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메이커이기도 하구요.
우리 차겔 여러분들은 대부분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재미있어서 퍼왔어요.
출처 : 다나와
다루기 까다로울지언정 자동차 마니아가 드림카 1순위로 슈퍼카를 꼽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항상 시대를 앞서가는 매끈한 보디 라인에 한 개 차선을 꽉 채우는 유선형 몸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걸윙 도어’라고 불리며 특이하게 열리는 양쪽 문을 가진 모델은 타타 내릴 때 마다 주위의 뜨거운 시선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 중심에 이탈리아산 황소, 람보르기니 LP640이 있다. 일단 람보르기니에 대해 알아보자.
Lamborghini (람보르기니)
미국에 자동차 BIG3가 있듯이 이탈리아에는 ‘I3’가 있다. 바로 람보르기니(Lamborghini), 페라리(Ferrari), 마세라티(Maserati)다. 앞서 열거한 3곳의 슈퍼카 제조사는 모두 브랜드명의 맨 끝 철자가 ‘I’로 끝난다. 마치 자신들의 국적이 이탈리아(Italy)임을 말하듯이.
페라리나 포르쉐는 약간 대중적(?)인 브랜드지만 람보르기니의 경우 마니아 성향이 강하다. 람보르기니 창업자인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의 취미 자체가 슈퍼카 수집이었다고 하니 카 레이싱에 집착하는 페라리 오너와는 취향부터가 다르다.
트랙터 제작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후 차기 사업으로 진행하려던 헬리콥터 제작 사업을 정부가 허가해주지 않을 무렵 페루치오는 페라리 사장에게 굴욕을 당한다. 절묘한 타이밍으로 헬리콥터 제작 사업은 슈퍼카 제작으로 급물살을 타게되고 페루치오는 엠블럼까지 자신의 별자리인 성난 황소를 쓰면서 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한다.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는 태어난 곳과 별자리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믿는 사회 풍토가 만연했던 시기다.
무엇보다 페루치오의 목표는 ‘페라리 타도’였다. 페라리와 동일한 12기통으로 엔진 틀을 짰고 배기량은 페라리 보다 큰 3.5ℓ급으로 올렸다. 밸브 방식도 SOHC가 아닌 DOHC 방식을 쓰고 변속기는 당시 페라리가 4단 기어를 채택하던 시기라 한 단 높여 5단 기어를 썼다.
무모한 도전의 성과는 1964년에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서 나타났다. 람보르기니 최초의 모델인 350GT를 대중에서 선보이고 큰 성공을 거두면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루게 된다. 물론 페라리의 어떤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났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 이후 1966년 발표한 미우라 P400은 슈퍼카 역사의 획을 그은 모델로 당시 레이스에서 사용하던 구조인 미드십 방식을 최초로 양산형 모델에 적용한 차다. 5:5의 이상적인 무게배분을 실현했고 이후 다른 경쟁사에서도 앞다퉈 이 방식을 채택하기 급급했다. 트랙터 만드는 회사라 무시하던 페라리 조차도.
미우라는 V12 4.0ℓ 엔진을 얹고 350마력의 출력으로 최대시속 290km로 달리던 모델이다. 1966년도 이미 300km/h를 목전에 두고 있었던 것. 1971년에는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선보인 카운타크는 1974년부터 양산된 미우라의 후속 모델이다. 카운타크는 이탈리아 지방의 방언으로 ‘바로 이거야!’란 뜻이라고. 미우라와 동일한 배기량을 쓰고 출력은 375마력으로 다듬었고 최고시속은 300km/h를 돌파했다.
1970년대 초반까지 꾸준한 성공가도를 걸어오던 람보르기니는 석유 파동과 경제 공황으로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 이후 여러 회사로 경영권이 바뀌며 크라이슬러를 만나면서 19년 동안 1,997대가 생산된 카운타크는 단종되고 디아블로가 그 뒤를 잇게 된다.
디아블로는 V12 5.7ℓ 485마력 엔진은 최고시속 325km, 제로백 4.1초의 가공할 성능과 디자인을 앞세워 1991년 최대 판매를 기록하지만 불황의 여파는 또다시 람보르기니를 시련으로 내몰았다.
