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된 벤츠 `G바겐`…독일 병정의 저돌적 질주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가라."
메르세데스벤츠의 G바겐은 GM의 허머,랜드로버의 디펜더와 함께 최강의 오프로드 차량으로 꼽힌다. 허머와 마찬가지로 군용으로 개발된 G바겐은 1979년에 첫 출시됐다. 지금까지 약 20만대가량 생산됐다. G바겐은 벤츠 역사상 다카르랠리에서 가장 많이 우승했으며,가장 오랜 기간 생산된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G바겐의 디자인은 마치 엄격한 독일군 장교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지난 30년간 큰 틀을 유지한 채 아주 조금씩만 바뀌어왔다. 1979년식 모델을 2009년식 모델과 비교해도 외관상 큰 차이를 찾기 힘들 정도다. 실로 고집스럽기까지 한 G바겐의 디자인이다.
G클래스라고도 불리는 G바겐은 'Gelande'(땅)와 'Wagen'(차)의 합성어다. 이름에서도 대강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G바겐은 험로에서 최고의 성능을 펼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실 G바겐의 탄생에는 전쟁과 관련된 비화가 있다.
1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은 전후 전차 개발이 금지되자,전력상 이를 보완할 수 있는 4륜 구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1937년 드디어 G바겐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G-5 모델을 생산했다.
1940년 2차 세계대전 초 독일은 G-5를 기반으로 월등한 기동력을 자랑하며 전장을 휩쓸었다.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국은 그야말로 날고 뛰는 독일군을 막기 위해 분주해졌는데,이것이 랜드로버와 지프 개발의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캐나다 등의 군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G바겐의 활약상은 전장에서 허머만큼이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G바겐은 애초 군수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디자인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시장에 출시된 후 30년 동안은 정통 오프로더를 지향하며 보강됐다.
5.5ℓ급 V8 휘발유 엔진에서 최고출력 388마력,최대토크 54㎏ · m의 무시무시한 힘을 뿜어낸다. 2.5t이 넘는 무게에도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5.9초에 불과하다. 1t이 넘는 짐을 싣고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고 하니 그 위력을 알 수 있다.
30주년을 기념해 2009년 한정 판매한 G바겐은 유사시에는 보닛(엔진룸 덮개)를 밟고 차 지붕으로 오를 수 있을만큼 차체가 튼튼하다. 전조등 보호를 위해 프로텍티브 그릴까지 설치하는 등 극한의 상황을 고려해 더욱 화제가 됐다.
'벤츠를 대표하는 정통 오프로더'라는 타이틀뿐만 아니라 독일 병정을 연상케 하는 성능과 카리스마만으로도 G바겐의 오너는 특별해 보인다. 한국에선 아직 정식 수입품이 없어 G바겐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다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차범근 축구감독이 G바겐의 오너로 알려져 있다.
(출처 - 한국경제,netcarsho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