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가 6학년이 되면서 목소리도 굵어졌고, 그 만큼 많이 자랐다.
난 애를 때리는 아버지다.
나도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문화가 있는 형제 많은 집에서 살벌하게 자랐었고.
우리 견우가 태어난건 내 형제들 자녀로는
20년 만에 맞이한 새 식구 였는데 그때 우리 큰 형이 했던말.
"애들은 때려야되..그래야 눈치도 빨라지고 어른 무서워할줄 아는거다."
나 또한 그 철학을 공유했다.
초보 아빠 시절에.
서너살 먹은 애가 울면 멈출 때까지 때렸지..
마지막이 작년 쯤 이던가?
아비를 속이는 거짓말에 일명 빠따를 가했다...
아직도 가슴 아프게 반성하는 그때는 술을 마신 상태였어...
이후 몽둥이로 쓰였던 목재로 만든
긴 구두 주걱을 부러 뜨리고...
매를 버렸다..
오늘 화성시 거래처에 납품하고 돌아오는 길.
너무도 화창한 윈도우 밖을 보며 운전 하던중 생각난 내 인생.
아버지 11살에 귀천 하고도 지금까지 버텨온것은 그야말로 기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던 중 너무도 감사한 우리 큰 아들이 생각 났는데
늙었나?
눈물도 한 방울 나는건 또 뭐람.
바로 전화를 했다
"아빠 왜?"
"어디니?"
"집"
"견우야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어... 사랑해~"
애야 알아듣던 말던 ..
그러고 보니 단 둘만에는 첫 고백이 됐다.
'사랑해 정말 사랑해.. 네가 있어서 내가 살아간다'
어쩌면 이 아이와 길게 살아 가야할 인생에서 오늘은 새로운 관계로 전환되는 날로 기억 남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