인도네시아의 메가테크로 거처를 옮긴 람보르기니는 피아트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자를 맞이하면서 고강도 경영으로 1997년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이 여세를 몰아 1998년 9월에 이르러 지금의 아우디 산하로 소속을 옮기게 된다.
이로써 이탈리아 혈통에 독일 국적을 소유하게된 람보르기니는 이후 2001년 스페인어로 ‘박쥐’를 뜻하는 무르시엘라고를 출시한다. 무르시엘라고는 스페인 투우에서 24번의 칼에 맞고도 죽지 않고 투우사와 싸운 전설의 황소 이름이다.
람보르기니는 디아블로부터 황소 이름을 모델명으로 사용해 왔다. 디아블로는 전적이 화려한 악마 같은 황소란 뜻. 2003년에 데뷔한 가야르도는 미우라가 키운 투우의 최고등급이고 최신형 레벤톤의 경우 유일하게 투우사를 죽인 황소의 이름이다. (나머지는 투우장에서 죽은 황소 이름)
람보르기니의 살아있는 전설을 확인하러 가는 길에 레이싱 모델 김나현, 주다하가 함께했다.
레이싱 모델 주다하
지난 SAS 2009에서 비엘챠퍼스의 레이싱 모델로 활동했다. 검은색 가죽 의상으로 커스텀 바이크와 함께 포즈를 취하던 모습이 촬영이 끝나고 나서야 기억났다.
레이싱 모델 김나현
금호 ECSTA 타임 트라이얼 레이스 부스에 김나현을 기억하는가? 솔직히 부스가 너무 구석에 위치해 있었다. 기억이 안 나는게 아니라 못하는 것일지도. 이 건망증…
차량이 전시되어 있는 매장에 들어서니 검은색 황소가 잔뜩 웅크리고 있다.
정확한 명칭은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
모델명인 LP640은 엔진을 세로로 배치해(Longitudinale) 뒤쪽에 얹은(Posteriore) 640마력 자동차란 뜻이다.
LP640에는 6.2리터에서 6.5리터로 배기량을 키운 V12 엔진이 미드십 구조로 운전석 바로 뒤에 얹힌다. LP640에 장착된 엔진은 가변 밸브 타이밍을 흡기와 배기에 모두 적용하고 고회전을 위한 캠샤프트가 개선되는 등의 기술적인 변화까지 더한 V형 배치, 뱅크각 60°의 12기통 6,496cc 엔진이다. 이 엔진으로 LP640은 최고출력 640hp/8,000rpm, 최대토크는 67.3kg?m/6,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슈퍼카인 만큼 발군의 능력을 보인다.
최고속도 340km/h, 제로백 3.4초, 그에 걸맞게연비 3.1km/ℓ로 ‘기름 먹는 황소(?)’다.
강철 튜브 프레임에 카본 플로어 팬(바닥), 철판 지붕으로 체중감량을 한 탓인지 6.5ℓ에 달하는 엔진을 싣고도 공차중량은 1,665kg밖에 나가지 않는다.
이 녀석의 엄청난 식성을 감당하려면 연료 탱크의 용량도 어지간해선 성에 차지 않는다. 연료 탱크의 용량은 무려 100ℓ. 웬만한 준중형 세단 연료 탱크의 2배 용량이다. 엔진오일은 무려 12리터가 들어간다. 엔진 오일은 보통 1박스에 1ℓ들이 제품이 12개 들어있으니 엔진오일 교체에 1박스씩 소모되는 셈이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식히는데 필요한 냉각수는 15ℓ가 필요하다.
리어 스포일러는 속도에 따라 3단계로 동작한다. 130~220km/h의 속도에서 50°가 개방되고 220km/h 이상의속도로 주행할 때는 70°로 각도로 꺾인다. 이와 함께 효율적인 엔진 냉각을 위해 엔진룸 좌우에 위치한 가변 공기 흡입구도 동시에 개폐된다. 따라서 두 개의 스포일러 개폐 각도에 따라 공기저항 계수는 0.33~ 0.36 사이로 변한다.
