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막하 출혈 후기

bkduck 작성일 24.03.02 21: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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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짱공유에 글을 쓰는 것 같네요 

 

2006년에 가입을 했으니 18년이 지났고 저의 나이도 36살이 되었습니다. 

 

24년 1월 17일 아침 7시 50분 경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다가 힘을 줬는데 

 

갑자기 귀에서 삐이 소리가 나면서 소리가 잠깐 잘 안들리기 시작하더니 누가 망치로 뒤통수를 내려치는 것처럼

 

세상이 360도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침대 근처에 다와서 앞으로 쓰러졌고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으니 몸이 잠시 5분정도 제어가 안되고 발작? 으로 기억은 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발작 보다는 

 

어지러워서 몸이 앞 뒤로 크게 움직임을 보였던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난 뒤 뒤통수가 땡겼고 잠시 숨돌릴 틈이 생겨 일어나서 베란다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침대에 잠시 누워 있었습니다. 다행히 정신은 잃지 않았네요. 

 

출근을 해야되나 누워서 잠시 고민을 했는데 뭔가 느낌이 일어나서 나가면 죽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119에 신고를 해서 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드렸습니다. 

 

119에 전화하고 잠시 뒤 휴대폰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둔내면에 119가 출동? 중이라 구급차가 없어서 

 

청일면에서 출동하는 구급차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있는 곳이 횡성에 있는 둔내면이라서 거리상 12km정도 

 

남았다고 조금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야는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고 누워서 손모으로 코로 숨만 쉬는 상태인지라

 

너무 무섭고 힘들었습니다. 구급차 도착까지 시간상 25분 정도 걸렸습니다. 

 

119 구급차 사이렌 소리만 들리기를 기도하고 기다렸습니다. 

 

119가 도착해서 집에 들어온뒤 몸상태 체크 뒤 횡성 대성병원으로 갔습니다. 가서 조금 대기 후 CT를 찍었는데 

 

찍고 나서부터 구토증상이 나타났습니다. CT판독 후 뇌출혈 판정을 받고 바로 원주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다시 토하기 시작하였고 상황이 급박하여 바로 수술대로 갔습니다. 

 

평소에 요도관을 꼽아 본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마취도 안하고 바로 꼽아버리니 머리아픈것 보다 순간 더 아팠습니다. 

 

그리고는 곧 잠이 들어 깨고 보니 중환자실 이었습니다. 

 

제가 받은 시술은 코일색전술을 받았고, 처음 이틀까지는 참을만 하더니 3일차 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원래 머리가 아플수 밖에 없다고 하여 진통제를 맞으며 버텼습니다. 1-10 중 5-6정도 고통이 계속 됐던것

 

같습니다. 진통제 주사도 몸에 맞지 않아 토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계획은 중환자실 7일 일반병동 7일 총 2주 계획이었는데 일반병동 자리가 나질 않아 중환자실에 9일을 머물었습니다.

 

중환자실에 태어나서 처음 있어보니 왜 사람들이 돈을 더 주고 1인실을 가시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끄럽고 불도 잘 끄지 않고 밝은 상태로 거의 잠을 자다깨다 반복했던것 같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움직이지 못하니 기저귀를 차고 욕창을 걱정하며, 가슴이 너무 답답할때는 아이스팩을 달라고 해서 2개는

 

겨드랑이에 껴고 하나는 명치에 올려놓고 답답함을 버텼습니다. 

 

일반 병실로 넘어와서는 이제 걸을려고 했는데 처음에 제대로 못걸었습니다. 

 

코어 근육이 짧은사이에 다 없어진건지 한발한발 아장아장 걸을 때마다 허리가 끊어질듯 아팠습니다. 

 

화장실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대변을 볼려면 앉아야 되는데 앉을때 까지 허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어머님이 대구에서 올라오셔서 간병을 해주셨는데 2일차 부터 어머님이 몸 전체를 마사지 해주셨습니다.

 

이틀 정도 그렇게 마사지를 받고 나니 걷는게 훨씬 수월해졌고, 배에 힘을 빡주며 걸어보니 서서히 걷는게 늘었습니다. 

 

3일차 부터는 잘 걷게 되었고, 틈날때 마다 병동을 계속 어머니와 걸었습니다. 

 

마지막 퇴원하기 전에는 밑에 내려가서 어머니와 같이 편의점에서 뭘 사먹을수 있을 정도로 걸음이 돌아왔습니다. 

 

퇴원 후 혼자사는 집에 돌아오니 119에 실려가던 그때 그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채 남아 있었습니다. 

 

1월 31일 퇴원을 하고 설날이 되었는데 갑자기 기립성 저혈압이 심하게 왔습니다. 의자에서 일어날려고만 했던것 같은데

 

귀에서 삐이 소리가 나며 지주막하 출혈때와는 다른 어지러움과  뒷골이 살짝 땡기는 느낌이 났습니다. 

 

너무 놀라 119에 신고해서 다시 세브란스로 응급실로 갔습니다. 뇌CT를 다시 찍고 결과는 이상 무 였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으로 판단을 내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한동안은 약간 그런 느낌이 약하게 있었습니다. 

 

집에와서 식사량도 늘리고 자주 걸어다니며, 종아리 운동도 계속하니 기립성 저혈압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3개월치 약을 받아올때는 혈관확장제가 빠졌습니다. 기립성 저혈압 때문인것 같습니다. 

 

돈을 벌어야 해서 설날이 지나고 바로 일을 시작했고, 육체적으로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라 팀원들에게 부탁을 좀 하고

 

일을 했습니다. 

 

지금 컨디션은 괜찮은 편이고 두통은 그렇게 크게는 없습니다. 가끔 뭔가 느낌은 있는 편인데 다른분 후기를 찾아보니 

 

코일색전술 시술 후 3개월 정도는 다 그런 느낌이 있는것 같았습니다. 

 

아스피린은 시술 후 혈전 방지를 위해 필수이기 때문에 매일 100mg먹고 있습니다. 

 

지금은 약을 계속 먹어서 그런지 신경성인지 역류성식도염으로 예상되는게 나타났습니다. 

 

전과 다르게 속쓰리거나 그런게 아니라 식사 후 명치 쪽이 두근두근 거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서 있으면 괜찮은데 의자에 앉아 있거나 누워있으면 두근거림이 계속 나타납니다. 

 

이것도 이제는 적응이 되어 밥 먹고 바로 좀 걸어주면 훨씬 덜해지는 걸 느낌니다. 조금 더 심해 지면 병원에 가봐야겠네요

 

코일색전술 단점이 약을 2년 정도 오래 먹어야 된다고 하는데 병원마다, 그리고 그때 그때 환자 상황에 따라 약이 달라져서 

 

얼마나 먹을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위장약, 항경련제약, 아스피린, 뇌기능개선제, 고지혈증약 이렇게 먹고 있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는데 결론은 “아프면 안된다.” 입니다. 

 

짱공유에 계신 모든 분들도 아프지 마시고 미리미리 검사 받으셔서 다들 건강한 삶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건강이 최고 입니다. 

 

까마득한 짱공유 후배의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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