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늘 채주를 하였습니다.
원래 3주 채우고 하려고 했는데, 3주 딱 되는 날이 수요일, 평일이라
그냥 주말에 해치우자는 생각으로 오늘 채주를 해버렸어요~
술을 담궈보신분은 아시겠지만
광목천으로 항아리 입구를 덮고 독 뚜껑을 올려두는데
술이 익으며 쌓인 이산화탄소와 향기가 독에 넘쳐서
집안에 술 익는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진짜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해요....
그동안 참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ㅠㅠㅠㅠ
이때 독 뚜껑을 열고 독 안쪽에 성냥불이나 라이터불을 가져다 대면
입구에 쌓인 이산화탄소때문에 불이 꺼지고 냄새를 맡으면 숨이 탁 막히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과도한 신내가 난다면 과발효가 되어 식초가 될수 있으니 주의하시면 됩니다.
그럼 채주과정입니다.
깨끗히 손을 씻고 독에 넣어 해집어보니
아래쪽에 좋은 술이 가득 고여있습니다.
노란 국화가 보이는 부분이 헤집은 부분인데 찹쌀들이 내부는 발효가 끝나고
껍질부분만 남아 비중이 낮아져 국화꽃과 함께 술 위에 동동 뜹니다.
동동주, 식혜의 원리죠.
먼저 건더기 부분만 먼저 손으로 떠내어 채에 받쳐 짜줍니다.
매우 가는 채를 사용하기때문에 손으로 뜨는 과정 중에 떨어져나오는 밥풀을 제외하고는
체 아래로 빠지진 않습니다.
꾹꾹 눌러서 짜주면 아래에 탁주가 나옵니다.
한번 맛보니 부드러운 맛과 국화향이 꽤 괜찮게 나온것같네요
용수를 사용하여 채주하지않고 짜낸 후 가라앉혀 청주를 채주한 이유는
일단 용수를 박아서 채주하면 채주할때마다
다시 용수 안에 청주가 차오르길 기다려야해서 귀찮은게 제일 컸습니다....
그냥 한방에 끝내고 싶었어요...
건더기를 건져내어 짜주고 독 안에 건더기가 이제 잘 안잡힌다 싶으면
시원하게 독 째로 잡고 부어서 내려줍니다.
탁주가 걸려져 나오며 공기와 만나 온 사방 천지가 탁주 향으로 가득합니다.
작업실 현관 밖 계단실 전체가 막걸리 냄새가 날 정도에요....
탁주 전체 양입니다.
이렇게 보니까 양이 얼마나 되는지 감이 안오시죠?
한말(약 10kg) 독 하나 가득, + 절반 이 나왔는데
전체 양이 17L 정도가 나왔네요
탁주는 누룩균에게 다 먹지못할 양의 당분을 제공하여 한계치까지 발효를 시키기때문에
그냥 마시면 약 14~5도 가량됩니다.
이걸로 바로 막걸리로 만들면 동량의 물을 넣으면
절반으로 도수가 떨어지고 막걸리가 완성되고 정신나간 양의 술이 나옵니다....
35리터정도 나오겠네요...
이정도면 제 기준으로는 혼자 반년은 마시겠어요 ㄷㄷ;;;
왼쪽부터
술 지게미(짜내고 남은 건더기) + 물 / 탁주 15L / 3L입니다.
술지게미에 물을 넣어둔 이유는 약 3일정도 추가 발효를 시키고 짜내어
탁주를 약간 섞고 각종 약재를 넣어 모주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현재로써는 감초, 계피, 갈근, 대추, 야관문(!!??)을 넣은 모주를 만들려고합니다.
탁주는 이제 저대로 며칠 가라앉히면 우유빛 색을 내는 부유물은 바닥에 모두 가라앉고
윗부분은 맑게 떠서 층분리가 일어날텐데, 맑은 층을 채주하면 청주가 완성되고
그 청주가 바로 국화 석탄주가 되겠습니다.
3L병은 그대로 가수하여 막걸리로 쓸 예정이구요~
이상 국화 석탄주 양조기였습니다.
다음번에는 모주 빚기, 청주 채주할때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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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쯤에 모주, 청주까지 모든 과정이 완성되면
개선점을 찾고 맛 평가를 위해 몇 분을 선정하여
술을 나눠드리고 가볍게 평가를 받는 이벤트를 하고자 합니다.
짱공 짬밥 15년에 거의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이런걸 하려니 적잖이 어색하긴한데...
부디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