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걸은 죽었다 - 23

_공유천사_ 작성일 05.08.05 16: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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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생계유지 하느라 많이 바쁘네요..

늦게 올린만큼 길게 썼으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드걸은 죽었다 - 23















-안녕-















"아저씨?"

"아저씨??!!!"





날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눈을 뜨자 나의 시야속에 차츰씩 스며드는 한 사람.

그 사람은 날 향해 입을 쭉 내밀고는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도착하면 깨우라니까 왜 지가 자고 자빠졌대??"

"아.."





언제부터 잤던 것일까..? 마치 꿈을 꾼 듯한 기분이다.

어렸을때도 그런 기억이 몇 번 있었던 것 같은데..

현실에서 이루어 질 수 없는..아주 달콤하고,환상같은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깰 때면,

뭐가 그렇게도 아쉬운지 다시 잠을 청해보려 노력하고 애를 쓰곤 했었는데..





지금 이 상황은 예전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꿈에서 깬 것이 오히려 더 즐겁고 행복하다.

아마도 그 이유는 지금 날 향해 실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이 박진미라는 여자 때문일 것이다.





"여기가 어디쯤이지?"





라는 나의 물음에 아주 가관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진미였다.





"이번에 내릴 곳이 상주 해수욕장이라는데 어떻게 해? 내려? 말어?"

"상주 해수욕장? 거기가 어디지?"

"거기가 어디지? 이 아저씨 봐라??"

"풉..장난이야.이번에 내리자."





진미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런 내가 밉지만은 않았는지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얼마쯤 달렸을까? 버스가 멈춰서고 ...기사가 뒤를 돌아보며

"상주 해수욕장 가실 분은 여기서 내려서 x번 버스 갈아타세요." 라고 소리친다.

버스에서 내릴려고 몸을 일으키는데 옆에 앉아있던 진미는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안 내려?"





진미를 내려다 보며 안 내리냐고 묻자 차창을 멍하니 바라보던 진미가 나의 눈을 지그시 응시한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눈빛으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그녀가 입을 열기까지 가만히 기다려보지만 날 향해 싱긋 미소만 지을뿐, 끝내 아무말도 하지 않는 진미였다.





버스를 갈아타고 몇 분 더 가니 상주 해수욕장이 우리의 눈 앞에 드러났다.

광안리 바닷가에서 보았던 수 많은 네온싸인,바다 위를 기어다니는 화려한 불빛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겨울 바다 특유의 고요함,적막함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백사장에 발을 들여놓자 거센 겨울 바람이 나의 모든 신경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옆에 있던 진미에게서 "아 씨발..뭐가 이렇게 춥냐." 라는 말 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그런 진미를 보며 피식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넌 추워도 욕하고 더워도 욕하고 좋아도 욕하고...왜 그렇게 욕을 달고 사냐?"

"그러는 아저씨는 내가 욕하는데 보태준 거 있어?"

"그런 건 아니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눈살이 찌푸려지기 마련이거든."





그러자 이번엔 진미가 비웃음인 듯한 웃음을 터트린다.





"그러고 보면 아저씬 참 착해.그치?"

"그런가?"

"그렇잖아.애들이 욕하고 시비걸어도 가만히 있고
내가 이렇게 싸가지 없이 굴어도 못 들었다는 듯 가만히 있잖아?"





그렇게 말하던 진미는 백사장에 털썩 주저 앉더니 무릎을 가슴속에 끌어 안는다.





"아저씨도 앉아."





진미의 옆에 앉아 그녀의 눈을 슬그머니 훔쳐본다.

아까 버스 안에서 차창을 멍하니 바라볼때의 그 눈빛이다.

진미의 평소 같지 않은 모습에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녀의 성격상 쉽게 말해줄 것 같지도 않고,

묻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은 이렇게 아무말 없이 바다를 바라보는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어차피 그녀를 잡아 줄 힘도, 끌어당길 힘도 없기 때문이다.





"참 신기해."





바다를 한참동안 바라보던 진미는 자신의 얼굴을 무릎위에 포개며 그렇게 말했다.





"일상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바다 앞에 설 때면 무의미 하다는 생각이 들어.
사랑,꿈,섹스,담배,술,명예,그리고 사람의 감정,진실..다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어.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치 아무것도 입지 않은채 알몸으로 서 있는 기분이야. 아저씨도 그래?"

"왜 너 답지 않은 말을 하고 그래?"

"나 답지 않다? 그럼 나 다운 말이 뭔데?"

