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G70 타본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군요.
2019년 3D 인스트루먼트 판넬 달고 나오는 마당에 2017년 가을에 타본 시승기를 공유하는 게
좀 우습긴 합니다.
게다가 2018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북미 기준)에 선정되었죠.
그렇지만 차량의 베이스가 바뀌진 않았고, 또 제가 M4를 사게 된 계기가 되는 차라서 이렇게
제 시승기를 공유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 오리지널 시승기입니다.
제가 1여년 전에 썼지만 짱공 차바갤을 위해 약간 첨언과 함께 옮겨봅니다.
제가 타 본 차량은 2017 G70, 3.3T AWD 입니다. 풀옵션이죠.
당시 현대차에서는 G70 출시기념으로 2박3일씩 막 빌려주던 시절입니다.
이제는 좀 흔해진 차량이라 외관이나 이런 건 건너 뛰고 옮기겠습니다.
그래도 이 캐스캐이드 그릴의 두께감들이 살아있는 디테일엔 칭찬을 줄 수 밖에 없어요.
사실 G70의 인상 중에 가장 강렬했던 것이 바로 이 앞좌석 시트입니다.
사진에서도 느끼실 수 있겠지만 국산 차량 중에 가장 낮게 셋팅 되는 시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스티어링 휠을 쥐고, 다리를 악셀 및 브레이크 페달에 얹어보고, 자세를 취해보면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3시리즈와 흡사합니다.
아니 오히려 일반 3시리즈보다 낮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또한 스티어링 휠은 벤츠의 것을 철저히 벤치마킹 했는지, 지금까지의 현대에서 상상못할 그립감을 제공합니다.
일단 썸레스트(엄지 놓는 곳)과 팜레스트의 두께가 튼튼하게 느껴집니다.
시동도 걸기 전 부터 G70은 드디어 '달리기'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시동을 걸고 달리기 시작하면 좀 다른 방향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지금까지의 현대가 제공하지 않은 안락함이 아닌 주행성을 위주로 차를 만든 느낌이 강하게 밀려옵니다.
대신... 앞좌석을 이렇게 낮춰버리면
이렇게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뒷자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퀼팅이랑 마감이 너무 과하게 좋음)
생각보다 좁진 않지만, 발을 놓을 공간이 없습니다.
물론 생각보다 깊게 파인 뒷좌석 때문에 175cm 이하의 성인이나 청소년 및 아동은 앉아서 갈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C필러 루프가 완만한 경사를 따라가서, 헤드룸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나를 얻었다면, 하나를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가루가 될 정도로 까일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지금까지 실내 공간의 현대였는데 그게 없어서 아쉬울뿐.
F바디의 3시리즈가 뒷자리는 조금 더 큰 건 사실입니다.
물론 신형 3시리즈는 더 커져서 E바디 시절의 5시리즈까지 커져버린 셈이라 훨씬 더 넓겠지만요.
그래도 이러니 저러니 따져봐야 컴팩트 스포츠 세단급에서 뒷자리에 대해서 논하자면
현행 C클래스와 A4 정도나 뒷자리의 활용이 클 뿐입니다.
다른 이야기로 좀 샜지만, 운전석에 앉아서 받은 느낌은 주행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370마력을 쏟아내는 3.3T 엔진은 말 그대로 300마력 이상의 출력을 여지없이 뿜어냅니다.
여기저기 드래그 영상이나 제로백 영상을 통해서 본 출력을 쉽게 쏟아냅니다.
4기통 2.0 터보 엔진은 스팅어를 통해 경험해봤습니다만
저속에서 거친 감이 있던 걸 고려한다해도 그만큼 공공도로에서 악셀을 끝까지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칭찬할 부분은 8단 미션이죠.
이게 과연 G80에도 쓰이는 미션이란말야? 라고 되물을 정도로 똑똑합니다.
그리고 충분히 빠릅니다.
다만 너무 똑똑해서 rpm을 잘 끌어내리긴 합니다만, 스포츠 모드에선 충분히 rpm을 살려서 달려줍니다.
너무 빨리 고단 변속이나 저단 변속해서 허둥 대는 일은 좀처럼 나오질 않더군요.
물론 스포츠 모드에선 패들시프트까지 활용하면 부족함없는 미션입니다.
대신 오버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보수적인 반응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계기판도 붉게 바뀌고 차량의 셋팅이 다소 단단해집니다.