가변 공기 흡입구는 외부 기온이 30℃ 이상, 냉각수온이 95℃ 이상, 주행속도가 180km/h 이상이면 열린다. 개방 조건을 만족시키면 20° 각도로 열리면서 엔진룸을 효과적으로 냉각할 수 있는 차가운 공기를 유입시킨다.
제논 헤드램프는 기본. 한 개의 와이퍼로 동작하는 싱글암 방식을 채택했고 열선내장형 전동식 사이드미러는 엔진룸 좌우에 위치한 가변 공기 흡입구가 열려도 시야를 확보가 가능하게끔 바깥쪽으로 길게 빼냈다.
변속기는 수동 6단과 함께 반자동 변속기인 6단 e-기어가 제공되는데 전세계적으로도 거의 대부분의 운전자가 e-기어를 선택한다고. 슈퍼카의 경우 클러치 단속이 까다롭고 자칫하면 한순간에 클러치가 사망(?)하는 수가 발생하기에 어설픈 수동변속 보다 자동변속기가 훨씬 안전하다. 게다가 요즘 자동 변속기는 듀얼 클러치 등의 최신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웬만한 카 레이서 보다 빠른 변속이 가능한 것도 한 몫 한다.
기어는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있는 패들로만 조작이 가능하다. 오른쪽을 당기면 시프트 업, 왼쪽을 당기면 시프트 다운, 양쪽을 동시에 당기면 중립이다. 후진은 패들이 아닌 스티어링 휠 좌측에 있는 동그란 R 버튼을 누르면 된다.
구동 방식은 디아블로 시절 비스커스 트랙션을 줄인 VT로 명명되었던 풀타임 4륜 구동 방식을 이어 받았다. 전/후 무게배분은 42:58. 보다 이상적인 무게배분을 위해 엔진을 구동축보다 50mm나 낮게 배치했다. 쉽게 말해서 바퀴 회전축보다 엔진 장착 위치가 낮다는 뜻이다.
기본적인 앞 뒤 구동력 배분은 30:70이지만 상황에 따라 거의 100%에 가까운 구동력을 한쪽으로 보낼 수 있다. 아우디 산하에서 개발된 머신인 만큼 콰트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풀타임 사륜구동이면 뭐해? 타고 내리기가 이렇게 어려운데…ㅜㅜ”
기본 브레이크는 전륜 8피스톤, 후륜 4피스톤. 옵션인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의 경우 직경 380mm 두께 36mm의 전/후륜 6피스톤 브레이크가 적용된다.
타이어는 피렐리 피제로 245/35ZR18, 335/30ZR18 사이즈를 끼웠다. 19인치 타이어는 평편비 30의 사이즈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휠 사이즈를 18인치로 낮춘 것이다.
전장 4,610mm, 전폭 2,058mm의 덩치는 어지간한 대형 세단 크기다. 큰 몸집 탓에 회전반경은 약 6.3m에 이른다. 요철이나 견인시 앞범퍼 부분이 닿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운전석에서 리프트 버튼을 누르면 앞차축이 45mm 가량 올라간다.
‘저기……… 저건 얼마에요?’
김나현씨가 나지막이 기자에게 새빨간 자동차를 가르키며 묻는다. 순간 페라리인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다름아닌 애스턴마틴 뱅퀴시였다.
‘아… 저 차요? 람보르기니보다는 조금 싸요. 23만불 정도…’
애스턴마틴 뱅퀴시는 포르쉐 911 GT2, 페라리 등의 모델과 함께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의 주된 경쟁상대라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고가의 자동차를 자주 접할 수 있는 직업 특성상(?) 차량 스펙보다는 가격이 궁금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 마니아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탁월한 주행성능 때문에 슈퍼카를 드림카로 꼽는 경우가 많다. 어지간한 수입이 아니면 유지하기도 힘들 뿐더러(1년에 2~3천 만원 선) 운전자 역시 흉폭한 괴물을 조련하기 위해서는 운전 기술뿐만 아니라 강심장을 요구한다. 하지만 누구나 슈퍼카에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는 이유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현실과는 동떨어진 괴리감 때문이 아닐까.
글/ 다나와 김재희 기자 wasabi@danawa.com
편집/ 다나와 신성철 multic00@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