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일본 라멘집들 입니당.

귀여운배 작성일 17.04.28 16: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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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욱 고아낸 진한 국물에 생면을 넣어서 숙주나물과 함께 먹는 일본 라멘 싫어하시는 분 없으시죠?

 

처음에 일본 라멘을 접했을 미소라멘으로 접했어서 사실 크게 감동을 하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마지막에 소개하는 우마이도에서 진짜배기 돈코츠 라멘을 한 입 먹어보고 왜 여태 이걸 몰랐을까 몹시도 억울해했었지요.

 

그 후 돈코츠라면을 찾아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가게마다 미세하게 다른 맛에 신기해하기도 하고 날씨나 습도에 따라 맛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는 사장님들 모습을 보고 감동하기도 했습니다.

 

근데 사람들 입맛이란게 똑같은 건지 처음 제가 여기 정말 맛있다라고 생각하고 나만의 라멘집으로 다니고 있던 집들이 방송을 타게되고 줄을 서게 되면서 시원섭섭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들른 라멘집은 요새 가장 핫한 곳인 홍대 입구역 경의선 쪽의 가게 부탄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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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올리는 곳 중 유일하게 검색을 한 뒤에 가 본 곳입니다. 말 그대로 요새 사람들의 대중적인 입맛을 맛추는 데 성공한 라멘을 구사하는 곳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면과 국물이 무한 리필이라서 양이 많으신 분들에게 최고인 곳입니다. 단 추가를 하실 때 면이 조금 식어져서 나오는 편이므로 육수도 같이 추가하시는 편이 처음의 맛을 계속 느끼시기에 좋을 듯합니다. 꽝손 사진이라서 잘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일단 육수가 여러 재료를 넣어 끓일 때 생기는 현상인 갈변이 되어있고 국물에 건더기같은 덩어리들이 보입니다. 다른 곳처럼 뼈만 삶는 것이 아니라 고기가 붙어있는 뼈를 푸욱 삶아서 윣수를 우려내고 고기는 풀어져서 작은 덩어리가 된 모양입니다.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안경을 쓰고 가지 않아서 주문판의 상세한 설명 글씨가 보이질 않길래 주문을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방문했을 때 그저 입이 기억하는 대로 미소가 들어간 돈코츠라멘을 주문하려 했는 데 메뉴판에 그런 라멘이 보이지를 않는 것입니다. 알바에게 물어보니 그저 그릇만 나르는 일만 하는 알바이고 자기네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전혀 없어서 우물쭈물 어리버리하고 있더군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을 쩌는 일본식 요리점에서 저런 태도라니. 짜증이 화악 나려고 하는 데 그 모습을 보셨는 지 사장님이 주방에서 나오셨습니다. 자칫 진상손님으로 오해를 받을 까봐 최대한 자세하게 전에 먹었던 라멘에서 분명히 장 맛이 났는 데 여기 있는 메뉴중에 매운 맛은 아니었더고 말씀드리니까 갸우뚱거리시면서 우리 가게는 미소를 쓰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그러더니 혹시 간장이 조금 들어간 첫번째 라멘이 아닐까라고 말씀하시더니 만약 드시다가 그게 아니면 계산 안해도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감동적입니다.

 