새로나온 3D 계기판은 더 멋지게 효과가 들어오긴 하더군요.
서스펜션 또한 꽤나 단단해지며, 시트는 사이드 볼스터(허리 좌우 지지대)를 조여 몸을 잡아줍니다.
아쉽지만 모드를 바꾼다고 해서 미션에 매뉴얼 모드가 따로 나타나는 건 아니라서
수동 조작은 스티어링휠에 붙어 있는 패들시프트를 누르면 전환되는데
아쉽게도 별도의 "수동모드" 전환 스위치는 없습니다. 이게 정말 아쉬운 점입니다.
그리고 스포츠 모드라고 해도 저속에서는 꽤 부드러운 편입니다.
국내의 남용되는 방지턱을 고려한 셋팅인지 저속에서의 큰 주기의 진동수에서는 다소 부드럽게 작동합니다.
대신 고속으로 진입해서 짧은 주기의 진동수(주파수)로 들어오면 단단하게 물고 갑니다.
다만 아무래도 다소 부드러운 셋팅이 있음으로 해서,
코너 탈출할 때, 즉 악셀 전개로 인해 하중이 뒤로 실리는 경우 전륜이 가벼워 지는 느낌과
좌우의 움직이 다소 무르게 느껴지는 점이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코너 진입 전, 그리고 APEX에서의의 말끔함이 다소 무색하게 자세를 흐뜨러버리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꽤나 직관적입니다.
이율배반적이지만 정말로 직관적입니다. 부드러운 점과 단단한 점이 쉽게 예상되는 점이 그렇습니다.
제네시스 쿠페는 꽤나 곤혹스러운 반응의 순정 서스펜션이었거든요. 한계점은 높지만 반응을 예상하기 힘든.
추가로 HTRAC(4륜)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G70은 노골적으로 앞바퀴가 돌아가는게 느껴집니다.
주행성을 강조하는 럭셔리 세단 급에서는 잘 안하는 셋팅인데, G70에 HTRAC 옵션을 추가하신 분은
정지후 급가속, 코너탈출시 악셀 전개시, 전륜의 접지감을 체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편안한 주행, 실내에서 느끼기엔 과하게 억제된 엔진+배기 사운드.
격하게 달려보고 나서, 그리고 나서야 이 차가 다시금 세단임을 인식하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3시리즈를 타켓팅 했다고 보기엔
오히려 벤츠의 주행감성(우아한)으로 셋팅한 차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스티어링의 조작과 차체의 거동에서 느껴지는 주행의 성질은 딱 즐거운 수준에서 통제되어 있습니다.
오로지 운전의 맛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M튠 서스펜션을 달고 있는 3시리즈가,
그저 고속도로에서 안정적으로 빨리 달리는 것이 목적이시라면 C클래스가.
이 모든 것이 다 같이 필요하시다면 G70이 좋은 대안이 될 수 도 있으리라 봅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가격"까지 포함해서 놓고 보면 독일의 수입세단은 G70에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하물며 완성도의 렉서스 IS는 출력때문에 아예 비교에 넣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아직 G70은 브랜드의 초기 모델인만큼 정직한 차니까요.
그래서 바로 이 비어만이 왜 이 G70을 이렇게 셋팅했는지 궁금해졌다는 것입니다.
그가 만든 M처럼 여기저기 부족해도 날것의 느낌을 살려 운전자에게 많은 것을 주는 차가 아닌
배려(방지턱에서 불편하지 않은)가 탑재 되어 있지만, 여전히 날 것의 정직함을 가진 차를 만들었는지...
정말 현대가 한방에 대단한 럭셔리 컴팩트 세단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G70에서 아쉬운 걸 지적하자면 독일의 브랜드처럼 브랜드 독점적 특성이 뭍어나질 않는다는 점이죠.
물론 주행성능+안정감의 두마리 토끼를 몰아넣는데는 성공했습니다만은..
잘 완성된 차인것이지, '애플의 완성 마감 감성 때문에 아이폰 샀어'하는 킬링포인트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음 세대의 G70은 정말 궁금해집니다.
아마 운전의 즐거움을 더 살린 제품이 등장할 것이라는 건 확실한 예상이니까요.
거기에 현대의 장점,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극대화한 옵션이 추가될테니까요.
G80 스포츠에서 느꼈던 가능성이 이렇게 훌륭한 대답으로 돌아올 줄 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제 추천은 G70 3.3 후륜.
이 시승기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마음껏 비평하셔도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