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화상대화방에서 만난 미모의 여인 [상]편

엑셀시오르 작성일 04.12.21 10: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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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 조금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어느 늦은 밤...




오늘 아르바이트 급여를 지급 받았다.

낮에 은행가서 30만원이나 찾아 지갑에 가득 채워 넣었다.

지갑이 잘 안 닫힐 정도로 이렇게 현금을 가득 채워보긴 처음이었다.

월급만 받으면 꼭 가겠다고 벼르던 곳이 있었다.

바로 "TV 화상대화방" 이었다!!




몇달 전 친구와 취중에 어떨결에 호기심 차 화상대화방에 가본 적이 있었다.

대화비 2만원씩을 지불하고나니 달랑 차비 2천원 뿐이었다.

친구와 난 그래도 2만원씩이나 냈는데 당연히 뭔가 있겠지하고

잔뜩 기대에 부풀어 각각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새삼 깨닫는 날이었다.

순진한 친구와 난 대화방이 정말 대화만 하는 곳인 줄 알았다...

차비 2천원뿐이라는 걸 알게 된 상대 여성은 갑자기 매몰차게 변했다.

그날 친구와 난 대화방에서 정말 대화만 하고 나왔다.




그것도 그나마 대화하기 싫어

자꾸만 방을 나가려는 상대여성에게 거의 울다싶이 애원하며....-_-



나: 대화방에서 대화하는 거잖아요? 대화 조금만 더해주세요~ 조금만..

상대녀: (짜증) 그러니까 다른 여성분이랑 대화 하시라구욧~!


나: 제발요~!! 저 2만원이나 내고 들어왔는데.. 돈 아깝잖아요..
2만원이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우리 아버지 2만원 버실려면
밖에 나가서 온갖 세상풍파 다 맞으시고... 가족위해 피땀 흘리시며......
우리 아버지가 올해 환갑이에요... 두 손에 굳은 살이......


상대녀: 씨바........ 집에 있는 아빠 생각나게........-_-;


나: 딱 5분만요~!! 제발......





난 쌩돈 2만원 날릴까봐 어떻게든 본전을 뽑으려고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상대녀: 아~~ 진짜!! 이 아저씨... 아이~ 짱나~!!
무슨 대화요?!뭔 얘기요?! 얼른 해!


나: 고... 고맙습니다!! 하하..하하하..!! 제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드릴게요!
아가씨 아마 내 폭소의 도가니탕에 빠지게 될 걸요~!!
전깃줄에 참새가 2마리 앉아있었대요... 그런데 글쎄 포수가.....





쾅!!!!!! (문닫고 나가버림)




나: 왜,왜 그래요?! 얘기가 마음에 안드시나요? 제..제발 다시 돌아와!
최불암시리즈도 있어요..!! 제발... 포수가 참새를 어떻게 했는 지
그거라도 듣고가란 말이야~!! 흥! 그댄 무정한 사람이얌~!! T 0 T





그때 알게 되었다.

대화방에서 정말 진정한 대화(?)를 하려면....

대화방비 2만원 말고 훨씬 큰 돈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걸....-_-



그날 정말 대화만 하고 나온 난 알바 급여를 받으면

꼭 다시 와서 그날 수모를 반드시 갚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난 와신상담하며 그 힘든 알바의 고충을 이겨내고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

지갑에 비상금까지 30만원이라는 거금을 두둑히 채워넣고,

비장한 각오로 그날 갔었던 인천 XX역 앞 TV화상대화방으로 다시 향했다.



후훗~! 오늘은 나 돈많어..
대화하자고 해도 안 해!! 씨바 다 뒈졌어.........




오늘은 그날 이후로 벼르러서 온 것도 있었지만,

요즘들어 부쩍 성욕이 끓어오르기에 참다못해 온 목적도 있었다...

올해 26살의 난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 2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내 첫경험의 상대이자, 나에게 성을 일깨워 준 그녀와 헤어지고 난 후

성적공허감을 달래는 일에 애를 먹었었다.



사창가에 가볼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깡이 없어서 그런가 도무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또 천성적으로 붉은색 계통의 색을 싫어한다.......

그냥 왠지 그곳이 무서웠다.........-_-;;





드디어 지나칠 정도로 두둑한 지갑과

불타는 몸을 이끌고 안내받은 방으로 들어갔다.

