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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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점심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급식을 먹고 어김 없이 양치를 하러(깔끔 떨지마 새꺄) 화장실에
가서 치약도 없이 칫솔로 이를 슥슥 닦고는 다시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참고로 우리 학교는 급식을 교실에서 하기 때문에 급식차를 교실 뒤쪽
사물함 앞에 놓고 배식을 합니다.)
양치를 끝낸 저는 칫솔을 사물함에 넣기 위해 급식차를 옆으로 살짝 지나 가려던 찰나
급식차에 발이 걸려서 몸이 엉거주춤 하는 사이 칫솔을 떨어뜨렸지 뭡니까.
하필이면 이 칫솔이 또 걸쭉한 된장 국물과 밥알이 식혜 처럼 참 맛있게 떠는 잔반통에
빠지는 겁니다.
존내 당황한 저는,
"아 ㅅㅂㄹㅁ. 방금 화장실 갔다 왔는데 또 가야 되겠네"
라고 소리치며 칫솔을 주워 화장실로 조낸 뛰어 갔죠.
그리고는 칫솔을 흐르는 물에다 5분간 방치 해두었습니다. (물부족 국가에서 뭐하는 짓이냐)
다 헹구고는 칫솔을 펜돌리기 하듯이 돌리며 유유히 화장실을 나왔죠.
뭐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제가 대회를 준비하는 관계로 점심시간에 어디 가봐야 했기 때문에 교실로 뛰어 가고 있었습니다.
아 바로 이 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뛰어넘는 스타워즈의 "I'm your AB"(내가 니 애비다)를 뛰어넘는 비극이
일어나고 만거죠.
바로 제가 존내 빠른 속도로 뛰어 가고 있는데, 복도벽에 가려져서 안보였던 후배 여학생 두명이
막 계단에서 내려 온 겝니다.
대충 짐작이 가시죠?
'앙!' 하는 여학생의 비명과 함께 한 얘는 어퍼지고 한 얘는 저와 0.001cm의 어퍼지면
키스할 거리를 두고 딱 정통으로 부딫쳤죠.
뉴턴 운동의 제 1법칙을 제가 어찌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 여학생만은 어퍼지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 그것은 그 여학생과 부딫쳐 같이 어퍼지면 존내 달리던 제 하체가
그대로 그 여학생의 하체와 키스할 자세로 어퍼지기 때문에, 그것만은 막아야 겠다고 생각한
저는 얼른 손을 뻗어 막았죠.
제 손은 그대로 후배 여학생의 상체*-_-*에 가 닿고
몸이 흔들리면서 본의 아니게 주물럭 거리게 된거죠-_-;;;
(대략 좋다-_-* 니가 최고다乃)
대략 그곳이 복도와 위층의 올라가는 계단의 분기점이고 바로 옆이 학교 도서관이라서
얘들이 무척 많은데(여학생이 특히-┏) 다 그 야리꾸리한 상황을 꼴아보고 있고,
한 얘는 어퍼져서 신음소리 내고 있지, 저와 딱 부딫친 당사자는 금방이라도 비명 지를 기세지. 아휴.
말 그대로 존내 텼습니다. 어찌나 빠르게 달렸는지 아마 시속 1543404km정도 됐을 겁니다.
저랑 부딫친 애새키들은 모두 골절, 인대 늘어남 등의 사고가 있었는데 다 개무시하고 존내
텼습니다.
오, 신이시여! 이 무슨 운명의 장난?
학교에서 존내 공부 잘하고 엘리트하게 항상 몸가짐이 시니컬하게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비웃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학교 생활을 해오던 전데,
그 상황에서는 불가지론자인 제가 저도 모르게 신을 부르짖고 있더군요-_-
그 광경을 목격한 사람 중에는 같이 대회 나가는 여학생도 있었고
아는 얼굴이 꽤나 많았습니다.
이제 학교 어떻게 다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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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으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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