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추석때 찾아뵙지 못한 장인어른 산소에 들렀습니다.
장모님, 와이프, 4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성묘를 하고 내려오는 길에 보니까 막 추수를 시작한 논둑에 메뚜기 떼가 지천으로 뛰어다니더 군요.
성묘하고 남은 빈 소주병과 생수통에 와이프랑 저랑 어렸을 때를 생각하며 한참을 메뚜기 사냥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들녀석은 장모님과 양지바른곳에서 돗자리를 깔고 아빠,엄마가 이리저리 뒤뚱거리며 뛰어다니는게 재미있었는지 깔깔대며 웃더군요.
한 40여분을 이리저리 뛴끝에 생수통에 2/3가량을 채우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저녁을 먹고나서
팔팔끓는 물에 이녀석들을 세척,소독겸 1차로 삶아내고 날개를 일일히 떼어낸다음.
오목한팬을 달구어 이리저리 볶다가 참기름 한방울, 소금으로 밑간을 하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게 먹음직 스럽더군요.
아들녀석이 "아빠 뭐야~~??"하고 물어보길래 볶아진 메뚜기를 보여줬더니 "으왕~~!! 아빠가 벌레 먹어~!!"하며 울면서 엄마한테 도망가고 전 뻘쭘하게 맥주랑 소주를 꺼내들고 거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진짜 30여년만에 맛보는건데 너무 고소하고 맛나더군요.
시골들녁에도 이젠 메뚜기가 귀하다는데 저희 시골은 강원도 촌구석이라 아직은 청정한가 봅니다.
다소 혐오감을 느끼시는 분도 있겠지만 유년시절을 시골에서 보낸분들에게는 추억이라 생각하고 보아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