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처음으로 기절을 해봤습니다.

풍성한짱공인 작성일 23.05.30 0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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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기절 같은 거 해본 적 없습니다. 뭐 딱히 사고 같은 것도 없었고 큰 병을 앓았던 적도 없었어요.

 

너무 놀라고 웃기고 걱정도 되었다가… 어딘가 그냥 한 번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별 거 아닌 거였어요. 너무 일찍 잠이 들어서 새벽 12시 즈음 깼거든요. 출근을 해야 하니 3, 4시 정도에 다시 눈도 좀

 

붙일 겸 유튜브 쇼츠를 보고 있었어요. 코카콜라 제로를 한 잔 마시면서요. 근데… 한모금 크게 머금고 삼키는 순간

 

몰카 쇼츠 장면이 너무 웃겨서 사례가 들려버린 거에요. 입에는 아직 못 삼킨 콜라가 가득이고 이거 뱉으면 방바닥 다 

 

어지른다는 생각에 최대한 기침을 멈추려고 노력했지만 안 멈추더라구요. 연속으로 입 다물고 콜록콜록 하다가..

 

머리가 핑 하는 느낌 같은 것도 없었어요. 이대로 있다가는 못 버틴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냥 뱉어버렸던 거는 기억나요.

 

바닥에 콜라가 촤륵 하고 쏟아지고도 기침은 멈추지 않았지만 그래도 입을 벌릴 수 있어서 좀 수월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고 기억이 없어요. 어렴풋이 아 살았다 하면서 숨을 들이마시는데..;

 

주변이 빙글빙글 돌고 호흡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격하게 들숨 날숨… 사방이 번쩍 번쩍 하고, 

 

무슨 정신으로 화장실을 갔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화장실을 가서 세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세면대에 검은? 검붉은 뭔가 후두둑 하더라구요. 딱 봐도 어 이거 피다 싶어서 거울을 보는데 오른쪽 코에서

 

피가 퐁퐁 나오고 있었어요. 진짜 퐁퐁 하면서;;

 

세수를 하면서 와 방금 뭐지? 뭐였지? 하는 중에 다행히 코피는 금방 멈췄는데 왼쪽 눈에 피가 고여있는 거에요.

 

정신이 없어서 코피가 눈에 튀었나 하고 거울 가까이 대고 확인해봤는데 실핏줄이 터지다 못해서 눈에 피가 고였던 거였어요.

 

다행히 눈에 통증은 없었는데 코가 욱신 거리긴 했네요…

 

그러면서 정신이 돌아왔는데 방금 나 기절했던 거? 하면서 대충 얼굴 닦고 방으로 와봤더니 컴터 책상은 45도로 비틀려서 

 

거기에 헤드셋이랑 티슈랑 컨센트 같은 게 다 뒤로 넘어가 있고 모니터도 삐뚤. 바닥은 콜라로 범벅…

 

와… 소름이 쭉 돋았어요… 나 방금 웃긴 짤 보면서 콜라 먹다가 사례 들려서 엎어져서 기절했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기절이 아니라 내 인생 마지막이었을 수도 있었구나 싶으니까 와… 아찔 하더라구요. 세상에 이렇게 우습게 죽는 사람이.

 

그 사람이 나였을 수도 있었겠구나… 와… 진짜 조상님이 살렸다는 생각과 하느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하고…

 

진짜 몇 초? 1분도 안되는 그 잠깐 정신을 잃었던 것 같은데… 진짜… 사람 쉽게 안 죽네 하면서 또 이렇게 쉽게 간다고?

 

기침 하면서 정신 잃고 엎어지고 난장판 된 바닥 닦으면서 별의 별 생각을 다 했네요… 이걸 어디 얘기할 수도 없고…

 

그냥… 그냥 남겨봤어요. 참…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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