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물장어 맛집

바켄뢰더 작성일 10.07.18 18: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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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게된 지인 분과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수원 인계아파트 라고 하면 아시는분은 아시는 동네.

 

원래 5층짜리 허름하고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제가 캐나다에 간사이에

 

고층 아파트로 바뀌었죠.

 

하지만 아파트가 헐리기전 마지막 봄, 아파트 입구에서

 

벚꽃이 흐드러지게 날리던 모습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그당시에 전 아파트 입구 바로 앞에 있는 109동에 살았었고

 

지인분께서는 그 옆에 상가에서 슈퍼를 하셨었죠..

 

화성에서 수원으로 이사온후 초등학교때부터 살던 곳인데

 

지금 이제 그 아파트 단지를 영원히 못본다고 하니 많이 아쉽네요.

 

그때 이럴줄알았으면 사진이라도 찍어둘껄...

 

벚꽃 휘날릴때 못찍었던게 정말 아쉽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귀신도 많이 나오던 아파트 였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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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분께서 소개해준 가게입니다.

 

오산에 위치한 민물장어집.

 

위사진에도 간판이 나와 있지만

 

전 솔직히 이렇게 막만든 간판 보면 ㅋㅋㅋ

 

바꿔주고싶습니다. 디자이너로서...ㅋㅋㅋ

 

지금도 디자인일이 꽤 들어오고 있어서 바쁘지만

 

이 가게에서 간판 디자인일이 들어온다면

 

바로 만들수 있을꺼 같습니다.

 

원래 전 맛있는 음식 먹으면 아이디어가 팍팍 떠오르거든요...

 

게다가 이렇게 대충 기본 폰트로 떡떡 찍은 가게 이름 디자인을 보면

 

ㅋㅋㅋㅋ 욕망이 솟아오르는건 어쩔수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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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입구쪽에 있는 장어 수족관인데 꽉 차있더군요.

 

족히 3~400마리는 될듯...

 

아무래도 잘 팔리는 가게 일수록 이렇게 대량으로 보관을

 

해놓는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 장어들이 일주일 넘게 안팔린다면

 

맛도 떨어지고 폐기 해야할 마리수도 자연히 늘게 되니

 

적어도 2~3일 안에 처리를 할수 있어야 하는데

 

이정도 수량을 2~3일 안에 처리 할수 있는 가게라면

 

그정도로 맛있는 가게라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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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한국을 떠나기전에 대학생이면서

 

고기집 가게를 운영한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미치ㄴ듯이 일했죠.. 하루에 자는 시간 30분이었죠..

 

그러면서도 장학금 타면서 공부했는데 지금 다시

 

그렇게 하라면 아마 죽을듯.

 

그런데 그때 저도 인건비 및 기타 문제 때문에

 

반찬셀프바를 시도 한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패...

 

우선은 10~20대 정도 손님들은 부페식에 대한 인식이 정착이

 

되어 있어서 적당하게 덜어가지만, 4~50대 분들은 우선 셀프바를

 

좋아하지 않고 대접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무조건 종업원을

 

부르시더군요. 자연히 손님이 많을땐 신경을 써주지 못하는데 반찬 왜

 

안나오냐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시고 난장판을 만들면 다른 테이블

 

손님들도 떠나고..

 

분위기가 말이 아니어서 셀프바지만 종업원도 써서 해야했죠..

 

게다가 셀프바에 대해 인식이 없으신분은 적정량이란걸 모르셔서

 

그런지 푹푹 퍼다 담고 푹푹 남기고 걍 가십니다..

 

그러면 좀 화나죠..

 

그렇게 해서 낭비되는 반찬값이 얼만데..

 

한국은 김치는 무조건 주니까 김치를 공기처럼 가볍게 생각하시는분도

 

많으신데, 가게에서 한달에 김치로 나가는 돈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차라리 퍼 가신걸 다드시면 덜 화가 나죠..

 

맛있게 먹어서 감사하기도 하고..

 

하지만 맘껏 퍼다 놓고 접시 한가득 남겨놓고 가면...

 

어휴..암담했습니다...그걸 누구보고 처리하라고..

 

반찬재활용 한다고 난리 치는데 우선 본인들이 그 반찬들을

 

깔끔하게 잘 드시는지 자문 하시는것도 반찬낭비를

 

줄이는것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반찬 남기면 벌금 써놨어도 벌금 받는다고 하면

 

또 난리 치고..

 

음식물쓰레기 처리비는 줘야 장사를 하지 않습니까..

 

맛이 없다고 하면 모를까..

 

한번 먹고 맛있다고 푹푹 퍼다 놓고 두번다시 안먹고는..

 

게다가 인터넷에 인증 올린다고 김치 한통을 테이블에

 

가져가놓고 사진만 찍고 버리는 손님도 있었구요..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셀프바를 보니 옛날 생각나서 좀 울컥했네요..

 

반찬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됐었으면 그당시 그렇게 심각하게

 

손해 보지는 않았을수도 있었다는 생각도 나고..

