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하시는분만 공감 2부

상호당 작성일 07.08.09 19: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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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호

ㅡ 누군가를 돌봐준다는 것은 
    단순히 강한자가 약한이를 지켜주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때론 아주 나약하게 보였던 이의 작은 손길이
    어떤 버프보다 강한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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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저러다 쟤 죽는거 아닌가?'

엘윈숲. 개미굴광산앞에 리넨옷감을 모으러 갔던 나에게 이상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코볼트 2마리에게 둘러쌓여서 둔기를 휘두르고 있는 랩 7짜리 사제.


한마리만 먼저 잡은다음, 하급치유를 하고 나머지를 또 잡으면 

저랩에 동랩몹 두마리는 그다지 어려운게 아니다. 


그런데 이 사제는 움찔움찔거리다가 잠시후 광산 입구쪽으로 마구 뛰기 시작한다.

'.....애드될텐데. -_-'


아니나 다를까. 입구에 있던 랩 7짜리 코볼트 두마리도 그 사제를 인식하고 달려들기 시작한다.

모르긴 몰라도 저 사제, 속으로 죽고싶은 생각 뿐일꺼다.


'음... 도와줄까 말까.'

잠시 고민을 해본다. 남의일에 원체 끼어들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사소한 거지만

그래도 선뜻 나서기가 그렇다.

사제니까 조금은 더 버틸수 있으리라 보고 사태를 관망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저 사제......... 힐을 하질않는다. 

도대체 뭘 믿고 저기서 투닥거리는지.

랩 7이면 보호망 배웠을텐데... 일단 그거라도 걸고 몹없는 곳으로 튈 것이지. -_-


"이럇!!! 가자!!"  

실제로 이러진 않았다. -_-

단지 공포마를 탄채로 언덕위서 번지를 했을뿐. 


떨어지면서 서큐를 공격적으로 전환해놓고 

말에서 내림과 동시에 불의비를 날렸다.


몹들이 움찔하면서 나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일단 어그로를 뺏었으니까 성공........ 어??


한마리가 불의비 범위 바깥에 있었나보다. 

그놈이 사제를 계속 친다.

내가 어그로를 가져오기전까지 

코볼트들에게 다구리를 맞던중이라 

피가 너무 적었던 그 사제는 그만 살포시 자리에 눕고 만다. 


'에고... 좀만 빨리 뛰어들것을;;'

왠지 미안한 맘이 든다. 

내가 해를 끼친것은 아니지만... 

같은 진영의 죽음을 곁에서 보는건 여전히 안타깝다.

하물며... 안죽을 수도 있었던 것을.  ㅜㅜ


음음... 잠시 고민. 

 
나름대로 죄책감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다가, 

퀘를 쬐끔 도와주면 

그걸로 내 부담이 사라질 것 같은 생각에 

그자리에 앉아서 물빵을 먹으면서 기다려 본다.


============


잠시 후 그 사제가 무덤에서 뛰어와 부활을 한다.

사제 : "휴... 고맙습니다 ㅜㅜ"

 나   : "에고, 아네요. 제대로 도와드리지도 못했는걸요."


사실이다. 

구경하느라 가만있지만 않았어도 안죽었을테니까.


 나   : "근데 무슨퀘 하고 계세요?"

사제 : "잠시만요...."


뭔가 한참 꾸물꾸물 대는 듯 하더니 이야기를 한다.


사제 : " '코볼트에게 큰양초 8개를 뺏어라.' 라는데요?"

 나   : "아......... 네. ^^;"


대답이 꽤나 빨리도 온다. -_- 


 나   : "파티초대해 주세요. ^^"

사제 : "네? "

 나   : "제가 퀘스트 도와드릴테니까, 파티 초대해 달라구요."

사제 : "....;ㅂ;)a" 

 나   : "..........."


이 사람.......... 중국 교포인가. 말귀를 못알아듣네. -_-


사제 : "저기요... 파티가 뭐죠? ;ㅂ;)a"

 나   : "..........."

......갑자기 그냥 도망가 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나   : "음..... 그럼 일단 제가 초대를 할테니까, 수락버튼 누르세요. ^^" 

사제 : "네...."


잠시후, 

그사람이 파티에 들어온것을 확인하고 말을 해줬다.


 나   : "이렇게 함께 팀이된 것을 '파티'라고 해요. "

사제 : "우와!!!! 이런 기능이 있었네요?? "

 나   : "그리고 파티끼리 대화를 할땐 /p 이렇게 누르세요. ^^"



파티를 모를정도면... 

이사람은 MMORPG는 진짜 생초보란 말이겠지.

나도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디아블로부터 뮤, 리니지까지 잠깐잠깐 손댄 것까지 치면 

대략  7~8가지 머드게임은 접해본 것 같다.


