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보증 수리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보증 수리가 필요없도록 차를 만드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현기차는 절대 그런 믿을만한 브랜드가 아니죠.
현대가 차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하고는 별도로
개인적으로 현대에게 감탄하는 것이 있습니다(칭찬은 아닙니다. 수리받을 일이 없도록 만드는게 최선이기에)
바로 보증수리입니다. 공산품 만드는 제조업 전체를 통틀어도
현대 사업소의 보증수리 정책 카버리지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려보면
싼타페는 3년간 4만 8천 타는 동안
DPF 및 마후라 세트를 통으로 총 4번을 사실상 1만키로 마다 교환했고 (이건 반대로 현대 DPF의 내구성이 엉망이라는 이야기도 되지요)
제 이전 글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쇼트엔진 및 실린더 서브 어셈블리, 타이밍 체인 교환을 얼마전 받았지요(단 재제조 신품? 엔진이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현재는 만족하게 타고 있습니다)
트랜스퍼 케이스를 역시 통으로 3만에 한번 갈았습니다(미세누유로)
2만 5천에는 터보 어셈블리와 EGR 관련 부품을 통째로 갈았지요.
그외에도 자잘한 것들을 많이 교체받았습니다. 여기 일일이 적기 힘들만큼 많군요.
저 수리 중 제가 교체를 명시적으로 요구했던 것은 DPF 하나입니다. 그것도 4번 갈면서 1번만 제가 갈아달라고 했고 나머지는 말도 안했는데 교체가 되었습니다. 엔진도 제가 요구한게 아니라 정비사의 권유로 갈게 되었지요.
쏘나타는 싼타페처럼 많지는 않지만 이것도 수리는 제법 받았습니다.
보증기간 중 미션과 타이밍체인, 타이밍체인 커버, 오일팬을 교체받았었고
MDPS는 보증이 끝난 지 3년후에 무상으로 통짜 교체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받은 정비내역서를 오늘 정리하다가 현대의 보증수리 정책의 너그러움?에 감탄을 하게 되었네요.
이렇게 수리를 많이 받을 만큼 차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이 놀랍고,
한편으론 그것을 다 고쳐주고, 요구를 안해도 갈아주는 정책도 감탄하게 됩니다.
현대는 참 희한한 기업 같습니다.
이렇게 보증수리를 받으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력"의 중요성입니다.
제 세컨카는 보증이 끝난 한참 후에 MDPS 통짜 교환을 받았습니다. 점검을 해달라고 차를 맡겼는데 "교체"가 되어 나와서 놀라버린 기억이 납니다. 그것도 통 어셈블리 교환으로 보증이 끝난 한참 후에 말이지요.
처음에는 정비사를 잘 만나서 그런 걸로 생각을 했는데,
오늘 정비내역서 정리하다가 보니 제가 오래전에 MDPS 문제로 보증기간 중 블루핸즈에 어필을 2차례 했던 기록이 나오더군요. 그게 있었기에 보증수리기간이 지나도 무상 교체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공임 한푼 안냈습니다.
제가 느낀 현대의 특징은 문제가 생겨서 그게 바로 재현되지 않으면 일단 점검만 하고 돌려보냅니다. 하지만 그게 이력으로 남습니다. 이후 동일한 문제로 방문해서 (블루핸즈 등) 이력이 생기면 나중에 교체가 쉬워집니다. 이 이력이 심지어 보증이 지나도 무상수리를 해줄 근거가 되는 것 같습니다(현기만의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
DPF도 저는 매연만 보이면 블루에 들려서 점검해달라고 했고 그 과정에서 "DPF 매연"이란 이력이 전산에 반복적으로 남았습니다. 본의아니게 그렇게 되니 3년간 4번을 교환받게 된 것 같습니다. 사업소에 총 5회를 갔는데 거의 갈때 마다 교체받은 셈이지요.
동호회를 보면 언성을 높혀도 DPF 교환이 힘들다는데, 저는 요청을 안해도 "마후라에 매연이 붙네요" 딱 한마디만 하면 바로 교환을 받았습니다. 교체해달라는 말 없이도 말이지요. 4번 내내 착한 정비사를 만난 것도 아니고, 매번 쉽게 갈아주니 참 신기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이유를 알겠습니다.
답은 바로 "이력"이었던 것이죠. 이력이 있으니 엔지니어도 교체에 대한 근거가 생기고 부담이 없어지겠지요.
또 다른 팁은 "절대 언성 높이지 않기"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업소에 가면 직원들과 언쟁을 벌이는 분들도 다소 봤는데, 제 생각에는 이게 해가 되면 해가 되었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네요. 무미건조하지만 논리적으로 근거를 가지고 요청하면 들어주는 것 같고, 특히 아무리 화가나도 끝까지 예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증거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감정이 들어가면 될 일도 안되겠지요.
현대 사업소의 장점이 한번 뜯으면 고객 편의를 위해 줄줄이 사탕으로 관련 부품을 교환해주는 것인데, 정비사와 감정적으로 대립하면 딱 문제되는 부품만 갈게 되겠지요. 정비사하고는 가급적 감정적으로 부딛히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력"인듯합니다. 이것만 있으면 엔진교환이든 뭐든 참 쉽게 쉽게 되더군요. 뭔가 증상이 뚜렷하지 않으나 문제가 있다면 보증기간 내 최소 2차례 방문해서 이력을 만들어 놓으십시오. 그럼 보증이 끝나도 수리를 받을 근거가 되는 것 같네요.
처음에는 아마 그냥 돌려보낼 것입니다.
그래도 실망하지 마시고 증상을 이력에 명시하도록 요청하시고 정비내역서를 반드시 발급받으십시오.
안그러면 기록에 남기지 않는 블루가 제법 많습니다.
그렇게 이력이 쌓이면 분명 나중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