 

일본 같은 경우는 반찬이 남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원래 반찬도 잘 안주거니와 김치 한접시에 100엔씩 받으니까

 

한조각을 먹더라도 자기돈 나간다고 생각하고 남기질 않죠..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돈받았으면 난리 쳤을듯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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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옛날얘긴 넘어가고 본론으로 넘어가죠.

 

장어가 왔습니다~

 

생장어~ ㅋㅋㅋㅋ

 

히야..정말 오랜만입니다. ㅋㅋㅋ

 

고놈 맛있게도 생겼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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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는것도 지글지글

 

아유 맛있게 노릇노릇하게 익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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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서도 구워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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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식사시간.

 

한정되어 있는 장어고기를 한점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분주한 손길들..

 

군대에서 그러죠? "야 손이 보인다?"

 

손이 들어간 사진도 겨우 찍을정도로 빠른 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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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맛있을거 같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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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소스를 발라 생강조각을 올려서 깻입에 싸먹으면~

 

아유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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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깻입없이도 먹고..

 

제가 원래 생강을 무쟈게 싫어합니다.

 

초밥 먹을땐 분홍색 생강절임 절대 다 버렸죠..

 

어렸을때 생강 잘못먹어서 몇일동안 그 생강냄새가

 

입안에서 맴돌았던 기억이 있어서...

 

하지만 친구가 생강절임을 초밥위에 얹어서 먹으면

 

초밥의 맛을 200% 살려준다, 라고 알려준 이후에

 

그렇게 먹어보니 생강이 정말로 생선의 맛을

 

살려주는 효과가 있더군요..

 

장어에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장어의 맛을 더욱 살려주는 생강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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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도 함께 싸서 먹으면~

 

아유 입안에서 녹네 녹아

 

숯불로 구운 부드러운 장어와 아삭아삭한 야채, 김치..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요 ㅋㅋㅋ

 

그나저나 여친은 벌써 캐나다로 돌아갔는데

 

남아도는 스테미너를 어디다가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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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가 정말 마음에 들었던 점중 하나가

 

창문밖으로 조그만 호수와 논밭의 경치가 보이는겁니다.

 

제가 원래 촌놈이라 그런지 개울가에서 고기 구워먹는거,

 

논밭에서 일하다가 새참 먹는거 이런거 정말 좋아합니다.

 

냄새도 좋고.. 공기도 좋고..

 

그런 촌놈이 지금은 캐나다에서 디자인을 하는 첨단을 달리고 있으니...

 

가끔 이런 정경이 너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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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후 담배한대 하면서 찍은 지인분의 뒷모습.

 

알고 지낸지 근 20년이 넘은..제가 초등학교때 이분 가게에서

 

과자랑 아이스크림 엄청 많이 사먹었는데 ㅋㅋㅋ

 

지금은 도움을 정말 많이 주셔서 언젠간 꼭 은혜를 갚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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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심도 해야겠죠...

 

싱싱하고 달달한 꿀과일로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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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선 음식에 꿀사과, 꿀참외, 꿀수박 이런식의 표현이 없어서

 

오랜만에 들었지만

 

정말 "꿀수박"이라고 써있는 글자만 봐도 군침이 흐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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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도 나오는군요

 

전 머루포도 좋아라 합니다.

 

외국에 있을땐 포도가 아시아 포도처럼 단맛이 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 포도 정말 좋아합니다.

 

특히 제부도 조개구이를 먹은후 돌아올때 한박스씩 사왔던 포도들...

 

정말 맛있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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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잘되시라고 사진도 한방.

 

가게 아저씨가 쑥스럽게 왜찍으시냐고 얼굴 빨개지시더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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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제대로 찍진 못했지만,

 

이곳은 그 맛집 근처에 있는 얼마전에 조선시대 미라가 발견된 곳입니다.

 

"오산 미라 발굴" 이라고 검색 ㄱㄱ

 

음? 이건 맛집이랑 별로 상관은 없네 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 장어 배불리 먹고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지인분과 오랜만에 한잔도 하고..

 

그분께서는 초등학교 꼬마때 부터 본 녀석이

 

벌서 이렇게 커서 같이 술한잔 할줄이야.. 이러셨을겁니다 ㅋㅋㅋ

 

 

맛 : ★★★★☆

 

분위기 : ★★★★☆

 

 

별점이 너무 후한듯...라고 하시는분도 계신데

 

제가 솔직히 맛없는 집에 가면 올리지도 않거든요 ㅋㅋㅋ

 

적어도 제가 봤을때 별 4개 이상 되는곳을 선별해서 올리다 보니...

 

 

오늘은 원래 다른걸 올리려고 했는데 ㅋㅋㅋㅋ

 

쓸게 자꾸 늘어나네요 ㅋㅋㅋ

 

매드포갈릭도 한편 더 쓸라고 했는데....

 

아직 동영상 올릴것도 남았어요 ㅋㅋㅋ

 

유튜브로 해야하나..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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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남은걸 싸들고 와서 집에서 소스를 만들어

 

장어덮밥을 해먹었습니다.

 

아 정말 맛있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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