 저 라멘이 나옵니다 먹었던거 맞습니다. 여러 재료가 어울린 맛이기에 가장 평범하기에 가장 내기 어려운 중간 형태의 맛이 납니다. 물론 솔찍히 저한테는 조금 달고 조금 짭니다. 하지만 라멘은 한 그릇으로 모든 걸 만족시켜야하기에 자극적인 맛이 들어가야만 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맛나게 먹습니다. 계산을 하면서 맛있게 드셨냐는 사장님 인사에 감동적이었다고 약간 과장해서 말씀드립니다. 사장님 얼굴에 자부심과 웃음이 가득해집니다. 맛난거 만드닌 장인정신과 서비스정신에 칭찬합니다. 무한리필을 하는 가게들이 수준이 떨어지는 음식을 양으로 메꾸려한다는 편견이 이 집에서는 확 사라집니다. 이렇게 맛있는 걸 무제한 먹을 수 있게 해주시는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두번째 집은 홍대에서 놀다가 이태원으로 건너갔을 때 꼭 들르는 이태원 라멘 집 멘야산다이메입니다.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서 약간만 걸으시면 만나실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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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사람들은 어쩌면 저렇게 원래 음식의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지도록 사진을 잘 찍는 것을까요? 이 곳은 가장 큰 메리트는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 라멘집이 밤에 육수를 다려내고 점심영업을 하시고 중간에 재료를 다시 준비하고 저녁 영업을 하십니다. 그만큼 재료를 준비하고 손질하고 하는 데 신선도와 미세한 날씨에 따른 제면 정도를 조절하시는 것이지요. 따라서 24시간을 영업하시려면 그만큼 요리사 분들의 실력이 숙련되어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물론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맛이란 건 절대적인 평가가 아니라 상대적인 평가여야한다고 생각됩니다. 라멘 외에 다른 요리도 하는 일본 음식점인 것도 고려해야겠지요.

 

부탄츄가 약간 요새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게 많이 한국화? 현지화? 된 곳이라면 이 곳은 그냥 일본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입니다. 사진 색이 조명 때문에 짙게 나온 모양인데 뽀얀 국물베이스에 육수위에 떠있는 기름이 다른 곳에 비해 적은 걸로 보아 돼지 다리뼈같은 굵은 뼈를 오래 고아서 육수를 구사하는 듯합니다. 야채도 약간 차별화 되어서 숙주나물도 있지만 청경채와 가는 파채등이 같이 나오고 차슈는 전통방식 그대로 큰 덩어리 표면을 토치로 구운 뒤 얇게 슬라이스해서 나오는 방식입니다. 물론 오늘 말씀드리는 집들 중에서 맛으로 따지자면 중위권이지만 주변에 알려져있는 점보 라멘을 구사하는 이태원 라멘집들에 비하면 감동적으로 이태원의 체면을 살려주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다 그런 인스탄트 수준의 라멘을 구사하는 집이 이벤트 때문에 방송을 타서 이태원을 대표하는 맛처렴 여겨지는 지 통탄할 일입니다.

 

택시 활증이 끝나는 새벽 4시까지 인근 클럽이나 바에서 놀다가 나와서 뜨거운 국물과 함께 건조를 오래하는 편이라서 조금 단단한 식감인 편인 면을 후루룩 들이키면 이 시간대에 이렇게 감동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 감사의 인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물론 작은 요리 하나 시켜서 오이소주 한잔으로 마무리하면 환상의 주말파티가 끝납니다.

 

세번째는 방송에 뜨기 전부터 나만 아는 집이었던 소중한 곳 홍대 평화방송 골목의 하카다분코입니다. 지하철로는 상수역이 더 가깝습니다 수준이 아니라 아니라 홍대입구역에서는 정반대에 있는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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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이제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우리 짱공 요리겔분들도 자세히 아실테니까 오히려 설명을 줄여볼까합니다. 초금자용 청라멘과 숙력자용 인라멘이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개인적으로는 인라멘에 옆에 있는 마늘 분홰기로 통마늘 하나 찧어 넣어서 휘휘 젛어먹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이곳이 최고의 라멘집이냐하면 솔찍하게도 이제는 이 곳 정도의 맛을 내는 라멘 집은 굉장히 많아졌다라고 말씀드리는게 사실일 듯합니다. 하지만 뭐든지 시작과 원조는 존중받아야 할 것입니다. 말 그대로 일본 라멘이 아직 입맛에 생소하던 시절 많은 일본 출신 유학파 사장님들이 높은 장인 정신과 도전 정신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벽에 막혀서 좌절해야만 하실 때 이 곳은 당시는 사람 발길도 뜸하던 하숙촌 빌라 입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 결국 성공한 곳입니다.

