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었던 일... (6)

비류 작성일 03.10.11 04: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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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04:+:0-0:+::+::+::+::+::+::+::+::+::+: 연애 스토리가 될려나? ㅡㅡ;; 헤헤...


내가 여자를 처음으로 사겼던 것이... 고2때 였다.
믿을지는 모르지만 친구들이 "사귄다" 하는 의미를 난 잘 몰랐다.
그냥 친구 삼기로 했다. 정도인줄 알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자기가 여자를 사귄다며
내게 소개를 해준다는 것이 아닌가? 난 당연히... 나에게
여자를 붙여준다는 걸로 알았다. ㅡㅡ;;
그리고 약속한 날... 왠걸 친구랑 여자랑 같이 앉는 것이
아닌가? 좀 이상했지만... 어색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점점 어깨동무도 하고 포옹 비슷한 것도 하고...
이것들이...

" 야이 씨발새끼야. 여자 소개해준다는 새끼가 붙어서
   뭐 지껄이야!! "

난... 당당하게 지랄했다. ㅡㅡ;; 그리고 돌아온 것은...

" 뭐...뭐? 이 미친새끼? 내 여자친구를 왜 너한테 줘? "

였다. ㅡㅡ;; 그랬다... 이렇게 해서 난 "사귄다"다는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것도 고2때... ㅡㅡ;;



그 일이 있은지 몇일 뒤... 그 친구의 여자친구가 내가
골때린다(?)며 자기 친구를 소개해 준다고 했다. 방그레...
기뻤다. 그리고 역시 약속된 날...
종로 서적 앞...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늦게 나갔다. ㅡㅡ;;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약속 시간은 잘 못 지켰다.
약속시간이 되야 출발하는 참 괜찮은 버릇이 있었던 것이다.
흐흐...

나가보니... 아니나다를까... 친구는 욕을 하고 여자들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소개 받기로 한 여자애가
이.뻤.다. 캬아~ 아주 기분이 상큼해졌다.

  " 이 보령이라고 해. "
  " 응! "

처음으로 실명이 나왔다. 이 보령. ㅡㅡ;; 거참...
난 이보령양을 "약국"이라고 이쁜 별명을 지어주었고 그녀는
기쁜 나머지 나를 때리곤 했다. 발그레...
그리고 소개받은 그 날...보령이는 내게 "미스테리 단편선"이라는
책을 사주며... 사귀자고 했다. 후훗... 당연하게도 난 "사귄다"의
의미를 알았기에 그러자고 했다. 나중에 친구의 말로는...

" 사귀자고 말하는 여자애가 "미스테리 단편선"을 사주는거나...
   너는 "그러던지" 라고 대답하는거나... 가관이었다. "

아무튼... 보령이랑 나는 그렇게 사귀게 되었다...
그로 부터... 약 6개월 후...
보령이와 나는 사귀기로 한지 6개월만에 처음으로 만났다. ㅡㅡ;;;
실상 여자친구? 애인이라는 단어는 알았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랐던 나는... 가끔 삐삐나 치고 전화나했지... 만나자고 한적은
없었던 것이다. 물론 만나고 싶었던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괜시리 먼저 만나자고 하는 것이 쪽팔렸다. 그렇다고 내 성격상
남에게 그것을 물어보는 것도 못했다... 가끔 보령이가...
전화로...

" 나 안 보고 싶어? "

이러면... 난 괜히 쪽팔려서...

" 끊어. "

하고 전화를 끊었다. ㅡㅡ;;; 아무튼...6개월 만에 처음으로
난 만날 핑계꺼리를 만들었다. 신발사러 가는데...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6개월만에 만난 보령이는 여전히 이뻤다. 그래도 난 잊지않고...

" 약국 반가워~ "

  
신발도 사고... 음... 하디스였나? 햄버거 집에서 햄버거도 먹고
나름대로 괜찮은 진도를 밟고 있을 때... 사건이 터졌다.
왠 괜찮게 생긴 새끼가... 하디스 점원 옷을 입고 오는게 아닌가.

" 어이 보령이 오랜만이네. "

" 앗! 누구누구(기억이 안난다.) 오빠! "

그리고... 그 새끼는 우리 테이블에 눌러앉아 한참을 놀았다...
점점 내 인상은 일그러지고... 무언의 위협을 가하는데도...
그 오빠라는 새끼는 떠날줄 몰랐다. 뭐가 그리 좋은지 우리
약국양도 밝게 웃으며 대화를 즐겼다... 그러다가...

" 응? 근데 얘는 누구야? "

이 새끼가... 삿대질을... 부르르...

" 응. 친구야. "

" 어이, 약국 우리는 사귀는 사이야. "

" 칫, 사귄지 6개월만에 처음 만나면서... "

" 어? 정말이야? "

뭐가 그리 신기한지 그 새끼는 우리 관계를 꼬치 꼬치 캐물었고
우리 약국양은 전화통화 내용까지 말하며 설명을 자세히 했다.
............ 점점 내 참을성은 사라져 가고 있었다...

" 약국... 그만가자. "

" 잠깐만... "

" 약국 가자니까. "

" 어이, 야이 새끼야! 약국이 뭐냐? "

삐질... 퍽하고 내 머리속에서 뭔가 터져버렸다.

" 뭐 이 씨발아? 왜 반말인데? 너 나 본적 있어? "

" 이놈봐라? 나 대학생이야. "

" 에이 씨발놈 죽어라. "

...... 결국 하디스 안에서 주먹질까지 일어났다. 한참을 치고
박고 싸우다가 겨우 겨우 어떻게 밖으로 나왔다. 보령이는
내게 막 뭐라고 하고... 나는 꾹 참았다.

" 너같은 애랑 사귄 내가 바보야! 사귄지 6개월만에 처음 만나는
   사이가 어딨어? 사귀는거 맞아? 근데 왠 질투? "

여기서 중요하다... 내 단어 사용의 미묘한 차이!

" 그래서... 씨발...( 하디스 그 오빠 새끼를 지칭한거다.)
   약국... ( 그리고 뭔 말을 하려다가 꾹 참았다.) "

그런데... 말을 이어나가 보자...  " 그래서? 씨발 약국? "
그렇다. 명백히... 난 보령이에게 욕을 한 것이 되었다. ㅡㅡ;;
물론 난 전혀 몰랐다. 갑자기 보령이가 무표정 해지더니...
나를 쳐다봤다.

" 뭐? 니가... "

" 너 정말 웃기는 애구나? 씨발 약국? 지금 나한테 욕한거니? "

" 응? "

멀뚱히 무슨 말인가... 생각하는 나를 두고 보령이는 휙 돌아서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 때 까지도 난 무슨 상황인가...
멍청히 서서 생각해봤다. 그리고 아차! 싶었다.


결국... 사귄지 6개월만에 처음 만나서... 그 날 헤어지는...
참으로... 흐... 쩝... 이걸 뭘로 표현해야 할런지...
고등학교때 친구들은 이걸로 가끔 놀리곤 한다... 흐...
그래도 난 이렇게 말을 한다.

  그래도 6개월 동안 사겼잖아. "

  풉...


말 조심합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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