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할까요?

금돼지79 작성일 07.04.09 23: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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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라 하면 사랑하는 남녀가 입을 맞춘 후 '설왕설래[舌往舌來]'를 통해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면서 하나가 될 수 있는, 즉 황홀과 부드러움을 느끼

 

며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사랑하는 늪이다.

 

 

-_-;

 

 

필자의 친구 중에 천상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아 글쎄 이 녀석은 초등학교

 

이 후 여자를 접해 본적이 없는 쑥맥중의 쑥맥이었다. 

 

신의 저주였을까? 남중, 남고, 공대 및 군대를 거친 환경은 그를 동성 앞에서

 

는 짐승의 포효를  주었으나 이성 앞에서는 벙어리라고 착각할 만큼의 과묵과

 

동시에 말더듬을 주었다.-_-;

 

 

"야...그거 어떤 기분이야?"

 

 

어느날 녀석은 나를 보자마자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순간적으로 '그거'라는

 

미루어 짐작해야 할 대명사에 한순간 당황을 했었다.

 

아니, 필자를 포함 한 대부분의 남성들이 10년 전에야 고민을 하던 질문을 이

 

녀석은 무려 10년이나 늦게 하는 것잉었다.

 

 

"그 나이 먹고..내가 답답하다..그냥 집에 가서 문 잠그고 '야메떼 야메떼 오니짱'

 

이나 틀어 봐라...그런 개허접스런 질문 하지 말고.."

 

"아니..그거 말고..키스 말이야 키스!!"

 

"너..진심이냐?"

 

"으...응"

 

"너 여자 손 잡아 본적도 없지?"

 

"으..응"

 

"말은 걸어 봤냐?"

 

"여자..랑 대화 한 지..어언 11년이다.."

 

 

휘청~

 

순간적으로 뭘까? 2366호!! 내가 능력만 있다면 녀석을 천연기념물에 지정하고 싶을 

 

정도로 어쩌면 순수하지만 정말 어리석은 녀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 일단 너의 질문에 답해주지...키스를 밥 먹듯이 해본 나로서는 말이야..;;;;;;;;;

 

생크림같은 부드러움, 사탕같은 달콤함, 분위기의 황홀함 정도로 설명이 가능하겠군"

 

"그..그러냐...한 번 해 보고 싶다.."

 

 

물론 밥 먹듯이 한다는 건 농담이지만 얼마 전까지 나에게 그런 허접스런 질문을 던

 

졌던 천상이에게 지성이면 감천이었는지 드디어 여자친구가 생겼다.

 

 

"형도 여자친구가 없는데...새끼..암튼 축하한다...24년만에 드디어 너도 빛을 보는구나"

 

"고맙다..흐흐..드뎌 나도 키스를 할 수 있는건가..."

 

"잘해봐...굳럭!!"

 

 

유난히 키스에 집착을 하던 천상이는 여자친구랑 데이트를 하면서 키스 할 타이밍을

 

잡으려고 애를 썼었다. 

 

 

"키스를 어떻게 하냐? 너무 떨려서 못하겠다..."

 

"일단 키스란 분위기가 참 중요하지...그리고 분위기가 잡히면...뜸 들이지 말고...

 

남자란..확 할때는 하는거야..니가 잘 리드만 하면 여자는 따라 올 수 밖에 없다..."

 

"그놈의 자신감이...뚝뚝.."

 

"남자란 말이다...수천명..수만명이 지켜 봐도...할 땐 하는거다"

 

 

그렇게 자신감 부족으로 키스 타이밍을 번번히 놓치던 천상은 칠전팔기만에 결국은

 

생전 처음으로 키스에 성공을 했다.

 

 

"오..천상...어때?"

 

"아...그게 한건...좋았는데...그게...말이다.."

 

"왜..임마!! 사람이 살면서 첫키스만큼 흥분되고 기분 좋은게 있을까?"

 

"아니..한건..괜찮았는데...키스가 원래 그러냐?"

 

"응?"

 

"이런말 하기 그렇지만...입냄새때문에 토할 뻔 했다.."

 

"엥?...양치질..아니 눈치껏 껌도 안 씹었어?"

 

"아니...잘 모르겠어...ㅜ_-"

 

 

그렇게 천상이의 첫키스는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경험이 되어버렸는데 나는 얼마나

 

입냄새가 심했길래 그 친구가 그런 말까지 했나 생각이 들었다.

 

 

"야..나 죽겠어?"

 

"왜..?"

 

"이제...여자친구가 시도때도없이 키스 해달래.."

 

"그런데?"

 

"아니..아무리 양치질 하고 가글도 하고..껌도 씹어도...입냄새가 나.."

 

"허허.."

 

"진짜..좋아하는 여자친구이고..나 키스 정말 해보고 싶었고..그랬는데...이제..무섭다"

 

"그래?...음..그럼 병원을 데려가 봐라..."

 

 

천상이는 여자친구 입냄새에 대해 전혀 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여자친구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꿋꿋이 그 입냄새를 다 참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입냄새를 없애려고 사전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심한 입냄새가 난다라....?

 

 

살다보면 유난히 암내가 심한 사람이 있고 발냄새가 심한 사람이 있으며 지금처럼 입냄새가

 

심한 사람도 있다. 물론 잘 씼어도 냄새가 난다는 건 '병'이므로 병원게 가서 진찰을 받는게

 

가장 올바른 방법이다.

 

지금과 같이 입냄새가 심하면 치아가 썩었을 수도...아니면 위가 문제일 수도 있으니.....

 

 

그 후 며칠이 지나고 다시 천상이를 만나게 되었다.

 

 

"어때?"

 

"아....치아때문에 입냄새가 많이 났더군..완전 속이 썩었었데.."

 

"그래? 이제 안 나니?"

 

"응...괜찮아졌어.."

 

"자식...이제 좋겠다..."

 

"한동안 여친이 많이 미안해 했는데..지금은 너무 잘해주고 그래.."

 

"그럼 열심히 키스해라!! ㅋㅋ"

 

"그런데...그런데 말이지.."

 

"왜? 또 문제 있니?"

 

"나.....키스....가 두렵다.."

 

"왜 아무 문제 없는데..."

 

"사실.....여자친구가 며칠 전부터 치아교정 시작했어.."

 

"헉?"

 

"어제도...하다가...피났어...피맛 나...T.T..그런데 여친은 몰라..."

 

 

여자친구가 없을 때는 키스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하던 천상이는 이제 키스가 두렵다라

 

는 말을 하며 울쌍을 지었다. 

 

여자친구의 입냄새 문제가 해결되었는데 이번에는 치아 교정을 시작했다라.....

 

더구나 눈치없는 여자치구는 만날때마다 키스를 해달라고 천상이를 보챈다고 했다.

 

 

천상이 여자친구는 지금 이 시간에도 천상이에게 이런말을 하며 달려 들겠지...

 

 

 

 

 

'키스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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