 

 섹스어필을 팔아대서 홍대 수준을 떨어뜨리던 힙합클럽의 유행이 한참이던 시절 아직 진짜 음악을 하는 클럽에서는 여전히 자유로은 입장과 퇴장이 가능했었습니다. 음악을 듣다가 먹어대는 칵테일과 맥주의 수분에 뱃속이 헛헛할 때 일본 라멘을 입에 안 맞아하는 동료들 몰래 슬그머니 빠져나와서 이 곳에 들르면 입구에서부터 이랏샤이마세!!!라고 기차 호통 삶아먹는 수준의 환영을 받으며 늘 비어있는 몇개의 자리 중에 하나를 아무때나 앉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시끄럽다고 인사도 조용히 하시고 한참을 기다려야 맛 볼 수 있는 곳으로 변해버렸으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중간에 사장님이 술 먹고 진상부리는 거 보기 싫으셨는 지(저.저는 아닙니다. 비틀비틀 라면을 먹은 적은 있어도 진상은 부린 적 없어요.) 일찍 닫으시다가 언제부턴가 다시 3시까지 영업을 하시는 모양이더라고요. 아니면 제가 간날 재료가 떨어진 걸 수도 있군요.

 

단점은 교통편이 어렵다는 것이겠지요. 지금은 홍대 맛집하면 심지어 상수동과 연남동, 옛 하숙집 빌라촌까지 가게들이 뻗쳐있어서 그려려니하지만 마을 버스 하나 겨우 지나다니는 이차선 홍대 앞길의 평화방송 안쪽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주차도 안되고 대중교통도 먼 아주 불편한 곳이었거든요.

 

마지막 소개하는 돈코츠 라멘집은 전통적인 돈코츠 라멘의 방식에 사장님만의 개성과 연구가 만난 건대 우마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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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국물과 검정 색의 사장님표 비밀 기름이 보이실 껍니다. 야채에 우엉이 들어가는 개성도 있고요. 단점은 교통이 어마어마하게 힘들다는 점입니다. 건대 입구 역에서도 한참을 걸어서 와야하고 버스 정류장이 바로 앞에 있긴 한데 다양한 노선이 있는 게 아닙니다. 저도 대각선 맞은편 건대 병원에 주차를 해서 주차료를 물면서 먹는 곳이니까요. 늘 소주 생각이 간절한데 운전을 해야만 라멘을 먹을 수 있으니 아쉬움만 남는 곳이고요.

 

그런 단범이 있는 데 왜 먹느냐? 당연히 제가 아는 최고의 돈코츠라멘을 구사하는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메뉴는 없습니다. 오로지 하나뿐인 이 집 돈꼬츠 라면의 특징은 개인적으로 녹는 재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숙주나물은 뜨거운 국물에 조금씩 녹아가면서 자체의 맛을 국물에게 제공하는 야채인 것은 모두가 아시는 일일테니까 패쓰를 하고, 핵심은 저 검정 기름띠 입니다. 재료를 뒤섞기 전에 보이는 뽀얀 국물은 사장님이 주무시다 말고 몇번을 일어나서 완성도를 확인한다는 돼지 큰뼈만을 삶은 육수입니다. 미리 육수에 이것 저것을 같이 끓여서 많은 맛을 동시에 내는 부탄츄와는 여러모로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지요. 저 기름이 방울방울 육수에 퍼질 때까지 재료를 섞으면 뜨거운 육수에 숙주도 적당히 숨이 죽고 얇게 저민 파도 국물에 녹아서 맛만 남기고 흔적은 없어집니다. 그때쯤 휘젓는 관계로 국물도 식어가게 되는데 그 때가 딱 먹기 좋은 온도가 완성 되고 면도 국물을 적당히 먹으면서 생면 특유의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공존합니다. 수저로 다시 들어먹을 필요가 없는 딱 좋은 상태의 면을 들어올리면 놀랍게도 면이 젓가락을 둥글게 감싸는 풍성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놀랍게도 그 다음날 날씨와 습도에 따라 밀가루 반죽을 다르게 치대느라 끙끙대는 사장님의 모습을 보고 정말 음식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전문적인 영역까지 가게되면 저런 모습이겠구마하고 감탄하게 됩니다. 여러모로 한그릇의 음식으로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게 됩니다. 저기 사장님요 좀 교통 편한데로 분점 하나만 내주시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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