"알면서 묻냐?"

"뭔데?정말 모르겠어."

"그래?"





난 진미의 두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그녀 특유의 목소리를 흉내내기 시작했다.





"이봐 아저씨!!팔꺼야?말꺼야?"





진미는 콧소리를 내며 웃음을 터트렸고..난 그런 진미의 모습에 쓰잘데기 없는-_-;용기를 얻는다





"재밌지?재밌지?다른 것도 해볼까?"

"하지마.풉.."

"웃고 있으면서 뭘 하지마. 또 있으니까 봐바. 더 웃겨줄께."





난 자세를 고쳐 잡고는 다시 진미의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와 아저씨 진짜 절라 치사하네??"





나의 연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진미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리며 배를 잡기 시작했다.

진미는 재밌어 하면서도 자꾸 그만 하라는 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내가 아니다.

저 기집애가 나에게 던졌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난 심적으로 얼마나 아파했던가?-_-;

정말이지 끔찍한 명언들이였다..





난 다시 진미의 흉내를 낸다.





"난 안x 여상 얼짱 박진미라고 하는데.."

"풉...아 제발 그만..하하."





그래. 니가 들어 봐도 웃기고 역겹지??





"아저씨.그만 해.미치겠어..푸하하."





진미의 부탁을 당연히 무시한 채 ..-_-

이번엔 아주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진미의 목소리를 또 흉내내고 있었다.





"그런데 말야..아저씨의 그런 무모한 모습이...조금은 멋있었어."

"푸하하하.."

"어때??똑같지?마지막으로 굳히기 하나 더."





난 이번엔 손을 마이크처럼 이용하며 진미의 흉내를 낸다.





"아 시발..아저씨!!!어디가?!!"





나의 굳히기에 자지러지며 웃는 진미..

진미가 정신 없이 웃어대니 나 역시 입가에 미소가 맴돈다.




"어땠어?"

"배꼽 빠지는 줄 알았어."




진미는 웃음이 가시질 않았는지 날 향해 박수까지 쳐주며 웃었고

난 진미의 그런 반응을 보며,혹시 내 자신이 개그맨으로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나마 했지만..





"근데 다신 하지마. 병신 같았어."





라는 한마디에 그 꿈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_-;





"기집애가 말을 해도 병신이 뭐야?병신이.."

"나한테 그런 말 한 두번 들어?새삼스럽게 왜 이래?"

"하,하긴.."





이,이게 아닌데....





"아저씨 안 추워?"

"그 말 들으니까 춥네."

"풋..나도 그래. 아저씨 때문에 추위도 못 느끼고 있었어."

"그럼 어디 들어가야 할텐데..어디 가지?"





난 그러고 보면 참 대책없는 놈이다.

혜성을 피해 멀리 도망쳐 오는데는 성공한 것 같다만, 뒷일에 대한 계획은 전혀 세워놓지 않았던 것이다.





"아저씬 어디 가고 싶은데?"

"글쎄. 여긴 PC방이나 찜질방 같은데 없을까? 일단 잠은 자야 할테니까.."

"아저씨."

"응?"

"여관 놔두고 왜 그런데서 자? 잘꺼면 나 따라와."





진미는 앞장서서 저 앞에 있는 여관을 향해 걸어 들어가고..

난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하며 진미를 불러 세우려 하지만..그녀가 부른다고 멈춰 설 작자가 아니다-_-;

근데 지금 상황을 생각해보니 왠지 우습다?

남자인 내가 왜 이렇게 긴장하지? 진미 정도면 얼굴도 괜찮겠다,몸매도 죽이겠다.

남자들이 흔히 말하는 쭉쭉빵빵-_-걸 이잖아?

그리고 자기 자신이 한 말 그대로 한 번 따먹고 버리기엔 딱인 기집애잖아?

마음은 좀 아프지만..^-^;; 어차피 내가 저 기집애를 책임 질 것도 아니고,

이참에 총각딱지나 한번 떼보는 건 어떨까?

내가 병신이 아닌 이상 손에 저절로 굴러들어온 기회를 버릴 이유가 없잖아??





......라는 생각을 해보지만..난 역시 병신이 맞는가 보다.-_-;

진미의 뒤를 따라 들어가는 나의 가슴은 마구 쿵쾅 거린다.





여관 안으로 들어오니 따스한 온기가 나의 몸과 마음을 나른하게 만들지만

"30000원 입니다." 라는 주인아주머니의 말 한마디에 심장은 다시 쿵쾅 거리기 시작한다.