TV 위에 캠이 설치되어 있었고,

TV에선 MBC 주말의 명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난 한번 와 본 경험자답게 여유있게 소파에 앉아,

옆에 걸린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그리고 두 손을 깍지 껴 배위에 얹고 느긋하게 상체를 뒤로 젖혔다.

잠시 긴장을 풀 겸 TV에서 나오고 있는 주말의 명화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때!!

탁자 위에 인터폰이 울렸다. 카운터 전화였다.





카운터걸: 자~ 준비되셨죠? 귀에 이어폰 꽂으시고...
지금 상대방이랑 연결합니다!




말이 끝나고 몇초 후 TV 화면이 바뀌고

20대 초로 보이는 한 여성이 화면에 나타났다.

검은 긴 생머리에 그리 예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묘한 매력을 풍겼고 갸름한 얼굴형의 여자였다.



그녀가 그 짧은 순간에

날 유심히 이리저리 살피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고 있었다.

생각보다 쑥스러웠지만, 하지만 난 애써 밝게 인사했다.



나: 헤..헤이~ 걸!!




그녀는 내 인사에 조금은 당황하면서도

재밌었는 지 입가에 조소를 머금고 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주었다.

그녀는 조금 놀랐다고 했다.

그동안 늘상 40대 아저씨들만 상대해왔는데,

처음으로 나같은 젊은 사람을 상대한다는 것이다.

애써 반가운 기색을 감추려는 듯 했다.

그러니 얼마나 내 "헤이~ 걸" 이란 인사가 신선했겠는가!!




난 거두절미하고 그녀의 나이부터 물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어려보이는 그녀는

74년생으로 나보다 2살이나 연상이었다.

자기보다 어리다고 상대 안 해주면 어떡하나.....

혹시나 하는 노파심이 들었다.



나이를 몇살 올려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어려보여서 안 믿으면 어떡하지..

말투도 어려서 걸릴 거 같은데...

에라! 모르겠다!! 남자는 깡이다!!!!




나: 아~ 74년생이요? 제..제가 한 살 오빠네요..! 전 73년생! 아하하...


상대녀: 예~?!! 73년생이요?!! 와! 생각보다 젊으시네요! 한참 윈줄 알았는데...


나: -_-;;





몇몇의 대화가 오간 뒤......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바로 제안을 해왔다!!



상대녀: 오빠! 우리 지금 비디오방 가요!!





그녀는 거침없이 처음 본 날 오빠라고 불렀다.

나보다 2살많은 여자에게 오빠 소리를 들으니 어째 기분이 묘했다...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나: 예..예?! 비디오방 가자구요? 호..혹시 정말 비디오만 보는 거 아니겠죠?
끄..끝까지 가는 거겠죠..? 아하..하하하...




순간 2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나도 많이 능청스러워졌구나..

느끼한 아저씨가 다 됐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예전엔 나도 레모나처럼 상큼했는데.......



내 질문에 그녀는

새끼.... 하는 눈빛으로 피식 웃었다.



-_-




상대녀: 나 참... 25만원이나 줘요. 비디오방 가줄테니까...



뭐?!! 25만원?!!!
이...이런 도둑년이 있나..!!








...라는 말이 순간 튀어 나올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하지만 난 애써 태연하게,



나: 25만원이요?!! 왜 이렇게 쎄요?
저번에 내 친구는 15만원에 여관갔다고 그러던데... 그쪽 너무 쎄시네...


상대녀: 그럼 졸라 약한 다른 분이랑 하세요...-_-




돈은 있었지만 차마 25만원을 줄 순 없었다.

이게 어떻게 번 돈인데....

난 정신을 가다듬고 흥정에 들어갔다.




나: 저..저기.. 15만원 정도에 진짜 안되나요..? 저 돈 별로 없는데....
저 보기보다 서민이에요......^^;;


상대녀: 그러니까 다른 저렴한 분이랑 대화 하시라니까요... -_-


나: ( 씨바..... 무슨 E마트냐?!! 저렴하게...... -_-;; )




여자의 확고부동한 눈빛에서 25만원 이하의 가격은 보이지 않았다.

