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국화 부의주(동동주) 글 이후 이 게시판에는 굉장히 오랜만에 쓰네요
올해 들어서 오크통 숙성의 세계로 뛰어들었습니다.
10L 프렌치 오크통이며 문경 오미나라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
약 2달전에 구입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새 오크통의 경우는 보통
1. 힘 빼기
2. 색, 향 입히기
3. 본 숙성
의 단계로 사용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어떤 주류를 숙성하느냐에 따라 해당 본 주류를 투입하는 단계가 다르고
심오하지만 저는 일단 와인을 입힌 다목적 오크통으로 사용할 계획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오크통의 강한 향을 빼기 위해
약 2달 전에 보드카 10L를 투입하여 소기의 목적 달성을 마치고 오늘 병입에 들어갔습니다.
10L 오크통입니다.
실제로 보면 작은 감이 있어서 10L가 맞나 싶었는데 넣어보니 거의 맞는것같습니다.
750ml 보드카 4병, 750 와인 9병이 들어가니 거의 꽉 찼습니다.
깔떄기 입구에 커피 여과지를 설치하고 뽑았습니다.
오크통에서 혹시라도 섞어나올수 있는 나무조각 등의 불순물을 걸러주기위해서 입니다.
나무 탭(꼭지)라 출수 속도가 느려서 2시간쯤 걸린듯하
네요.
10L 꽉 채웠는데, 나온건 7리터 나왔네요.
60일간 3리터가 증발한 셈입니다.
도수가 38도 정도라 증발량이 워낙 많았던게 원인 아닌가 싶습니다.
병입을 마친 보드카입니다.
어설프나마 위스키 색을 띄고 있네요.
이게 병입 전 원래 색입니다.
색은 그냥 무난하게 잘 입혀진것같습니다.
맛은 워낙 나무향이 강해서 드라이한 감이 많지만
어차피 맛을 겨냥한 용도도 아니었고, 저렴한 원래의 술값(8000원가량)을 생각하면
부족하나마 상당히 업그레이드 된것같습니다.
병입을 모두 마쳐 통을 모두 비우고
칠레산 가성비 와인인 디아블로를 넣었습니다.
이 와인을 통해 오크통 베이스에 색과 향을 입힐 예정입니다
와인은 비교적 낮은 도수로 곰팡이가 생길수 있기때문에
공기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주어야하고 맛이 아닌 오크통을 위해 사용할때는
보드카 등의 증류주와 섞어 도수를 올려주면 좋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와인 9병, 보드카 4병을 넣어 대략 20도 전후의 도수를 맞추어 넣어주었습니다.
숙성되는동안 다시 기나긴 기다림이 시작되겠군요.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단양주나 빚어볼까 하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