난 마치 죄를 지은것마냥 주인아주머니의 얼굴도 제대로 못 쳐다보겠는데..

진미는 30000원이라는 방값을 두고 주인아주머니와 시름을 하고 있었다.





"바닷가에 사람 한명 안 보이더만 무슨 방값이 그리 비싸대??25000원으로 해줘요!"

"아휴..이 아가씨가 말도 안되는 소릴 하네? 이 근처 다른데 다 가봐요. 전부 똑같애."

"진짜 다른데 갔다 와볼까요?만약 안 똑같으면??"

"허 나참..이 아가씨 성격 있네?"





아주머니는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내보지만..-_-;

난 아무런 힘도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주인 아주머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결국..뒤로 한 발 물러서고 있었다.





"뭐 보아하니 돈이 없어서 그런 것 같은데..그래요 25000원으로 합시다."





그러자 날 돌아보며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취하는 진미였다.

나 역시 그런 진미가 대견스럽다는 듯;오른 손으론 따봉이라는 모션을..

그리고 허리 뒤에 감추고 있는 왼손으론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고 있었다..-_-;





설마 뒤에도 눈이 달렸겠어...?





그때 카운터에 외치는 진미의 목소리..





"아참 아줌마. 방에 콘돔 있어요??"





.........................





난 더이상 그 자리에 서 있을 만큼 철판이 두껍지 못했기에..;;잽싸게 2층으로 뛰어 올라가버렸다..






















방안에 들어오자마자 TV부터 켜는 나였다.

그런 나와는 달리 방안에 들어오자마자 옷부터 벗는 진미였다.-_-;





"아저씨. 같이 씻자."





예전 같았으면 저런 발언에 깜짝 놀랬겠지만...난 이제 진미라는 여자를 완벽히 간파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정도는 발언쯤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_-





"난 좀 있다가 씻을께."

"왜? 그냥 같이 씻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간단히 얼굴이랑 발만 씻고 나올껀데..그냥 같이 씻어."

"아..."

"으이구 아저씨!! 또 무슨 상상한 거야?"





정말 사람 병신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기집애다.-_-;





그렇게 진미와 나는 사이좋게 손을 잡고 욕실 안으로 들어갔고..

얼굴이랑 발만 간단히 씻고 나온다는 진미는 언제 속옷 차림으로 변신한 걸까?-_-;;;;

난 고개를 벽쪽으로 돌리며 소리쳤다.





"지금 뭐하는 거야?!!"

"아저씨."

"이건 약속이랑 다르잖아!!"

"아저씨.."

"됐어. 나 나간다."

"아저씨!!!"

"왜?!!"

"적당히 봐."

"뭔 소리야?!!"

"적당히 보라고."

"도대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보단.."적당히 봐." 가 지금 상황에 더 타당한 말인 것 같다.





내가 벽이라 생각하고 고개를 돌린 곳은 다름아닌 거울이였으니까..-_-;





"응큼하기는."

"거울이 있는 줄 몰랐어.."

"그런 아저씨의 마음..왠지 알 것 같아."





알 긴 개뿔;;





"내가 지켜본 아저씨는 그런 사람 같애."

"어떤?"

"말로는 여자랑 자는게 싫고,섹스가 싫다고 하면서..
혼자 있으면 여자 속옷 같은 거 몰래 훔쳐서 냄새 맡으며 쾌감느끼는 변태."

"아주 멀쩡한 사람을 생매장 시켜라?"





난 그렇게 말하고는 도망치듯 샤워실에서 빠져나와 버렸고..

침대 위에 걸터앉아 아무렇지도 않은 듯 TV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TV화면이 눈에 들어올리가 없다.

리모콘으로 TV를 끄고는 이유 모를 긴 한숨을 내쉬며 침대 위에 누워버렸다.

그리고는 호주머니에 있던 진미의 핸드폰을 꺼내어 버스 안에서 찍었던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보고 있었다.





"아저씨. 나 정말 나쁜애야. 아저씨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그런데도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고..이해해줘서 고마워.
사실 처음엔 아저씨한테 그냥 장난을 쳐볼까 해서 접근한 거 였어.
보통 남자들을 상대하는 것처럼 ..그렇게..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런 느낌이 들더라.
아저씨는 왠지 당하는게 아니라 당해주는 것 같다 라는 느낌.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아저씨 앞에 서는게 부끄럽고..이상했어.
아..다른 건 모르겠어. 난 그냥 그런 아저씨가 막 궁금했어.
지금도 그래. 내 마음이 어떤 건지는..."





