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윤동주 시인의 시를 써 보는데
<별 헤는 밤>
손글씨를 쓰다가 시에 반 했습니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에서
40중반의 나를 반영해 보기도 하고..
'별 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어느 날의 저녁 풍경으로 언덕이 있고 나무가 한 그루쯤
실루엣으로 어둡게 보이듯 그려져요...
어떻게 스물 몇의 시인은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었을까..
그저 읽을 수록 감탄만...
# 글씨 연습 #
한 두 글자는 대충 이뻐 보이게 쓰겠는데....
장문을 쓰면 여지없이 불안한 필체가 드러납니다.
펜 글씨 잘쓰는 짱공님들 있으면
한수 지도해 주세요. !
별 헤는 밤 _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