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가 현대모비스(대표 전호석), 만도(대표 신사현) 등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연구 및 개발 인력을 모아 새로운 부품 회사를 다음 달 출범시킨다.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부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현대차의 또 다른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를 기반으로 새로운 부품회사인 `현대차전자'(가칭)를 4월 1일 출범시킬 계획이다. 현대차전자는 현대모비스와 같이 현대차의 티어1(1차 부품 협력 업체)가 될 것이며, 자동차 전자제어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면서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부품들을 현대차에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해 왔다. 국내 반도체설계 기업인 씨엔에스테크놀로지(대표 김동진)와 제휴를 통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인텔과도 스마트 카 시장 공략을 위한 전용 칩 개발에 손을 잡은 경험이 있다. 이와 별도로 현대차는 자체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핵심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계열사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시도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차 직원들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독일 보쉬와 50대 50으로 공동 투자한 전장부품 전문 업체 `케피코'를 통해 엔진 제어 장치 및 변속장치(트랜스미션)를 개발해왔다. 이들 장치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의 전자 장치로, 현대차는 보쉬와 케피코를 공동 경영하면서 보쉬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마다 비용 지불을 했다.
하지만 보쉬는 지금까지 일부 핵심 부품을 독점 공급하면서 높은 가격 정책을 유지해 현대차와 끊임없는 이견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