 아니냐. 김경수 : 돌이켜보면 대통령과 아무리 가깝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국정 방향과 일치하지 않은 그런 요구를 가지고 쫓아다니면 그건 백날 쫓아다녀도 아무리 가까워도 되기 어렵습니다. 김어준 : 대통령이 그런 거 안 받아 줍니까? 김경수 : 쉽지 않다고 봐야죠. 그건 아무래도 정치적 부담이 생기는 거죠. 그런데 서부경남KTX도 그렇고 투자 유치 문제도 그렇고 경남이 제조업 혁신 스마트 공장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니까 제조업 혁신도 이제는 국가 차원의 제조업 혁신 전략을 만들자고 해서 정부가 추진해 나가는 국정 방향, 제가 작년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국정 5개년 계획을 같이 세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정부의 국정 방향과 경남도정을 어떻게 하면 일치시켜서 그 가운데서 풀어 낼 수 있을까 그런 게 중요한 거죠. 그래서 이게 가까워서 힘이 있고 없고 이렇게 볼 문제는 아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어준 : 그렇게 보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게 해서 된 일은 아니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경제 얘기 나와서 하나만 더요. 김동연 부총리가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해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 중이다, 검토중이다. 검토 중이라는 걸 보니까 검토 결과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거 아닙니까? 지역별로 최저임금 차등 지급한다는 거. 이 방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문제가 하도 많이 거론되니까. 김경수 : 도정하면서 실제 현장을 많이 다니지 않습니까? 현장을 다녀 보면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 단축, 지금 현재 여러 가지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실제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최저임금 문제도 그렇고 근로시간 단축도 그렇고 여러 가지 경제 현안들을 대기업, 중소기업, 또는 소상공인과 각각이 정부가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풀어 가는 건 제가 볼 때는 앞으로도 계속 힘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개별적으로 따로따로 협상을 하게 되면 경제 주체들 간에 이해관계들이 엇갈리는데 어느 편만 들어줄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요즘 줄기차게 말씀드리고 요청하고 있는 건 이제는 좀 대통령께서 연두 기자회견에서 말씀하셨던 사회적 대화, 사회적 대타협,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서 최저임금 문제도 그렇고 규제혁신, 근로시간 단축, 사회 안전망이나 노동을 유연하게 만드는 문제, 이런 걸 전부 모아서 같이 논의하고 적절한 범위에서 타협해 내지 않으면 누구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 아니냐. 최저임금도 마찬가지다. 그 점에서 지역별 차등화 문제도 이것만 가지고 할 거냐 말 거냐가 아니라 실제 지역별 차등화를 들어간다고 하면, 그러면 노동계에서는 반발하니까 그럼 노동계의 요구들은 어떻게 적절하게 함께 반영을 할 것인지. 그렇게 해서 서로가 다 합의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야 된다. 그게 사회적 대타협 아니겠습니까? 김어준 : 그러니까 가능할 수는 있지만 그런 사회적.... 김경수 : 논의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어준 : 논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논의의 틀이 정부에서 결정하는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 김경수 : 그렇죠.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경제의 주체들, 노사정, 노사민정이 모두 모이는 사회적 대타협의 틀 안에서 함께 협의하고 함께 논의해야 된다. 김어준 : 그런데 목소리가 많으니까 잘 안 되잖아요, 보통. 김경수 : 그런데 실제로 중진국 함정이라고 하는 이 시기를 뛰어넘었던 선진국들을 보면 그 시기에 공통적으로 이런 문제들을 놓고 사회적인 타협을 이루어 냅니다. 만약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이런 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어준 : 사회적 타협 없이는 안 된다는 거네요. 김경수 :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어준 : 이 방향을 논의할 수는 있되 이게 사회적 타협이 아니라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김경수 : 그렇게 사회적 타협을 통해서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고 결론을 내면 이게 또 다 제도를 바꾸거나 국회를 통과해야 되는 일들이 많거든요. 국회도 정부의 요구가 아니라 그런 사회적 논의 기구의 논의 결과로서 들어온 안이라면 국회도 마냥 거부하기는 어려운 거 아니냐. 그런 점에서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어준 : 원론은 맞는데 이건 이야기가 한도 끝도 없으니까 여기까지만 하고요. 시간이 거의 다 돼서 급하게 질문 드리고 급하게 답해 주세요. 여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언급이 되고 있습니다. 기분은 좋으십니까? 김경수 : 문재인 정부가 아직 1년 반도 안 지났는데 다음 대선 얘기하는 게 적절하지 않고요. 김어준 : 언급은 본인이 직접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다는 거죠. 김경수 : 어쨌든 차기 대선을 지금 언급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여러 번 밝혔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김어준 : 아니, 기분은 좋으시냐고요. 