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1. 반말로 지껄이겠습니다.
2. 오랜 된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관계로 80퍼센트 정도
실화입니다.
3. 하지만 굵직한 일은 사실입니다.
그 때가... 내가 17~18살 쯤, 고딩때 일이다.
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보통사람 어쩌고를 씨브리던 인간이 대통령인
시절이었다.
그 날은 학교가 너무 싫어서, 1교시 끝나고 내 책상 치우고 매수한 수위 아저씨께
담배 두어갑 사드리고 밖에 나갔다. 그리고는 초등학교(국민학교) 2학년 때부터
불알친구인 녀석에게 삐삐를 쳤다. 뭐 대충 오전에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는 남산에 올라가서, 산책로 계단에 보면 동동주, 막걸리에 파전 혹은
골뱅이를 파는 아줌씨들이 있다. 거서 한잔 걸치고... 노곤노곤...
친구네 집에 가서 한 숨 잤다. 그러다가 3~4시간 뒤에 깼는데 친구 놈이
명동에 다시 가야겠다는 거다. 당시에 유행하던 남방을 하나 사겠다는 것이지.
그래서 다시 명동으로 출발을 했네.
이제부터 본론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사람이 탈 때부터 많았다. 요즘은 그래도 만원 지하철을
보기 드물지만(?) 그 때는 웬만하면(?) 만원이다. 아주 쩌 죽는다. 죽어.
그래도 당시에는 한 덩치 하는 편이라, 그런대로 사람들이 피해줘서(?) 나름대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그러다가 명동 쯤에 와서는 이것도 여의치 않았다.
정말 발을 둘 곳도 없었고 손잡이는커녕 옆 사람에 의지해서 서 있어야 했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 했다. -_-;;
내리기 두 정거장(?) 전이었는데 도저히 입구로 갈 수가 없는거다.
...... 처절했다. 앞을 막으면 베어버리고(?) 뒤가 막히면 발로 찼다. -_-;;
모조리 밀어버린다는 각오로 결국 입구까지 도착했을 때가 명동 역에 바로
도착하기 전! 그러나 문제는 항상 발생하는 법...
아차! 친구 놈이 없는 거다. 뒤를 겨우 돌아보니... 녀석은 그 곳에 있었다.
문은 곧 열리겠고 놈은 끄트머리에 있고... 이제는 남아있던 인간의 본성을
버려야만 했다. 그래, 난 야수였다. -_-+
겨우겨우 문이 열렸을 쯤에... 놈을 잡아 끌고 입구 부근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 명동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넘쳐나는
거다. 아아, 이산가족은 이래서 생기는 걸까? 결국 사람들의 물결 속에
친구와 나는 꼭 잡았던 손을 놓치고 말았다. 친구야~~~ 친구야~~~
그러다가 얼핏 사람들 사이로 친구가 보였다. 난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손을 뻗었다. 그리고 놈을 잡고 힘껏 끌었다. 그래, 난 결국 성공한 거다.
후훗... 친구 녀석도 내게 고마워 할 것이다. 그래서 끌고 내린 친구를
돌아보며, 자랑하려고 했다.
그런데...
" 누구세요? ㅜ.ㅜ "
왠 여자가 엉덩이를 내게 내민 체, 울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 손은 그 여자의 스커트채로 엉덩이 사이로 손가락이 묻힌 체,
허리춤의 벨트를 잡고 있었다. -_-;;
그리고 떠나는 열차 창으로 보이는 친구의 얼굴...
녀석은... 웃고 있었다...... 한없이...
눈물까지 쏟으며... -_-;;
그 뒤로, 당시 대학생(이대 수학과)이며 3살 연상의 그 여자와 나는
사겼다. -_-;;
비류의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