소용이 없는 것 같았다.

난 가격 깎는 걸 포기하고 아쉬운대로 다른 제안을 했다.




나: 음..그럼.. 저기.. 저번에 대화했던 여자분은

6~7만원 주면 스킨쉽 정도는 해준다고 했었는데... 그렇게는 안되요..?



상대녀: 전 안해요. 괜히 스킨쉽만 한다고 해놓고.... 그걸 어떻게 믿어요?
안 해요. 차라리 여기서 가슴 한번 보여줄테니까 4만원만 줘요!




뭐?!!! 4.. 4만원?!!!!!





수학에 취약한 나도 금방 계산이 됐다.

가슴은 이변이 없는 한 2개고.. 4만원이니까.. 4를 2로 나누면....

한쪽에 2만원이라는 얘기가 아닌가!!

이것도 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그녀의 제안에 순간 솔깃하긴 했었다.

하지만 내 바로 앞에서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TV 화면상으로 보여주는 건데 4만원은 좀 비싸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1200원 내고 PC방가서 구석에 앉아

실실 쪼개며 야한 동영상 보는 게 낫지.......-_-




나: 저.. 제가 돈이 별로 없는데... 2만원에 한쪽만 보면 안되요..?
어차피 가슴이야 양쪽 똑같으니까.. 한쪽만 봐도 될 거 같은데... 데칼코마니잖아요...
치킨도 반마리만 먹고 싶으면 반마리만도 해주는데.. 2만원에 어때요?


상대녀:..........





내 말에 그녀는 일그러진 얼굴로 소리없이 뭐라 내뱉었다.

하지만 눈치빠른 난...

그녀의 입모양에서




씨발.......을 읽을 수 있었다........-_-;;





난 그냥 웃길려고 한 말인데,

그녀의 얼굴은 짜증을 넘어서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런 그녀의 눈치를 잠시 살피다, 난 망설이며 조심스레 말을 건냈다.



나: 저..저기 아니에요..

전 원래 가슴부위 별로 안 좋아합니다. 됐어요....





순간 내가 말하고도 엄청 낮뜨거웠다.

말이 헛나와버렸다........

가슴부위 안 좋아하면 어느 부위를 좋아한다는 거야?!!

무슨 쇠고기도 아니고.....-_-;;




여자는 무안했는 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문을 세게 닫고 나가 버렸다.

그녀가 사라진 빈 방의 모습이 잠시 화면에 잡히고 있었다....

난 그때서야 뻘쭘함을 느끼고

소리내어 TV 화면을 향해 소리쳤다!!!




나: 참나.. 뭐? 비디오방 가는데 25만원~?! 그건 그렇다 쳐!!
뭐~?! 가슴 한번 보여주는데 4만원~?!! 무슨 스페셜 가슴인가!
쳇! 지 가슴에선 무슨 쵸코우유, 딸기우유.. 요플레 나오나 보지?!
저... 저거... 완전 날도둑년일세....!!쳇!!!





다시 TV 화면이 MBC 주말의 명화로 바뀌었다.

난 잠시 앞에 여성에게 받은 충격을 지워버리려고 영화에 시선을 꽂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거부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좀 빡빡하게 굴었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한 5분여가 지나고...


탁자 위에 인터폰이 시끄럽게 울렸다.



카운트 걸의 전화였다!!




카운터걸: 지금 다른 분하고 연결해드릴께요.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꼭 성공하셔서 이 적적한 밤을 뜨겁게 요플레로 샤워하시길~


나: 네....네.....-_-;;;





다른 곳은 어떤 지 몰라도,

이 대화방에선 적어도 두명까지는 연결해주었다.

난 전화를 끊고 심호흡을 길게 내쉬었다.

전의를 다시 가다듬어야 했다.

이번 여성과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생돈 2만원만 날리고 집에 가야한다!




배수진을 치고 이번 여성을 대해야 했다.

이번엔 왠만한 조건이면 들어주자고 마음 먹었다.

오늘밤 기필코 화끈한 만남을 이루고 말테다!!


난 상체를 TV 앞으로 가까이 가져갔다.

잠시 후 TV 화면이 바뀌고 두번째 여성이 나타났다.

난 긴장감에 마른 침을 삼켰다.......







< 하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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