흠...... 나이가 어리단 소릴까.

아니면 나이가 아주 많다는 소릴까.

어쩌면 중국이나 미국같은데 사는 

교포일지도 모를꺼야. -_-



일단 그 사람을 파티에 넣어놓고 이런저런 설명을 해줬다.

파티챗은 /p, 공개챗은 /1, 일반챗은 /s 등.. 

사소한거부터 나중에 겜 종료하고 

하늘아리를 깔라고까지 다 말해줬다. -_-


나 갑자기 왜이렇게 열성적이 된거지;;;;


단순히 나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때문은 아닌가보다.

왕초보라는 느낌하나에, 

왠지 스스로 엄청난 책임감을 느꼈었나;;;


최하급 생명석을 하나만들어서 건냈다.

사제 : "와.. 이거 먹는 건가요?? 꼭 사탕처럼 생겼네요?"

 나   : "......................-_-"


나는 몰랐는데, 타직업군이 보면 

생석이 진짜로 사탕같이 생기긴 했나보다. -_-


 나   : "위급할때 쓰시구요... ^^"

사제 : "네에!! >ㅂ<//"

 나   : "일단 양초부터 모아보죠!!! 일단 여기서 잠시 계세요. 절대 저 따라오시면 안되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서큐를 다시 공격적으로 돌려놓고 계속 탭키를 누르며 고통저주를 걸면서

동굴을 한바퀴 돌았다.


================



"들어오세요~"


들어와서 불과 수십여초만에 

온통 코볼트 밭이 되어버린 광산안을 들어오더니 

이 사람, 입을 딱 벌린다. 


"와...... 님 정말 강하시네요!!"


...이봐요. 이래뵈도 제가 만랩이거든요. 

얘네들은 랩 한자리구요. 이정도는 누구나해요.-_-


라고 내 입에서 말이 흘러나............... 왔을리는 없잖아!! ;ㅁ;


 나   : "크흠.... 제가 좀 강하긴 해요. 흑마법사거든요. ^^"

사제 : "우와. 멋있다."

 나   : "사실.. 와우에서는 흑마가 제일 강해요."

사제 : "전사나 도적보다도요?"

 나   : "당연하죠!! 제가 마법으로 샤샤샥 하면 근처에도 못와요. -_-"

사제 : "아... 정말 최고군요. ;ㅂ;"

 나   : "-_-)v"


갑자기... 둘이 수준이 비슷해져 버린 것 같아.. 

뻥도 칠수록는다더니;;..._| ̄|○


어쨋거나 퀘템을 다 모으고 

퀘 완료를 하러 골드샤이어로 향해야 하는데 

갑자기 의문이생겼다.


 나   : "근데.... 왜 아까 몹들하고 싸울때 치유를안했어요?"

사제 : ".........."

 나   : "보호망도 안치고.... 두마리이상 덤비면 위험하다구요"

사제 : "........ㅜㅜ"

 나   : "응? 왜요?"

사제 : "없어요. 그런거...ㅠㅠ"


가만.... 최하급 치유는 랩 1때도 있는거 아니었나?;; 

글구 랩 7정도면 보호망 배웠을텐데?

내가 본캐가 사제가 아니니 알수가 있나;;


 나   : "저기.... 혹시 상급사제한테 사제 기술같은거 배웠어요?"

사제 : "아뇨.....ㅠㅠ"

 나   : "끙;;;;;  안배우고 모했어요."

사제 : "배워야 하는 건지 몰랐어요.ㅠㅠ"


이사람은 무슨 말만하면 운다. 에고 답답해라. ;ㅁ;


 나   : "저기... 모니터 위에 제 얼굴을 마우스 우측버튼으로 클릭하고 따라가기 해놓으세요."

사제 : "눼...........ㅠㅠ"




골드샤이어로 달렸다. 

그리고 여관에 있는 상급사제에게 데려다 줬다.


 나   : "여기서 기술을 배우세요"

사제 : "아.... 정말 감사합니다."

 나   : "그리고요, 아까 사탕드릴때 돈도 조금 드렸어요. 그거면 충분하실꺼에요."

사제 : "헉........."


훗.. 이제 봤나 보다  s( -_-)r


사제 :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정말 ㅠㅠ"


5골 가지고 이렇게나 감사를 받자니 

한편으론 왠지 낯이 후끈거린다. -_-;

사실은 나도 예전에 저랩때 고랩들한테 도움 좀 받았었지...ㅎ


 나   : "아참.. 님.  가방은 다 있으세요?"

사제 : "??"

 나   : "..............(설마;;; )"

사제 : "가방... 이거 16짜리 말인가요?"

 나   : "후우..;;; 잠시만요;; 여기서 기술좀 배우고 계세요. 녹색글씨는 무조건 다배우세요"

사제 : "네...."

