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엔진 출력이 대개 세 자릿수를 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세 자릿수에 얽매여야하는 건 아니다. 1,001ps 괴물 부가티 베이론을 비롯한 여러 존재들이 그러한 쇠사슬을 끊고 달아난지 이미 오래인데도 새삼스레 이런 얘기를 꺼낸 이유를 묻는다면 비머에게 탓을 돌릴 수 있다. 독일 튜너 비머(Wimmer)가 역대 가장 파워풀한 로드-고잉 포르쉐라는 타이틀로 등장한 ‘997 GT2 RS’의 좁은 엔진 룸에 베이론마저 능가하는 폭발적인 네 자릿수 파워 1,020ps를 구겨 넣었다. 600마력 이상을 쏟아내는 C 63 AMG 에스테이트를 최근에 만들어낸 비머 엔지니어들은 이번엔 볼륨을 조금 더 키워, 포르쉐 공장에서 500대 밖에 생산되지 않은 ‘997 GT2 RS’의 3.6리터 엔진에서 몇 가지 부품을 떼어냈다. 이 과정에서 두 기의 개량된 터보차저가 새롭게 둥지를 틀었고, 새 캠샤프트와 개량된 크랭크샤프트, 그리고 바이패스 매니폴드를 비롯해 타이밍 체인, 실린더 헤드, 피스톤, 커넥팅 로드, 연료 펌프, 촉매장치가 교체되었다. 새로운 스포츠 배기 시스템은 플랩 컨트롤 기능을 포함한다. 19인치 커스텀 휠을 3단계로 조절가능한 KW 서스펜션으로 다스리는 비머의 ‘997 GT2 RS’는 113kg-m(1,108Nm) 토크를 이용해 3.4초 만에 0-100km/h 제로백을 찍고, 15.5초가 지났을 뿐인데도 290km/h에 도달하는 가공할만한 스피드를 현실 세계에 구현한다. 최고속도는 무려 389km/h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