김경수 : 제가 져야 될 짐이나 몫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김어준 : 그건 본인이 결정할 일이 아니죠. 보통은 시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느 순간 본인이 결정하셨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초반에 엄청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김경수 : 몰아가지 마시고요. 지금은 위기의 경남을 살리는 게 최우선입니다. 김어준 : 어쨌든 본인은 자신이 져야 할 짐이 아니라고 생각하신다, 지금은. 이낙연 총리가 굉장히 요즘 유려하고, 촌철살인의 화법으로 화제 아닙니까? 역시 잠재적 후보군, 그중에서도 1~2위를 다투는. 그러면 이낙연 총리의 잠재적 대선 후보군으로서의 자질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경수 : 이낙연 총리님뿐만 아니라 우리 당의 박원순 시장님, 또 김부겸 장관님 포함해서 여러 대선 후보군들이 거론이 되고 시기마다 국민들이 좋아하는 분들이 조금씩 다르지 않습니까? 이걸 보고 있으면 야당에서 참 곤란하겠다, 그런 생각 많이 합니다. 누굴 집중적으로 타겟으로 삼기가 어렵잖아요. 그때그때 달라지니까. 그런데 이낙연 총리님은 제가 아들이 둘인데 두 아들이 팬입니다. 김어준 : 많은 분들이 팬이에요. 김경수 : 우리 당에 대단히 소중한 자산이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그 정도까지만. 한 번 더 오셔야겠네요. 자, 이거 단답형으로. 김경수에게 노무현은, 문재인은? 어떤 의미냐 이런 질문이에요. 뒤에 꼭 해야 됩니까? 김경수 : 두 분에 대해서는 제가 토론에 말씀드렸지만 어쨌든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을 해 주신 분들, 대단히 고마운 분들이죠. 김어준 : 홍준표, 김병준. 김경수 : 그만하시죠. 그분들을 평가하는 게.... 취임 100일이면 도정에 대해서 물어보고 하셔야지 이렇게 그냥. 김어준 : 도정 제가 잠깐 물어봤잖습니까? 한 가지만 마지막으로 하고 끝낼게요. 시간이 정말 다 돼서. 뒤에 5~6분밖에 안 남았다고 하는데. 왜냐하면 또 모시기가 어려워요. 200일 아니면 300일 돼야 모실 수 있거든요. 좀 이따는 양지열 변호사는 내일도 모실 수 있거든요. 양정철 비서하고 가까우시니까. 이분은 끝까지 야인한다고 하십니까? 김경수 : 본인의 의지는 확고하시더라고요. 안타깝죠. 김어준 : 멱살잡이를 해서 끌어와야 되는 분 중에 하나 아닙니까? 김경수 : 저는 이제 그렇게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으면 만든 사람들은 대통령님께서 성공할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양정철 비서관도 언젠가는 역할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김어준 : 언젠가는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지만 언젠가는 해야 한다? 김경수 : 본인의 생각도 중요한데 어쨌든 양정철 비서관께는 그렇게 저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요즘은 저도 본 지 오래돼서.... 도대체 어디서 뭐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혹시 아시나 싶어서 질문 드렸고요. 이게 100일 만에 나오셨는데 앞으로 한 50일 단위로 나와 주셔야 돼요. 잘 모릅니다, 뭐 하고 계신지. 김경수 : 아직은 재판도 남아 있고요. 제가 마무리해야 될 일이 많습니다. 김어준 : 재판에 관한 얘기 빼고 하시면 되죠. 김경수 : 도정이나 국정과 관련해서는 전화 인터뷰를 하시면 되죠. 꼭 나와야 됩니까? 김어준 : 저희는 주로 나오는 분들하고 인터뷰를 하는데. 김경수 : 나오시는 분들 좋은 분들 많이 모셔서. 김어준 : 지자체장들 한 바퀴 돌고 나서. 김경수 : 지방자치는 관심을 가져 주셔야 돼요. 김어준 : 맞습니다. 보통은 서울만 관심이 있어서, 사람들이. 김경수 : 현장에서 행정을 하다 보니까 현장에서는 통합적으로 행정을 해야 되는데 이게 중앙부처 간의 칸막이나 나누어져 있는 것 때문에 같은 일을 중앙부처의 지방 주재 기관하고 지방정부가 중복해서 하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이게 자치가 확대되면서 지방정부로 그런 기능이 통합될 필요가 있다. 김어준 : 국회의원하고 지사하고 어느 쪽이 더 재미있습니까? 김경수 : 최근에 그런 질문을 받았었는데요. 뉴스를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고, 편안하게 보기 어려운 직업이 도지사고. 김어준 : 왜 그렇습니까? 김경수 : 9시 뉴스나 8시 뉴스 하면 보통 20분쯤 지나면 경남 뉴스를 합니다. 한 10분 정도. 그때가 되면 나오는 모든 사건, 사고부터 시작해서 이게 다 도지사가 책임지거나.... 김어준 : 국회의원은 자기 지역이나 또는 중앙정치만 신경 쓰면 되는데. 김경수 : 국회의원은 자기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어쨌든 이게 입법과 예산을 책임지는 것이고, 지역의 하나를 책임지는 거긴 하지만 본인이 책임지는 건 아닙니다. 그걸 도와주고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지. 김어준 : 도지사는 모든 게 다 책임이.... 김경수 :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고 어쨌든 예방하고 대비했어야 되는 일들이 많고. 이게 편안하지가 않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도 그런 말씀 하셨어요. 대통령님은 9시 뉴스 전체가 편안하게 보기 어렵다고. 김어준 : 그렇구나. 자, 오늘 1차, 아주 부드럽게 모셨고요. 이렇게 해 놔야 또 나오거든요. 살살. 자, 그러면 한 50일 단위로 저희가.... 급하시면 전화 연결하는 것으로. 김경수 : 며칠 단위인지는 모르겠지만 전화 주시면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김어준 : 자, 오늘은 1차전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부드럽게 진행된 김경수 경남지사 100일 인터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경수 : 고맙습니다.
월간귀영작성일 2018-10-08추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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