 나   : "그리고 배운거 영어 p버튼 누르면 뜨니까 그걸 마우스로 '콕'찝어서 밑에 스킬창으로!!"

사제 : "네...."

 나   : "그렇게 전부 채워놓으세욧!!! 가따와서 검사할껍니다!! -_-"

사제 : "네....ㅠㅠ"


이래놓고................ 바로 아포로 귀환을했다. 



시간이 없으므로... 경매장에가서 리넨을 마구 질렀다. -_-

그리고 재봉갈쳐주는 집으로가서 계속 스킬을 올렸다. 


리넨두루마리를 돌린다. 

그리고 기술을 배운다 '6칸가방' 

맘같아선 14칸 가방까지 배우고 싶었으나... 시간이 너무 걸린다.

다시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고 스톰으로가서 골드샤이어로 뛰었다.




'음.... 사냥이라도 하고있으려나;"


아직까지 상급사제 앞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그사람이 보였다.


 나   : "아.. 아직 이곳에 있으셨네요?"

사제 : "여기서 있으라면서요.ㅠㅠ"

 나   : ".............-_-;;"


6칸 가방 네개를 건넸다.

사제 : "음.. 이건 모에요?"

 나   : "그걸요... 모니터 오른쪽 아래 가방자리 그림있을꺼에요. 거기다 착용하세요."

사제 : "아...... 했어요"

 나   : "네개 다 했어요??"

사제 : "네.. 다 넣었어요. ^^"

 나   : "그럼... 쉬프트+B를 눌러보세요!!!"

사제 : ".............아!!"



저때 느끼는 기분... 나도 알지. ㅎ 


사제 : "정말... 뭐라고 감사를 해야되죠? ㅠㅠ"

 나   : "원래 저희썹이 사람들이 다 친절해요. 다른사람이라도 이렇게 해줬을꺼에요. ^^"


뭐.... 사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나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6칸가방 선물로 받고 이런저런 도움 많이 받았으니까.


사제 : "가방을 이럴때 쓰는거였군요. 지금까지 6칸가방 나오면 다 상점에 팔았었는데.ㅎ"

 나   : "ㅎㅎㅎㅎㅎ"

사제 : "이 가방.... 정말 잘 쓸께요."

 나   : "아휴, 부끄럽게시리;;;;"


갑자기 6칸 가방밖에 못줬다는게 민망해졌다. 

솔직히 14칸가방 4개 사줘도 16골정도면 충분한데.... 

고작 6칸짜리 네개만 주는게 왠지;;


 나   : "자 사냥가죠!!! 퀘 모모 남았죠?"

사제 : "저... 저기요."

 나   : "네"

사제 : "저.... 오늘은 이만 나가봐야해요.ㅠㅠ"


쩝..... 모처럼 저랩도우미좀 하려고 했더니 벌써 가네.


 나   : "아고;; 그러시구나;;;;" 

사제 : "근데요.... 혹시...... 내일도 게임 하세요?"

 나   : "네..? 네;;;; 저야 매일 하죠;;"


잠시 뜸을 들이던 그 사람이 말을 건넸다.

사제 : "그럼... 내일도 같이 해주시면 안될까요? ㅠㅠ" 


퀘 도우미를 다음날까지 이어서 해달란 말인가... -0-;;;


하지만 이상하게 싫지가 않았다. 

왠지 어설프게 도와준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고.


 나   : "음... 그래요. 그럼 내일 접속하셔서 이 근처에서 사냥하고 계시면 제가 찾아갈께요. ^^"

사제 : "네.....ㅎㅎ"


바로 게임종료를 하지않고 

무언가 우물쭈물하던 그 사람이 말을 거낸다.


사제 : "저기... 근데 혹시 '은빛'님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나   : "아..... 네. "


사실, 내 흑마캐릭은 이름이 좀 유치하다. 은빛나래. -_-


사제 : "풉...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

 나   : "아휴... 별말씀을요. 뭐 해드린 것도 없는데요. ㅎ"


사실이다. 가방 6칸짜리 달랑 4개 해준거 말고는 없다. -_-


사제 : "이름도 예쁘시고... 정말 친절도 하세요...ㅎ"

 나   : "...........-_-;;;;"


왠만하면 이름이야긴 그만 하지..;;;;


사제 : "그럼 저 진짜로 나가볼께요. 오늘 정말 고마왔어요.>ㅁ<"

 나   : "네.. 안녕히 가세요. ^^"

사제 : "은빛님 바이요~"

 나   : "네..ㅎㅎ"


그사람이 오프라인이 된 것을 확인하고...

닉네임을 친다음 추가 버튼을 눌렀다.



'영원의나라'....

왠지 묘한 느낌이 드는 이름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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