핸드폰의 액정화면에 잔뜩 몰입이 되어있는데..순간 핸드폰 위로 나타나는 진미의 얼굴..





"까꿍~"





난 화들짝 놀라며 침대에서 떨어져 바닥을 뒹굴고 있었으니..





"뭘 그리 놀라??"





침대위에서 날 멀뚱 멀뚱 쳐다보는 진미.

나의 시선에 가장 먼저 드러난 것은 진미의 젖은 머리카락이였다.

그 밑으로 이어지는 하얀 목선과 어깨. 그리고 하얀 수건이 진미의 가슴과 아랫부분을 가리고 있었다.

진미의 젖은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샴푸냄새가 나의 마음을 강력히 끌어당기고 있었지만

그녀가 아무것도 입지 않은채 수건만 걸치고 있다는 사실에 나의 이성은 간신히 유혹의 손을 뿌리친다.





여태껏 어느 여자를 봐도 성적으로 끌린다거나 어떻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 따윈 들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남자로서의 성 정체성 마저 의심이 들었었는데..

지금 내 앞에 있는 진미를 보고 있으니 그 모든게 착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비록 기집애 같이 생겼다는 소릴 듣고 살아왔지만 ..난 역시 남자였다.

수건 밑으로 드러난 진미의 허벅지와 매끄럽게 잘 빠진 두 다리는 나의 가슴을 마구 불태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록 나의 이성은 더욱 더 확고해져만 갔다.

진미가 나이 많은 아저씨들과 원조교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가 아무 남자에게나 몸을 주고 다니는..그렇고 그런 여자라는 생각 때문인지는 몰라도 ..

난 내가 그녀의 몸을 건들고 탐한다는 것 자체가 허락이 되질 않았던 것이고,

그녀의 기억속에 나 역시 다른 남자들과 다를바 없는 인간으로 기억되는 것이 끔찍히 싫었던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진미는..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모르는지 날 여느 남자들과 똑같은 취급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아는 모든 것이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녀와 나 사이에 오갔던 수 많은 말들..깊이 있는 얘기들.

그것 역시 진미에겐 다 그렇고 그런 얘기로 기억되는 것은 아닐까?

날 대하는 그녀의 모든 행동들이..단지 가볍게 즐기기 위한 도구는 아닐까?

아니 애초부터 나라는 존재는 아저씨라는 호칭..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은 아닐까?

화가나고 슬프고 가슴이 쓰려왔지만 ..애써 티를 내지 않았다.

지금 이런 생각들은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일 뿐이며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아저씨 거기서 뭐해? 올라와."





진미의 그 한마디에 나의 길고 긴 생각들은 잠시 활동을 멈추었고..





"됐어. 난 그냥 여기 있을래. 여기가 더 편하다."





그러자 베개를 나의 얼굴을 향해 던져버리는 진미였다.-_-;





"누가 아저씨 잡아 먹는대? 닥치고 얼른 올라와라?"

"됐다고!!나 그냥 여기 있는다고!!"





이번엔 TV리모콘을 집어드는 진미였다.





"하,하긴..바닥이 좀 불편하긴 하네."





그러자 날 향해 씨익 웃는 진미.





"그러게 진작 말 잘 들으면 얼마나 좋아?"





이젠 그녀에게 당하고 져주며 사는 것이..익숙해질 법도 한데...

어떻게 된 게 당할때마다 기분이 새롭고 상큼한지..

침대위에 올라가자마자 진미가 나의 손목을 잡고는 자신에게로 끌어당기자

내가 진미의 무릎 위에 앉아있는..-_-;말도 안되는 상황이 연출 되고..

진미는 자신의 팔로 나의 목주위를 껴 안고는..나의 두 눈을 지그시 바라본다.

갈수록 심해져 가는 상황속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아저씬 내가 싫어?"





나의 두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진미가 그 말 한마디를 내뱉자

나의 입가엔 어색한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수줍음과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미소임이 분명했다.





"아,아니.."

"그럼 왜 그래?"





진미가 입을 열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들이 나의 입술과 코 주위를 자극했고.

그런 느낌은 키스를 하는 것 이상의 성적 흥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대답 안해?그럼 왜 그러냐고 묻잖아?!"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진미였다.

지금까지 진미의 입김이 날 자극했다면, 지금은 진미의 침이 나의 얼굴 여기저기에 튀며 자극하고 있었다.-_-;

근데 지금 진미의 표정을 보니 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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