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간의 전화통화 <11> -마지막-

비류 작성일 03.09.10 04: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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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04:+:0-0:+::+::+::+::+::+::+::+::+::+: 그냥 이런저런 일들로 바빠던 터라... 이제야 글을 남기게 되네요.

기다렸던 분이 혹시라도 있었다면 죄송하구요.( 흐~ 물론 없었을

테지만) 전화통화에 대한 글은 마지막입니다~ ^^;;

그럼 재미없더라도... ㅡㅡ;; 재밌게... 봐주세요. ㅡㅡ;;;



한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 친구란 말이야. 10년 만에 전화를 했어도 어색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


............
나 역시 그랬다.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나는 근 2여년 동안을
친구들과 만나기는 커녕 전화통화도 할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수화기를
들었다. 긴장이 될만도 한데... 별 생각이 없었다.

[ 띠리리~ 따라라~ ]

요상한 벨소리가 울렸다. 처음에는 잘못 건줄 알고 끊었다가
다시 걸었는데 여전히 같은 벨소리 였다.

[빠]: 누구냐?
[나]: ... 첫마디가 누구냐가 뭐냐 씨발놈아.
[빠]: 끊어라.
[나]: ( 정말 저 말 들었을때... 친구고 뭐구 끝난 건 줄 알았다. )
        어?... 바쁘냐...?
[빠]: 게임중이야. 씨발놈아. 5만원빵이야.
[나]: ㅡㅡ;; 2...2년만에 걸었는데.
[빠]: 10년만에 걸어도 마찬가지야 씨블넘. 별...

[ 뚜. 뚜. 뚜. ]

왠지 포근해 지는 마음이었따. ㅡㅡ;;;

다시 전화기를 돌렸다. 상대는 [개]...

[개]: 여보세여~ ( 자기가 이덕화인줄 아는지 목소리를 그렇게 낸다.)
[나]: 어이~ 개새끼. 뭐하냐?
[개]: 어? 어?
[나]: 뭐냐? 그 반응은?
[개]: 아... 씨발 내 드랍쉽 터졌잖아.
[나]: 어...? 너 [빠]랑 스타크래프트 중이냐?
[개]: 그래. 개새끼야.
[나]: ... 개새끼는 너잖아.
[개]: 아 씨발... 또 진건가?
[나]: 야 끊을께.
[개]: 야야야! 그럼 안돼! 이번에 H양 비디오...

[ 뚜. 뚜. 뚜 ]

역시 걸지 말아야 될 새끼는 있는 법이다. 괜히 기분만
더러워졌다. [범]에게 전화를 걸었다...

[범]: 아함...여보세요.
[나]: 어제 술 마셨냐?
[범]: 어~ [나]냐? 요즘 얼굴 보기 힘들어...?
[나]: 이 씨발놈아. 2년만인데 그냥 "요즘 얼굴 보기 힘들어"냐?
[범]: 요즘 세상 사는게 그렇지 뭐.
[나]: ... 뭐 얼굴 보자. 술 한잔 하자라는 말도 없냐?
[범]: ... 어제 과음해서...
[나]: ... 혹시 나 왕따냐?
[범]: 푸키키키키...
[나]: 그건 [찬] 웃음이잖아.
[범]: 옮았어.
[나]: ...... 그...그래. [찬] 번호 좀 알려줘.
[범]: 명근이가 니 안부 묻던데. 그 새끼 연락처도 알려줘?
[나]: 아...아냐. ㅡㅡ;;


그리고 [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일하게 전화를 걸었더니
핑클의 노래던가? 아무튼 가요가 흘러나왔다. 하긴...
[찬]새끼는 늘 그런 야리꾸리한... ㅡㅡ;;(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는
야리꾸리한거다. ) 짓을 즐겨서 했다.

[찬]: 여보떼엽?
[나]: ... 혀 좀 길게 하지?
[찬]: 너 띠발때끼. 대체 뭐하느라궁 전화둥 안하궁 그랭?
[나]: ... 그래도 너만은 정상인것 같구나...
[찬]: 그랭... 잘 지냉어?
[나]: ... 응, 넌?
[찬]: 나야... 뭥... 잘 지냉지.
[나]: 고맙다...친구야. 너만 친구인가봐.
[찬]: 어... 잠깐만...( 거기 하지말고 어어.. 거기...<---이런 소리가 들렸다.)
[나]: 어...어이? 너 지금 뭐하냐?
[찬]: ( 아...아... <--- 또 이런 소리가 들렸다. )
[나]: [차...찬] 뭐하냐? [찬] 이 새끼야 뭐해!!
[찬]: 으으음... 미안하다. [나]야. 나 지금 바쁘거든 좀 이따해라.
[나]: 야.야!

[뚜. 뚜. 뚜 ]

... 훗날 안 일이지만... 그 [찬]새끼는 여자친구랑 뭔가를 하고
있었단다... 그리고 10분정도 뒤에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찬]은 받지 않았다. ㅡㅡ;;;


솔찍히 그 때의 내 기분은 뭐 같았다. 난 왕따였구나 싶었다고나
할까... 친구도 아니다. 개새끼들... 혼자 속으로 엄청 씹어됐다.
그런데... 그 날 저녁...

[띠리링~ 띠리링~]

[나]: 여보세요?
[빠]: 나와.
[나]: 어?
[빠]: 니 산다는 인천이다. 나와.
[나]: ㅜ.ㅜ (이 소리 듣고 정말 울뻔했다.) 거기가 어딘데?
[빠]: 인천역인데.
[나]: ...인천역...?
[빠]: ( 옆이 소란스럽다. )
[범]: 줘봐!! 야야! [나]야 빨리 나와. 씨발놈아.
[나]: ... 인...인천역에는 니들 왜 갔니?
[범]: 너 보러 왔다니까...
[나]: 나... 인천역쪽하고는 거리가 좀 먼데...
[범]: 잠깐만... ( 뭔가 수근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대충 요약해 보면... 어찌하다 보니 모여서들 오는데...
인천역에 도착한 그 새끼들 ㅡㅡ;; (범,찬,빠,김)은 갑자기
식욕들이 동하셨는지... 횟집에 들어들 가셨단다...
그리고 실컷 쳐드시고들... 돈이 모잘랐단다...

위는 놈들의 설명이고 내 생각은 달랐다. ㅡㅡ;;;
그냥 내가 인천에 산다고 하니... 인천을 떠올렸을꺼고. ㅡㅡ;;
놀러오는데... 오는 김에 나도 부르려다 먼저 횟집에서
쳐드시다가... 돈이 모자른 것이다. ㅡㅡ;; 분명 내 생각이
맞을 것 같았다. 괜시리 [빠]의 말에 감동을 먹어
울먹 거린걸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ㅡㅡ;;


아무튼 결국 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횟수로 3년 만으로는
2년 만이었다. 보자마자 별 시답지 않는 욕설과 농담을
했다. 그리고 첫잔이 들어가고 나서... 우리는 조용히
악수를 나눴다.

물론... 내가 내민 손에는 돈이 쥐어져 있었다. ㅡㅡ;;

다시 한번 오래전 한 친구의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 친구란 말이야. 10년 만에 전화를 했어도 어색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




감동적이지도 웃기지도 않은 글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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